제목:"계산된 해체이다." "턱도 없는 소리, 문제의 본질을 따져보면 부실경영이 낳은 필연적 비극일 뿐이다." 대우그룹 해체에 대한 엇갈린 각계분석이다. 대다수 대우그룹맨들은 왜 하필 대우그룹을 해체대상으로 선택했는지 알수 없다며 정부를 향해 원망을 퍼붓고 일각에선 스스로 판 무덤을 타인에서 돌리는 작태에 불과하다고 냉소를 머금는다.
대우그룹 구조정본부 백승기 전 이사가 최근 집필한 '신화는 만들 수 있어도 역사는 바꿀수 없다'에서 대우의 파멸은 악성루머에서 비롯됐음을 전제하고 있다. 그의 주장은 이렇다. 마구잡이로 떠돌던 악성루머 중 대우의 자금상황을 과장 왜곡시키는 정도는 상상을 초월했다는 것. 대우의 투자법인이 아닌데도 터키 대우자동차 생산공장이 부도를 냈다는 소문, 우량법인인 프랑스 대우전자3개사의 동시 부도, 한보철강 인수에 따른 자금압박설, 힐튼호텔 위장매각 등 악성루머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급되면서 대우파산을 의도적으로 부채질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해외차입금이 69억 4000만원달러인데도 3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루머가 금융시장을 강타, 대우를 궁지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의 결론은 현대그룹과 대우는 똑 같이 유동성을 겪었는데 왜 대우만 희생양으로 삼고 현대는 회생의 길을 터 주었느냐 하는 의혹이다.
대우전자의 모 간부는 빚더미에 깔린 삼성자동차는 묘책을 만들어 살려주었는데 왜 대우만 파멸로 유도했느냐고 반문한다.
과연 그랬을까. 그의 주장과는 사뭇 다른 점도 많다. 대우계열사 한 관계자는 "대우그룹은 어울리지 않는 세계화를 주창했다가 원화가치 폭락에 의한 환율의 파편에 맞아 침몰했다"면서 김우중씨의 독선과 아집, 그리고 개인적 욕망이 낳은 산물인만큼 대우그룹 전 총수가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빚더미 기업의 말로는 패망의 필연이란 등식에 적용되고 있다.
대우회계감사에 참가한 모 금융계 인사는 "대우 회계처리방식이나 경영스타일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며칠전 불거진 불법 탈법 회계조작사건은 대우그룹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투시해주는 재벌성적표이다. 거짓을 감추기 위해 더 많은 허위가 덧입혀져야 하는 논리가 그것이다. 대우그룹이 딱 그 짓을 했다.
대우그룹은 회생을 위해 온갖 자력 처방에도 몰락만은 어쩔 수 없었다. 시장이 회생을 용납하지 않았다.
대우그룹 패망의 결정타는 IMF이었다. 원화가치 폭락에 따른 해외채무규모가 곱으로 껑충 뛰었고 살인적인 고금리의 역풍을 당해낼 재건이 없었다. 98년하반기부터 몰아친 유동성은 대우그룹을 궁지로 몰아넣고 말았다. 이듬해 4월초 당시 김우중 회장이 값진 물건(사재출연과 알짜배기 기업매각)을 팔아 도박을 건다. 팔리는 것은 모조리 팔아 오히려 부실기업을 회생시키겠다는 구조조정 방안은 충격이었다. 대우중공업의 조선부문 등을 매각해 9조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자동차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 투입이 주요 골자이다. 흔히 구조조정이라고 하면 부실부분을 털고 알짜배기 계열사만을 챙기는 것으로 이해돼 왔다. 특히 재벌들은 군살빼기를 해야 할 상황에 처했을 때 빚투성이의 곁가지 기업들을 적당히 잘라내는 시늉만 하고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행태였다. 그런데 김회장은 이런 관행을 깨고 계열사 중에서 알짜배기 몸통들을 골라 팔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메시지는 흑자기업을 팔아 그 돈(78조원중 28조원어치 처분)으로 적자기업을 키우겠다는 것이었다.
해외출장중의 과로로 머리수술까지 받았던 김회장은 다시 일에 뛰어들어 '과거와는 완전히 새로운 대우'에 도전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대우 채권금융기관이 지난해 8월26일 대우그룹의 12개 주력계열사에 대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결정, 대우그룹은 사실상 완전해체의 운명을 맞게 됐다. 정부는 대우가 스스로 자생력을 배양할 줄 알았으나 4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위기가 한계상황에 도달, 인위적으로 해체를 유도했다. 대우의 구조조정은 말뿐인 계획이 지나지 않았고 김회장 역시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대우문제로 한국의 금융시장이 마비되고 수천개의 중소 협력업체들이 동반몰락하는 위기에 몰리자 채권단이 3조원의 자금을 긴급 수혈시켜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그로부터 4일 뒤 이헌재 금감위원장이 은행장들을 긴급 집합시켜 대우 계열사간 자금지원을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母船(모선)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대우는 그룹이 해체됐고 급기야 각자 '나홀로' 항해를 해야하는 고단한 기업역정으로 밟아가야 했다. 대우 그룹의 본격 해체작업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다. 채권단은 즉시 12개의 계열사에 자금관리단을 급파, 회사자금이 엉뚱한 곳으로 새나가는 것을 차단했다. 이로써 대우그룹은 채권단의 신탁통치에 돌입했고 임직원 대다수가 떠나야 하는 비극을 맞이하고 말았다.
