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를 통해서 민선4기를 이끌어 갈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이 선출됐다. ‘바람으로 시작해서 바람으로 끝났다’거나 ‘당보고 투표했다’는 유권자들의 평가가 대세를 이룬다. 그러나 주민들의 선택에 의해 4년 동안 자치단체와 지방의회를 주도할 인물이 결정됐고, 이들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이는 매주 지역의 크고 작은 일을 취재해 내일신문에 기고하고 있는 주부리포터들이 지방선거에 당선된 단체장과 의원들에게 제안하는 내용에서도 잘 드러난다. 자녀교육과 보육, 교통, 생활문화 등 주부들이 삶의 현장에서 바라는 희망사항을 담았다.
내일신문 주부리포터들은 ‘교육에 대한 더 많은 관심’에 몰려 있었다. 모든 단체장 후보가 내놓은 교육공약이 비슷했지만 실제 실현가능성에 있어서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비판적 의견도 내놓았다.
◆대형건물 옆에 도서관 의무화 하면 어떨까 = 교육분야에 대한 투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세를 이뤘다. 자치단체 혼자 힘으로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안이며, 다만 이벤트가 형식 일상적인 지자체 업무로 고민해 달라는 요구였다. 인천시 계양구에 살고 있는 김정미 리포터는 “아이가 중학교 들어가기 전에 서울로 이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라며 “학생들이 지역에 살 수 없는 현실을 막기 위한 자치단체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함께 자랐던 친구를 잃어야 하고, 가족들은 살던 집을 팔아 셋방살이를 해야 하는 현실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 김씨는 자치구 자체적으로 ‘지역교육위원회’를 구성해 함께 논의하는 장을 만들어 주기를 바랬다.
인천 부평구에 거주하는 고영미 리포터는 자치단체가 유치한 국제학교나 외국인학교의 수혜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 세금으로 유치해 놓고 시민들이 그 혜택을 보지 못한다면 무용지물 아니냐고 되물었다.
새 당선자가 ‘작은 도서관 건립의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전시에 사는 김진숙 리포터는 “둔산지역에 도서관이 없어 인근 유성도서관이나 갈마도서관, 멀게는 한밭도서관까지 간다”며 “새로 설립이 어렵다면 학교 도서관을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김씨는 또 “학교 도서관 상당수가 학부모 자원봉사자를 사서 대신 활용하고 있다”며 “전문사서를 두고 아이들을 지도하면 만족도가 더 높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구 김성자 리포터는 대형건물을 허가할 때 작은 도서관 건립을 의무화 하는 방안을 찾자고 주장했다. 김씨는 “교육도시를 표방하면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며 “단체장의 의지만 있다면 작은 도서관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부산 박성진 리포터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경우가 종종 있다”며 “내실있는 쌈지도서관을 많이 건립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녀 보육 지자체가 함께 해야 = 교육문제와 함께 주된 관심사는 자녀 보육과 관련된 투자와 관심이다. 지자체가 친환경 사업을 앞 다퉈 벌이고 있지만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고영미 리포터는 “유모차를 끌고 산책할 만한 곳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대전 김현정 리포터는 “아이들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이 너무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김씨는 “전시회나 음악회, 영화관을 마음 편히 가본 적이 없다”며 “아이를 데리고 갈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기껏해야 학교 운동장 찾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음악회, 영화감상, 음식점을 원하는 주부들의 심정을 이해하는 단체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천안 김나영 리포터는 “보육문제가 해결되어야 여성들의 재취업도 해결된다”며 “아이가 어린이집에 갈만큼 자라는 4~5년간 주부들은 사회와 단절될 수 밖에 없다”며 “재취업 시설과 육아시설이 함께 운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급식 환경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안양시에 거주하는 백인숙 리포터는 “초등학교에서 3학년부터 급식을 실시하기 때문에 1~2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는 ‘밥 굶는 아이’를 만드는 못된 부모가 된다”며 “전학년 급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10~20만원의 출산 장려금보다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서울 양천구 이희경 리포터는 “가뜩이나 문화시설과 청소년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인데 지자체 행사는 형식 갖추기에 급급한 경우가 있다”며 “학생들 시험기간에 청소년 클래식 공연일정을 잡는 일은 차라리 안하니만 못하다”면서 세심한 관심을 요구했다.
