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를 통해서 민선4기를 이끌어 갈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이 선출됐다. ‘바람으로 시작해서 바람으로 끝났다’거나 ‘당보고 투표했다’는 유권자들의 평가가 대세를 이룬다. 그러나 주민들의 선택에 의해 4년 동안 자치단체와 지방의회를 주도할 인물이 결정됐고, 이들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이는 매주 지역의 크고 작은 일을 취재해 내일신문에 기고하고 있는 주부리포터들이 지방선거에 당선된 단체장과 의원들에게 제안하는 내용에서도 잘 드러난다. 자녀교육과 보육, 교통, 생활문화 등 주부들이 삶의 현장에서 바라는 희망사항을 담았다.
내일신문 주부리포터들은 ‘교육에 대한 더 많은 관심’에 몰려 있었다. 모든 단체장 후보가 내놓은 교육공약이 비슷했지만 실제 실현가능성에 있어서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비판적 의견도 내놓았다.
◆대형건물 옆에 도서관 의무화 하면 어떨까 = 교육분야에 대한 투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세를 이뤘다. 자치단체 혼자 힘으로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안이며, 다만 이벤트가 형식 일상적인 지자체 업무로 고민해 달라는 요구였다.
인천시 계양구에 살고 있는 김정미 리포터는 “아이가 중학교 들어가기 전에 서울로 이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학생들이 지역에 살 수 없는 현실을 막기 위한 자치단체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함께 자랐던 친구를 잃어야 하고, 가족들은 살던 집을 팔아 셋방살이를 해야 하는 현실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 김씨는 자치구 자체적으로 ‘지역교육위원회’를 구성해 함께 논의하는 장을 만들어 주기를 바랐다.
인천 부평구에 거주하는 고영미 리포터는 자치단체가 유치한 국제학교나 외국인학교의 수혜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 세금으로 유치해 놓고 시민들이 그 혜택을 보지 못한다면 무용지물 아니냐고 되물었다.
새 당선자가 ‘작은 도서관 건립의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전시에 사는 김진숙 리포터는 “둔산지역에 도서관이 없어 인근 유성도서관이나 갈마도서관, 멀게는 한밭도서관까지 간다”며 “새로 설립이 어렵다면 학교 도서관을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김씨는 또 “학교 도서관 상당수가 학부모 자원봉사자를 사서 대신 활용하고 있다”며 “전문사서를 두고 아이들을 지도하면 만족도가 더 높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구 김성자 리포터는 대형건물을 허가할 때 작은 도서관 건립을 의무화 하는 방안을 찾자고 주장했다. 김씨는 “교육도시를 표방하면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며 “단체장의 의지만 있다면 작은 도서관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부산 박성진 리포터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경우가 종종 있다”며 “내실있는 쌈지도서관을 많이 건립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녀 키우기, 지자체가 함께 해야 = 교육문제와 함께 주된 관심사는 자녀 보육과 관련된 투자와 관심이다. 지자체가 친환경 사업을 앞 다퉈 벌이고 있지만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고영미 리포터는 “유모차를 끌고 산책할 만한 곳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대전 김현정 리포터는 “아이들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이 너무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김씨는 “전시회나 음악회, 영화관을 마음 편히 가본 적이 없다”며 “아이를 데리고 갈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기껏해야 학교 운동장 찾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음악회, 영화감상, 음식점을 원하는 주부들의 심정을 이해하는 단체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충남 천안시 김나영 리포터는 “보육문제가 해결되어야 여성들의 재취업도 해결된다”며 “아이가 어린이집에 갈만큼 자라는 4~5년간 주부들은 사회와 단절될 수 밖에 없다”며 “재취업 시설과 육아시설이 함께 운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급식 환경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안양시에 거주하는 백인숙 리포터는 “초등학교에서 3학년부터 급식을 실시하기 때문에 1~2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는 ‘밥 굶는 아이’를 만드는 못된 부모가 된다”며 “전학년 급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10~20만원의 출산 장려금보다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서울 양천구 이희경 리포터는 “가뜩이나 문화시설과 청소년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인데 지자체 행사는 형식 갖추기에 급급한 경우가 있다”며 “학생들 시험기간에 청소년 클래식 공연일정을 잡는 일은 차라리 안하니만 못하다”면서 세심한 관심을 요구했다.
