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누구나 하는 것 같지만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결혼하는 후배들에게 보내는 축하글이다. 누구나 하는 것 같은 결혼이지만 그 속에는 우주적 비범함이 녹아있음을 조금은 가볍게 표현한 말이다. 역시 비슷한 뜻에서 아이를 낳았을 때도 비슷한 글을 보내곤 한다.
‘아이, 누구나 낳는 것 같지만 아무나 낳는 게 아닙니다.’
결혼과 출산이 누구나 하는 게 아닌 것으로 바뀌고 있다. 어떤 이는 젊은이들이 출산파업을 하는 거라고 표현한다. 수만 년 이어온 결혼과 출산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엔 그 이후의 삶이 너무 고달프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주범은 교육비와 주택비 그리고 부채다. 그리고 그것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연봉 1억원 임원이 있다. 그는 최근 강남에 있는 아파트를 팔고 원룸으로 이사가려고 한다. 유학간 두 자녀와 따라간 아내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봉 7000만원쯤 되는 대기업 직원도 두 자녀의 대학 학자금 때문에 생활이 고달프다고 하소연한다.
이런 예를 들면, 왜 둘씩이나 그렇게 비싼 유학이나 대학에 보내냐고 문제제기를 할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월 소득 300만~400만원 정도 되는 가정에서 자녀 사교육비로 150만~200만원 정도를 쓰는 가정이 우리 주변에는 무수히 많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소득이 많고 적음을 떠나 대한민국 모든 가정이 지나친 교육비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교육에 대한 각자의 신념이 워낙 확고하기 때문에 재무설계사의 입장에서 사교육을 포함한 교육비를 거론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사회적으로 가계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줄 확실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여기서 교육의 경쟁구도 자체를 거론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정재무설계를 하는 필자의 관점에서 보면, 교육비 부담을 가정에서 떼어내 사회화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면, 뉴질랜드처럼 대학 학자금과 생활비를 전액 국가에서 융자해 주는 것이다. 그 대출담보를 부모가 질 것도 아니고, 상환부담도 대출받는 자녀부담이다. 이렇게 되면 자녀는 자신이 대학을 나온 다음 돈을 벌어 대출금을 상환할 자신이 있는지를 따져 보고 대학을 갈 것인지 아니면 곧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다음 주택비 부담을 살펴보자. 최근 30여 년 동안 주택이 투자 또는 투기수단으로 되면서 서민은 물론이거니와 중산층에게까지 가계의 가장 큰 부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월 소득이 300만~400만원 정도 되는 가정에서 부동산담보대출 상환액이 100만~150만원이나 된다면 그 가정이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굳이 토지공개념까지 거론하지 않더라도 주택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그리고 일본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부동산 거품의 폐해는 전 사회에 걸쳐 나타나게 된다. 또 선진국으로 갈수록 가계에서 부동산 자산 비중은 줄어들고 금융자산 비중이 높아지는 점을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다음으로 일반 가계의 큰 부담요소는 부채다. 빚문제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가 2차대전 이후 소비자금융을 강화한데서 나온 당연한 결과다.
앞서 말한 교육비, 주택비, 빚이 우리나라 가정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에 대한 사회제도적 개선이 뒤따라야만 가정경제가 건전해 지고 사회 전체가 밝아질 수 있다. 소득이 증가한다고 행복해 지는 것이 아니다. 소득(국민소득)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지출되는지 그 질을 살펴봐야 한다.
아울러 개인이 돈에 대한 관점을 정확히 갖도록 금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전 사회적으로 올바른 금융관점을 확립해야 한다. 남보다 빨리 금융정보를 알아내 재테크를 해야만 하는 분위기를 재무설계를 통한 안정된 토양으로 바꾸어야 한다. 재무설계에 대한 대대적인 사회캠페인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재무설계 업계의 기본정신은 이런 것이다.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가난뱅이가 되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런 토양에서 개인들은 부의 상대적 비교에서 오는 소수의 쾌감과 다수의 패배감이 아니라, 대다수가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진정 선진국으로 가는 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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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는 후배들에게 보내는 축하글이다. 누구나 하는 것 같은 결혼이지만 그 속에는 우주적 비범함이 녹아있음을 조금은 가볍게 표현한 말이다. 역시 비슷한 뜻에서 아이를 낳았을 때도 비슷한 글을 보내곤 한다.