교통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 특히 최근 인구유입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경우 대중교통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경기도 파주에 거주하는 김영진 리포터는 “기업유치로 수도권 대표적인 신산업단지로 성장했지만 대중교통 배차시간과 환승문제는 여전하다”며 “기업에 대한 지원과 혜택 못지않고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돌아가는 대중교통 편의도 높여 달라”고 요구했다. 천안 이순임 리포터는 “30분 간격인 시내버스 배차간격이 승용차 이용을 부추긴다”며 “버스만으로도 충분히 편리할 수 있는 천안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대전 길애경 리포터는 구도심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주차난을 해결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현재 마련된 주차공간을 시간제로 운영하는 등 현실적인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 안산시 김영미 리포터는 “고잔 신도시 주민들은 3분 거리에 시청을 두고 20분 걸려 돌아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며 “버스 정류장에 몇 번 버스가 오는지를 알리는 안내문 하나 없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김영희 리포터는 오토바이 폭주족에 대한 단속 강화를 요청했고, 과속방지턱의 높이를 일정하게 조정하고 눈에 잘 띄는 색을 입혀달라고 요구했다.
◆ 대답 없는 인터넷 말고 시장에서 만나는 단체장 기대 = 주부리포터들은 지방자치 선거에서 정당의 중요성을 수긍하면서도 단체장의 활동에 대해서는 ‘탈 정당화’를 요구했다. 대구 이경희 리포터는 “‘00당이 검증한 00 후보’라는 선거구호를 빨리 잊고 ‘주민이 선택한 대구시장’이라는 점을 되새겨 달라”고 촉구했다. 이씨는 특히 “선거때는 고개만 돌리면 후보 이름을 들었다”며 “당선 후에도 대답없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아닌 시장이나 마트, 공원에서 당선자 얼굴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자 리포터는 “당이나 정부를 탓하기 전에 시민을 위해서라면 어디서든 머리를 조아린다는 자세를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광주광역시 이은정 리포터는 “당선자가 서민은 아니지만 서민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싶다”며 “작은 것 하나에도 함께 웃고 눈물 흘릴 줄 아는 인간미 넘치는 시장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김영미 리포터는 “자치단체장은 만능해결사가 아니다”며 “원대한 희망이나 비전에 집착하지 말고 시민의 세금을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한 가지라도 똑 부러지게 해결하는 단체장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대구 김부진 리포터는 “공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밀어붙이지 말고 선거기간에 나온 타 후보자의 지적이나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한번 들어 재검토하는 여유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전국종합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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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매주 지역의 크고 작은 일을 취재해 내일신문에 기고하고 있는 주부리포터들이 지방선거에 당선된 단체장과 의원들에게 제안하는 내용에서도 잘 드러난다. 자녀교육과 보육, 교통, 생활문화 등 주부들이 삶의 현장에서 바라는 희망사항을 담았다.
내일신문 주부리포터들은 ‘교육에 대한 더 많은 관심’에 몰려 있었다. 모든 단체장 후보가 내놓은 교육공약이 비슷했지만 실제 실현가능성에 있어서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비판적 의견도 내놓았다.
◆대형건물 옆에 도서관 의무화 하면 어떨까 = 교육분야에 대한 투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세를 이뤘다. 자치단체 혼자 힘으로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안이며, 다만 이벤트가 형식 일상적인 지자체 업무로 고민해 달라는 요구였다. 인천시 계양구에 살고 있는 김정미 리포터는 “아이가 중학교 들어가기 전에 서울로 이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라며 “학생들이 지역에 살 수 없는 현실을 막기 위한 자치단체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함께 자랐던 친구를 잃어야 하고, 가족들은 살던 집을 팔아 셋방살이를 해야 하는 현실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 김씨는 자치구 자체적으로 ‘지역교육위원회’를 구성해 함께 논의하는 장을 만들어 주기를 바랬다.
인천 부평구에 거주하는 고영미 리포터는 자치단체가 유치한 국제학교나 외국인학교의 수혜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 세금으로 유치해 놓고 시민들이 그 혜택을 보지 못한다면 무용지물 아니냐고 되물었다.
