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내일의 내 일’(양영광 2006.06.22)

지역내일 2006-06-21
‘내일의 내 일’
양광영 메리츠증권 SI실장

살다보면 주변에서 투잡(Two job)을 통해 짭짤하게 버느니, 아예 전업을 해서 근사한 차를 타고 다닌다느니 하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 혹은 아파트가 얼마나 뛰었다느니 하는 솔직히 배 아픈 소식도 적잖게 흘러 다닌다.
불혹에 접어든 나에겐 어느새 미래가 꿈이 아니라 불안의 대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나도 뭔가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게 또 쉬운 일이 아니다. 1년에 5만개 이상의 식당이 폐업하고 100만명의 퇴직자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게 현실이니 말이다.
이 때문에 나도 나의 내일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하기로 했다. 이 고민의 결과가 일요일 도서관 가기 프로그램이다. 아이들 공부라도 잘 해야 노년에 고생을 덜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솔직한 고백이다. 도서관에 드나들면서 우연히 책 한권을 발견했다. 뉴욕 맨하탄 5번가와 42번가에 위치한 뉴욕 공공 도서관(www.nypl.org)에 대한 책이다.
책에 따르면 이 도서관의 부설 과학산업 비즈니스관은 뉴요커를 기업가로 키우고 커리어를 강화하여 비즈니스에서의 성공을 장려한다는 명확한 목표를 내걸고 운영한다. 여기에서 창업준비는 말할 것도 없고 패션, 출판, 금융 등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이 자기 관심분야를 공부한다고 한다. 또한 음악, 무용, 댄스, 연극, 녹음 4개 분야로 구성된 무대예술관은 유명 배우와 가수까지 직접 애용한다는 설명이다.
육아 부모 지원, 교원 지원, 어린이 숙제 등의 아동 지원 서비스와 ‘시니어 어시스턴트’라 불리는 직원을 활용한 고령자 지원 서비스도 유명하다. 55세 이상의 어시스턴트 25명을 고용, 고령자를 위한 기획이나 운영에 참여시킨다. 시니어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시니어라는 발상이다. 그리고 ‘서핑시니어’프로그램을 통해 고령자 컴퓨터 자원봉사자를 양성, 그들이 자립해 강사로서 다른 고령자에게 인터넷이나 워드프로세서 사용법을 가르치게 한다. 고령화 트렌드와 그들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은 프로그램인 것이다.
무엇보다 비영리 기관 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에 대한 최상의 가치 제공과 트렌드에 따른 지속적인 변화 추진 등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전형적인 영리 기관에 근무하는 나로서는 현재 고령화 트렌드에 맞는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을 통해 어설픈 투잡이나 부동산 투자보다는 오래 사는 위험(?)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 시대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금융기관 종사자로서 재무적인 니즈를 충족시킬 훌륭한 서비스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것이 나의 일임을 새삼 깨달았다. 내일을 위해 내 일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나의 꿈을 실현시키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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