‘아이, 누구나 낳는 것 같지만 아무나 낳는 게 아닙니다.’
결혼과 출산이 누구나 하는 게 아닌 것으로 바뀌고 있다. 어떤 이는 젊은이들이 출산파업을 하는 거라고 표현한다. 수만 년 이어온 결혼과 출산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엔 그 이후의 삶이 너무 고달프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주범은 교육비와 주택비 그리고 부채다. 그리고 그것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연봉 1억원 임원이 있다. 그는 최근 강남에 있는 아파트를 팔고 원룸으로 이사가려고 한다. 유학간 두 자녀와 따라간 아내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봉 7000만원쯤 되는 대기업 직원도 두 자녀의 대학 학자금 때문에 생활이 고달프다고 하소연한다.
이런 예를 들면, 왜 둘씩이나 그렇게 비싼 유학이나 대학에 보내냐고 문제제기를 할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월 소득 300만~400만원 정도 되는 가정에서 자녀 사교육비로 150만~200만원 정도를 쓰는 가정이 우리 주변에는 무수히 많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소득이 많고 적음을 떠나 대한민국 모든 가정이 지나친 교육비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교육에 대한 각자의 신념이 워낙 확고하기 때문에 재무설계사의 입장에서 사교육을 포함한 교육비를 거론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사회적으로 가계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줄 확실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여기서 교육의 경쟁구도 자체를 거론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정재무설계를 하는 필자의 관점에서 보면, 교육비 부담을 가정에서 떼어내 사회화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면, 뉴질랜드처럼 대학 학자금과 생활비를 전액 국가에서 융자해 주는 것이다. 그 대출담보를 부모가 질 것도 아니고, 상환부담도 대출받는 자녀부담이다. 이렇게 되면 자녀는 자신이 대학을 나온 다음 돈을 벌어 대출금을 상환할 자신이 있는지를 따져 보고 대학을 갈 것인지 아니면 곧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다음 주택비 부담을 살펴보자. 최근 30여 년 동안 주택이 투자 또는 투기수단으로 되면서 서민은 물론이거니와 중산층에게까지 가계의 가장 큰 부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월 소득이 300만~400만원 정도 되는 가정에서 부동산담보대출 상환액이 100만~150만원이나 된다면 그 가정이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굳이 토지공개념까지 거론하지 않더라도 주택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그리고 일본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부동산 거품의 폐해는 전 사회에 걸쳐 나타나게 된다. 또 선진국으로 갈수록 가계에서 부동산 자산 비중은 줄어들고 금융자산 비중이 높아지는 점을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다음으로 일반 가계의 큰 부담요소는 부채다. 빚문제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가 2차대전 이후 소비자금융을 강화한데서 나온 당연한 결과다.
앞서 말한 교육비, 주택비, 빚이 우리나라 가정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에 대한 사회제도적 개선이 뒤따라야만 가정경제가 건전해 지고 사회 전체가 밝아질 수 있다. 소득이 증가한다고 행복해 지는 것이 아니다. 소득(국민소득)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지출되는지 그 질을 살펴봐야 한다.
아울러 개인이 돈에 대한 관점을 정확히 갖도록 금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전 사회적으로 올바른 금융관점을 확립해야 한다. 남보다 빨리 금융정보를 알아내 재테크를 해야만 하는 분위기를 재무설계를 통한 안정된 토양으로 바꾸어야 한다. 재무설계에 대한 대대적인 사회캠페인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재무설계 업계의 기본정신은 이런 것이다.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가난뱅이가 되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런 토양에서 개인들은 부의 상대적 비교에서 오는 소수의 쾌감과 다수의 패배감이 아니라, 대다수가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진정 선진국으로 가는 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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