새 당선자가 ‘작은 도서관 건립의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전시에 사는 김진숙 리포터는 “둔산지역에 도서관이 없어 인근 유성도서관이나 갈마도서관, 멀게는 한밭도서관까지 간다”며 “새로 설립이 어렵다면 학교 도서관을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김씨는 또 “학교 도서관 상당수가 학부모 자원봉사자를 사서 대신 활용하고 있다”며 “전문사서를 두고 아이들을 지도하면 만족도가 더 높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구 김성자 리포터는 대형건물을 허가할 때 작은 도서관 건립을 의무화 하는 방안을 찾자고 주장했다. 김씨는 “교육도시를 표방하면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며 “단체장의 의지만 있다면 작은 도서관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부산 박성진 리포터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경우가 종종 있다”며 “내실있는 쌈지도서관을 많이 건립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녀 보육 지자체가 함께 해야 = 교육문제와 함께 주된 관심사는 자녀 보육과 관련된 투자와 관심이다. 지자체가 친환경 사업을 앞 다퉈 벌이고 있지만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고영미 리포터는 “유모차를 끌고 산책할 만한 곳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대전 김현정 리포터는 “아이들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이 너무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김씨는 “전시회나 음악회, 영화관을 마음 편히 가본 적이 없다”며 “아이를 데리고 갈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기껏해야 학교 운동장 찾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음악회, 영화감상, 음식점을 원하는 주부들의 심정을 이해하는 단체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천안 김나영 리포터는 “보육문제가 해결되어야 여성들의 재취업도 해결된다”며 “아이가 어린이집에 갈만큼 자라는 4~5년간 주부들은 사회와 단절될 수 밖에 없다”며 “재취업 시설과 육아시설이 함께 운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급식 환경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안양시에 거주하는 백인숙 리포터는 “초등학교에서 3학년부터 급식을 실시하기 때문에 1~2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는 ‘밥 굶는 아이’를 만드는 못된 부모가 된다”며 “전학년 급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10~20만원의 출산 장려금보다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서울 양천구 이희경 리포터는 “가뜩이나 문화시설과 청소년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인데 지자체 행사는 형식 갖추기에 급급한 경우가 있다”며 “학생들 시험기간에 청소년 클래식 공연일정을 잡는 일은 차라리 안하니만 못하다”면서 세심한 관심을 요구했다.
교통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 특히 최근 인구유입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경우 대중교통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경기도 파주에 거주하는 김영진 리포터는 “기업유치로 수도권 대표적인 신산업단지로 성장했지만 대중교통 배차시간과 환승문제는 여전하다”며 “기업에 대한 지원과 혜택 못지않고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돌아가는 대중교통 편의도 높여 달라”고 요구했다. 천안 이순임 리포터는 “30분 간격인 시내버스 배차간격이 승용차 이용을 부추긴다”며 “버스만으로도 충분히 편리할 수 있는 천안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대전 길애경 리포터는 구도심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주차난을 해결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현재 마련된 주차공간을 시간제로 운영하는 등 현실적인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 안산시 김영미 리포터는 “고잔 신도시 주민들은 3분 거리에 시청을 두고 20분 걸려 돌아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며 “버스 정류장에 몇 번 버스가 오는지를 알리는 안내문 하나 없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김영희 리포터는 오토바이 폭주족에 대한 단속 강화를 요청했고, 과속방지턱의 높이를 일정하게 조정하고 눈에 잘 띄는 색을 입혀달라고 요구했다.
◆ 대답 없는 인터넷 말고 시장에서 만나는 단체장 기대 = 주부리포터들은 지방자치 선거에서 정당의 중요성을 수긍하면서도 단체장의 활동에 대해서는 ‘탈 정당화’를 요구했다. 대구 이경희 리포터는 “‘00당이 검증한 00 후보’라는 선거구호를 빨리 잊고 ‘주민이 선택한 대구시장’이라는 점을 되새겨 달라”고 촉구했다. 이씨는 특히 “선거때는 고개만 돌리면 후보 이름을 들었다”며 “당선 후에도 대답없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아닌 시장이나 마트, 공원에서 당선자 얼굴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자 리포터는 “당이나 정부를 탓하기 전에 시민을 위해서라면 어디서든 머리를 조아린다는 자세를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광주광역시 이은정 리포터는 “당선자가 서민은 아니지만 서민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싶다”며 “작은 것 하나에도 함께 웃고 눈물 흘릴 줄 아는 인간미 넘치는 시장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김영미 리포터는 “자치단체장은 만능해결사가 아니다”며 “원대한 희망이나 비전에 집착하지 말고 시민의 세금을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한 가지라도 똑 부러지게 해결하는 단체장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대구 김부진 리포터는 “공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밀어붙이지 말고 선거기간에 나온 타 후보자의 지적이나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한번 들어 재검토하는 여유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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