대우는 한국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지만 한편으로 국가경제를 몇발자국 뒤로 후퇴하는 악영향을 끼쳤다. 주식투자자들이 깡통을 찼고 대우에 쏟아붓는 자금만도 28조원에 달한다. 모두 국민 부담이다. 지금도 대우자동차 등 워크아웃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민경제의 암세포인 대우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제2 제3의 경제시탄폭탄이다.
대우그룹 구조정본부 백승기 전 이사가 최근 집필한 '신화는 만들 수 있어도 역사는 바꿀수 없다'에서 대우의 파멸은 악성루머에서 비롯됐음을 전제하고 있다. 그의 주장은 이렇다. 마구잡이로 떠돌던 악성루머 중 대우의 자금상황을 과장 왜곡시키는 정도는 상상을 초월했다는 것. 대우의 투자법인이 아닌데도 터키 대우자동차 생산공장이 부도를 냈다는 소문, 우량법인인 프랑스 대우전자3개사의 동시 부도, 한보철강 인수에 따른 자금압박설, 힐튼호텔 위장매각 등 악성루머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급되면서 대우파산을 의도적으로 부채질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해외차입금이 69억 4000만원달러인데도 3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루머가 금융시장을 강타, 대우를 궁지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의 결론은 현대그룹과 대우는 똑 같이 유동성을 겪었는데 왜 대우만 희생양으로 삼고 현대는 회생의 길을 터 주었느냐 하는 의혹이다.
대우전자의 모 간부는 빚더미에 깔린 삼성자동차는 묘책을 만들어 살려주었는데 왜 대우만 파멸로 유도했느냐고 반문한다.
과연 그랬을까. 그의 주장과는 사뭇 다른 점도 많다. 대우계열사 한 관계자는 "대우그룹은 어울리지 않는 세계화를 주창했다가 원화가치 폭락에 의한 환율의 파편에 맞아 침몰했다"면서 김우중씨의 독선과 아집, 그리고 개인적 욕망이 낳은 산물인만큼 대우그룹 전 총수가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빚더미 기업의 말로는 패망의 필연이란 등식에 적용되고 있다.
대우회계감사에 참가한 모 금융계 인사는 "대우 회계처리방식이나 경영스타일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며칠전 불거진 불법 탈법 회계조작사건은 대우그룹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투시해주는 재벌성적표이다. 거짓을 감추기 위해 더 많은 허위가 덧입혀져야 하는 논리가 그것이다. 대우그룹이 딱 그 짓을 했다.
대우그룹은 회생을 위해 온갖 자력 처방에도 몰락만은 어쩔 수 없었다. 시장이 회생을 용납하지 않았다.
대우그룹 패망의 결정타는 IMF이었다. 원화가치 폭락에 따른 해외채무규모가 곱으로 껑충 뛰었고 살인적인 고금리의 역풍을 당해낼 재건이 없었다. 98년하반기부터 몰아친 유동성은 대우그룹을 궁지로 몰아넣고 말았다. 이듬해 4월초 당시 김우중 회장이 값진 물건(사재출연과 알짜배기 기업매각)을 팔아 도박을 건다. 팔리는 것은 모조리 팔아 오히려 부실기업을 회생시키겠다는 구조조정 방안은 충격이었다. 대우중공업의 조선부문 등을 매각해 9조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자동차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 투입이 주요 골자이다. 흔히 구조조정이라고 하면 부실부분을 털고 알짜배기 계열사만을 챙기는 것으로 이해돼 왔다. 특히 재벌들은 군살빼기를 해야 할 상황에 처했을 때 빚투성이의 곁가지 기업들을 적당히 잘라내는 시늉만 하고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행태였다. 그런데 김회장은 이런 관행을 깨고 계열사 중에서 알짜배기 몸통들을 골라 팔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메시지는 흑자기업을 팔아 그 돈(78조원중 28조원어치 처분)으로 적자기업을 키우겠다는 것이었다.
해외출장중의 과로로 머리수술까지 받았던 김회장은 다시 일에 뛰어들어 '과거와는 완전히 새로운 대우'에 도전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대우 채권금융기관이 지난해 8월26일 대우그룹의 12개 주력계열사에 대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결정, 대우그룹은 사실상 완전해체의 운명을 맞게 됐다. 정부는 대우가 스스로 자생력을 배양할 줄 알았으나 4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위기가 한계상황에 도달, 인위적으로 해체를 유도했다. 대우의 구조조정은 말뿐인 계획이 지나지 않았고 김회장 역시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대우문제로 한국의 금융시장이 마비되고 수천개의 중소 협력업체들이 동반몰락하는 위기에 몰리자 채권단이 3조원의 자금을 긴급 수혈시켜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그로부터 4일 뒤 이헌재 금감위원장이 은행장들을 긴급 집합시켜 대우 계열사간 자금지원을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母船(모선)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대우는 그룹이 해체됐고 급기야 각자 '나홀로' 항해를 해야하는 고단한 기업역정으로 밟아가야 했다. 대우 그룹의 본격 해체작업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다. 채권단은 즉시 12개의 계열사에 자금관리단을 급파, 회사자금이 엉뚱한 곳으로 새나가는 것을 차단했다. 이로써 대우그룹은 채권단의 신탁통치에 돌입했고 임직원 대다수가 떠나야 하는 비극을 맞이하고 말았다.
대우는 한국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지만 한편으로 국가경제를 몇발자국 뒤로 후퇴하는 악영향을 끼쳤다. 주식투자자들이 깡통을 찼고 대우에 쏟아붓는 자금만도 28조원에 달한다. 모두 국민 부담이다. 지금도 대우자동차 등 워크아웃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민경제의 암세포인 대우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제2 제3의 경제시탄폭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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