교통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 특히 최근 인구유입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경우 대중교통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경기도 파주에 거주하는 김영진 리포터는 “기업유치로 수도권 대표적인 신산업단지로 성장했지만 대중교통 배차시간과 환승문제는 여전하다”며 “기업에 대한 지원과 혜택 못지않고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돌아가는 대중교통 편의도 높여 달라”고 요구했다. 천안 이순임 리포터는 “30분 간격인 시내버스 배차간격이 승용차 이용을 부추긴다”며 “버스만으로도 충분히 편리할 수 있는 천안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대전 길애경 리포터는 구도심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주차난을 해결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현재 마련된 주차공간을 시간제로 운영하는 등 현실적인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 경기 안산시 김영미 리포터는 “고잔 신도시 주민들은 3분 거리에 시청을 두고 20분 걸려 돌아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며 “버스 정류장에 몇 번 버스가 오는지를 알리는 안내문 하나 없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김영희 리포터는 오토바이 폭주족에 대한 단속 강화를 요청했고, 과속방지턱의 높이를 일정하게 조정하고 눈에 잘 띄는 색을 입혀달라고 요구했다.
◆대답없는 인터넷 말고 시장에서 만나는 단체장 기대 = 주부리포터들은 지방자치 선거에서 정당의 중요성을 수긍하면서도 단체장의 활동에 대해서는 ‘탈 정당화’를 요구했다.
대구 이경희 리포터는 “‘00당이 검증한 00 후보’라는 선거구호를 빨리 잊고 ‘주민이 선택한 대구시장’이라는 점을 되새겨 달라”고 촉구했다. 이씨는 특히 “선거때는 고개만 돌리면 후보 이름을 들었다”며 “당선 후에도 대답없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아닌 시장이나 마트, 공원에서 당선자 얼굴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자 리포터는 “당이나 정부를 탓하기 전에 시민을 위해서라면 어디서든 머리를 조아린다는 자세를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광주 이은정 리포터는 “당선자가 서민은 아니지만 서민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싶다”며 “작은 것 하나에도 함께 웃고 눈물 흘릴 줄 아는 인간미 넘치는 시장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김영미 리포터는 “자치단체장은 만능해결사가 아니다”며 “원대한 희망이나 비전에 집착하지 말고 시민의 세금을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한 가지라도 똑 부러지게 해결하는 단체장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대구 김부진 리포터는 “공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밀어붙이지 말고 선거기간에 나온 타 후보자의 지적이나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한번 들어 재검토하는 여유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전국종합 mhan@naeil.com
이희경(서울 양천구)
서울이라 해도 구마다 문화 환경이 다르다. 투표권이 있는 성인을 위한 트로트 공연은 자주 있어도 청소년 프로그램은 여전히 부족하다. 행사를 해도 너무 형식적이다. 학생들 시험기간에 청소년 클래식 공연을 잡는 웃지 못할 일도 있다. 컴퓨터 앞에서 휴식을 취하는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선거기간의 마음자세로 세심한 관심을 보여주기 바란다.
박성진(부산 )
시장 당선자가 공공도서관 시설확충에 관심 갖기 바란다.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가면 어린이방 귀퉁이에 마련된 유아방을 주로 이용하는데 구색맞추기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아이들이 좀더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양질의 책과 풍부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 곳곳에 규모는 작더라도 내실있는 쌈지도서관을 많이 건립하기 바란다.
김부진(대구 수성구)
시장 당선자가 앞산터널 공사에 찬성했지만 경제적 이익이 엄청나다거나 이미 확정된 정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 대신 앞산만큼은 보호하겠다는 바뀐 입장을 듣고 싶다. 수성구도 고층건물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크고 작은 상권이 형성되면서 현란한 간판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범어네거리에서 다시 탁 트인 하늘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김성자(대구 수성구)
‘책읽는 대구’라는 이름에 걸맞는 환경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가까운 곳에 동네 도서관 하나 없는데 어떻게 책읽는 도시가 되겠는가. 사교육비에 엄청난 도서구입비까지 학부모 허리가 휜다. 여기저기 재개발에 정신이 없는데 법적으로 제한할 방법이 없다고 하니 막을 수는 없겠지만 대신 지역에 도서관 하나씩 지으라고 하면 어떨까.
이경희(대구 수성구)
선거가 끝났지만 선거운동하던 때처럼 당선자가 가까운 곳에 항상 있으면 좋겠다. 시청이나 구청 홈페이지 여론마당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시민들을 찾아가서 의견을 듣고 챙기는 적극적인 ‘일꾼’이길 바란다. 시장에 좌판 펼친 할머니, 치킨 배달하는 아저씨, 턱높은 계단 앞에 선 장애인이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사회적 ‘머슴’이 되길 소망한다.
김정미(인천 계양구)
잘 살다가도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서울로 이사하는 부모들이 많다.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다. 우수한 아이들이 왜 자기 고향을 떠나 친구들과 헤어지고 주민들은 왜 멀쩡한 자기 집을 팔고 전세를 살아야 하는가. 구청장 당선자가 교육재정확보를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한발 더 나아가 임기 중에 ‘지역교육위원회’를 구성해 발로 뛸 것을 제안한다.
