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르카위 사망, 이라크전 전환점 되나

잔혹 테러 주도범 사라져 … 종파갈등 폭력사태는 여전

지역내일 2006-06-09 (수정 2006-06-09 오전 10:41:12)
고 김선일씨등 민간인 납치 참수극과 자폭테러 등 잔인하고 참혹한 이라크 테러를 주도해온 알자르카위가 마침내 미군의 공습으로 최후를 마쳤다.
악명높은 알자르카위의 사망으로 이라크 사태가 안정을 찾고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수렁 탈출에도 파급효과를 미치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

◆미군-이라크 합동작전 = 요르단 출신으로 이라크 폭력 테러를 주도해온 알카에다 이라크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7일 저녁 바쿠바에서 미군의 공습을 받고 사망했다.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8일 “알자르카위가 바그다드 북동부 30마일(50km)에 있는 바쿠바 소재 은신처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최후를 마쳤다(terminated)”고 발표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은 이어 8일 오전 폐허가 되어 버린 바쿠바 은신처에서 사망한 알자르카위의 사진을 공개했다. 알카에다 테러조직도 웹사이트를 통해 알자르카위의 사망을 확인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8일 오전 백악관 로즈가든 긴급 발표를 통해 “이제 알자르카위가 최후를 마쳤으며 그는 더이상 테러를 자행하지 못하게 됐다”고 선언하고 이라크주둔 미군과 이라크군이 중대한 임무를 달성했다고 치하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과 이라크 보안군은 알 자르카위의 비디오 테이프가 공개된 이래 그의 움직임을 면밀히 추적해왔다. 이에 따라 미군은 은신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고 바쿠바 지역 주민으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날 F-16전폭기에서 500파운드짜리 정밀유도 폭탄 2개를 안가에 투하한 공습작전이 감행됐다고 밝혔다.
조지 케이시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은 2주 전부터 자르카위 은거 지역에서 검거 작전을 펼쳐왔다고 말하고 공습작전 직후 자르카위의 지문 대조 및 안면감식 작업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알자르카위는 2만명 테러범 가운데 하나에 불과” 지적도 = 알자르카위의 사망이 이라크 사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알자르카위의 사망으로 이라크내 알카에다 테러조직에 심리적 타격을 가해 잔인한 테러공격이 다소 주춤해지고 특히 이라크 폭력저항세력들이 분쟁이 수그러들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런 기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알자르카위의 사망으로 갑자기 이라크 테러와 폭력저항이 급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경고가 더 우세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알자르카위의 사망은 테러조직에 막대한 타격을 가한 것이라고 규정 하면서도 그가 없이도 알카에다 테러조직의 테러나 저항세력들의 폭력 사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미리 경고했다.
대다수 전문가들도 알자르카위의 피살에도 불구하고 알카에다 테러 조직의 테러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근래 들어 이라크에서 폭력사태를 일으키고 있는 세력들은 수니파 2만 명과 이들을 공격하는 과격 시아파 10만 명이어서 알자르 카위의 피살로 종파간 분쟁까지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내 반테러 전문가들은 “알자르카위의 사망으로 종파간 내전을 부추켜온 알카에다 세력들이 다소 주춤할 수 있으나 그들은 이라크내 14개 저항조직의 하나로 수니파 2만 저항세력중 수백명의 외국인 테러분자들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태의 급진전을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5907@aol.com

알자르카위는 누구인가

알자르카위는 2004년 이라크에서 본격화된 외국인 납치살해사건을 계기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으며 그 해 6월 고 김선일씨 납치사건의 주범으로도 알려져 있다.
자르카위는 요르단 출신으로 사촌과 결혼해 한동안 정비업에 종사하다가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하면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변신해 갔다. 자르카위는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과는 아프간에서 인연을 맺었고 두 사람은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수니파인 자르카위는 세상을 이슬람교도와 비이슬람교도(카피르)로 나누고 비이슬람교도를 공격하는 것이 자신들의 의무이며 유럽인은 물론 아랍인이라도 (미군에 협조적인)시아파를 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전후 수천명이 사망한 이라크내 종파 간 분쟁을 조장한 장본이기도 하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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