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여성 좌파후보 엘레나 상원 룰라에 맞서다

지역내일 2006-06-15
브라질 여성 좌파후보 엘레나 상원 룰라에 맞서다
솔직함과 용기로 존경받아…부촌지역서 지지율 높아
최초로 정당 창설한 여성…7% 득표율로 승리확률은 낮아


10월 브라질 대선을 앞두고 한 좌파 여성후보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엘로이사 엘레나(44) 상원의원은 남성편력이 강한 브라질 정계에서 여풍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7%의 득표율로 올 대선에서 당선확률은 낮지만 특유의 솔직함과 용기로 브라질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인물이라고 브라질 시사주간 <베자>는 보도했다.

◆신념 위해 타협 없어, 남편과도 결별 = 24일 대선출마를 공식 발표하는 브라질 룰라 대통령은 야권 유력 후보인 제랄도 알키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와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의 아성에 묻혀 외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여성 좌파 대선후보가 있으니 그가 바로 사회주의와자유당(PSOL) 소속의 엘로이사 엘레나 상원의원이다. 그녀는 8년째 상원의원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브라질 최초로 정당을 창설한 여성이기도 하다.
엘레나 상원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타협을 하지 않는 인물이다.
그녀는 실패로 돌아간 자신의 첫 번째 결혼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한다. 알라고아 연방 간호대학 교수였던 그녀는 15세 연상의 엔지니어와 결혼했다. 그러나 27세 되던 해 남편이 자신의 직업적 독립성과 성공을 시기하고 막으려하자 두 아이를 데리고 짐을 챙겨 집을 떠났다.
2003년 12월 엘로이사 엘레나는 현 집권당인 노동자당(PT)에서 최초로 퇴출당한 여성상원의원이 됐다. 룰라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조제 디르세우에게 공개적으로 정면도전한 결과였다. 그녀는 자유주의 성향의 엔리케 메렐을 중앙은행 총재로 임명하는 데 격렬히 반대하고 당의 방침에 번번이 불복종해 온 상태였다.
실패를 도약의 계기로 삼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그녀는 PT를 나온 후 현 소속정당 PSOL을 만들었다.

◆부정부패에 신물 난 국민 지지 얻어 = 이달 초 엘로이사 상원의원은 10월 대선 후보로 나설 것을 공식발표했다. 특유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말투로 그녀는 좌파 색채를 과감히 들어낸다.
그녀는 “성경에서 말하기를 우리는 신과 자본을 섬긴다. 그러나 자본을 섬긴 자는 지옥에서 불 탈것이다”라고 퍼부었다.
이에 대해 브라질 주간 <베자>는 “하지만 자본주의자들은 오늘은 편안히 잠들 수 있을 것”이라며 “엘로이사가 브라질 대통령으로 당선될 확률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엘레나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후보다. 7% 예상 득표율을 보이며 약 800만 명의 브라질인이 그녀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와 그녀의 측근들은 엘레나에 대한 이런 지지가 공약보다는 그녀만의 독특한 정치행태에서 온다고 분석한다. 즉 유권자들은 ‘전략적 경제 분야를 브라질 국민의 통제 아래’라는 사회주의적 슬로건보다 그녀의 곧고 용기 있는 태도에 경의를 보낸다는 것이다.
지지층 또한 빈민층이 아닌 부유층이다. 지난 달 한 연구소가 리우데자네이루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선투표 의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엘로이사에 대한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18.6%를 기록한 최부촌 지역인 조나 술 지역이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페르난도 가베라 녹색당 의원은 “조나 술 지역의 대부분 주민들은 혁명적 변화에 대한 어떤 열망도 없다”며 “하지만 돈에 매수된 타락한 정치인에 신물이 나서 엘로이사처럼 정치인의 부정부패를 신랄하게 비난할 줄 아는 솔직하고 용기 있는 인물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어떤 대통령도 그녀의 입을 다물게 하지 못해” = 8년째 상원의원직을 맡고 있는 엘로이사 상원의원은 5개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연설마다 계속해서 말을 중단시키고 끼어드는 반대정당 의원의 무례한 태도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함이 없다. 그녀는 의회 규정을 완벽히 외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신념을 주장한다.
“어떤 대통령도 그녀의 입을 다물게 하지 못했다”고 민주노동당의 제퍼슨 페레스 상원은 말했다.
그녀의 연설은 정열적이고 직설적이다. 대통령궁을 언급할 때면 ‘부패한’ 혹은 ‘타락한’이란 어휘가 거침없이 사용된다.
하지만 심한 천식으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연설은 자주 기침으로 끊어진다. 서민층 가정에서 태어나 3개월 만에 아버지를 잃은 그녀는 2번째 남편과도 헤어진 상태다. 이혼 후 그녀가 파리에 남자친구가 두고 자주 전화통화를 하고 2년 전에는 피아노를 선물했다는 구설수가 떠돌고 있다.
그녀는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는 사회주의 운동가”라며 루머를 일축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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