고영미(인천 부평구)
부평구 공원시설이 다른 자치구 절반 이하라고 한다. 집 근처에도 제대로 된 놀이터도 없고 유모차를 끌고 산책할 만한 곳도 없다. 삶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 아이들 놀이터와 공원을 많이 확보해주었으면 한다. 또 애들 데리고 도서관 한번 가려면 업고 걸리고 버스타고 전철 갈아타면서 너무 힘든 여정을 거쳐야 한다. 동마다 어린이도서관이 생기면 좋겠다.
길애경(대전 서구)
구도심에서는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다가 결국은 하상주차장 등 먼 곳에 차를 세운다. 구도심 상권회복이나 구·신도심 격차해소같은 구호보다 주차공간 확보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관심갖고 노력해줬으면 한다. 또 비례대표 의원도 지역문제를 공부하고 고민해주었으면 한다. 시의회를 참관한 적이 있는데 비례의원은 시 현안에 대해 입을 다물다시피 했다.
김현정(대전 동구)
주부들이 아이와 함께 갈 만한 곳이 없다. 전시회에 가도 아이가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높일라치면 주위 사람들 눈치에 그냥 나와야 한다. 패밀리레스토랑이 제일 만만한데 음식값이 비싸서 자주 가기 어렵다. 주부들은 아이가 자랄 때까지 죄인처럼 집안에만 있어야 하나.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줘야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을까.
김영희(광주 북구)
시내 교통 환경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굉음을 내며 요란하게 질주해 운전자들과 보행자들이 불안해한다. 시에서 적극적인 단속을 실시했으면 한다. 도로 주행때 흔히 접하게 되는 속도조절 방지턱은 높이가 일정하지 않아 운전하는 데 지장이 있다. 높이를 일정하게 하고 운전자가 쉽게 인식할 수 있게 색을 입히면 좋겠다. 또 주·정차난 해소를 위해 무료나 값싼 주차공간 확보도 필요하다.
박효숙(광주 북구)
이번만은 ‘역시나’ 하고 실망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복지시설 간판을 내건 단체와 건물은 포화상태인데 진짜 시민들의 복지를 위해 일하고 있는 곳은 어디인지 모르겠다. 청산유수로 공약만 내세울 게 아니라 비지땀을 흘리고 발로 뛰면서 광주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봐야 할 것이다. 시민들 뜻도 정치인이나 정당 편의대로 왜곡시킬 게 아니라 제대로 의견수렴을 해서 반영했으면 한다.
임순자(경기 부천시)
중동대로 자전거도로를 자주 이용한다. 인근에 대형 할인점이 있어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부실공사때문인지 울퉁불퉁하다. 바닥이 솟아올라있어 인도로 다닐 수밖에 없다. 단체장이나 지역 의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직접 달려보면 그 불편함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지역에 하나뿐인 유선방송 서비스 문제를 지적하는 주민이 많다. 사기업 문제로 치부해버리지 말고 시장이 관심을 보여줬으면 한다.
백인숙(경기 안양시)
초등학교에서는 3학년부터 급식이 실시돼서 직장 다니는 학부모들이 고민이 많다. 학교사정이 되는 곳은 1학년부터도 한다고 하니 모든 학교에서 전교생이 급식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또 집 근처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없다. 아이들이 사고를 당할 뻔했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큰 사고가 나기도 했다. 학교 주변 교통안전도 신경써주었으면 좋겠다.
김영미(경기 안산시)
고잔신도시에 몇 년째 사는데 버스정류장에 어떤 버스가 서고 어디로 향하는지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시청이 3분 거리에 있는데 바로 가는 버스가 없어 돌아돌아 가느라 20분이나 걸린다. 이런 작은 불편함을 개선해나가는 게 실질적인 정책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우밍 되는 행정이 아닌가 싶다. 거창한 공약이나 허울 좋은 비전을 제시하면서 시민들 혈세를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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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매주 지역의 크고 작은 일을 취재해 내일신문에 기고하고 있는 주부리포터들이 지방선거에 당선된 단체장과 의원들에게 제안하는 내용에서도 잘 드러난다. 자녀교육과 보육, 교통, 생활문화 등 주부들이 삶의 현장에서 바라는 희망사항을 담았다.
내일신문 주부리포터들은 ‘교육에 대한 더 많은 관심’에 몰려 있었다. 모든 단체장 후보가 내놓은 교육공약이 비슷했지만 실제 실현가능성에 있어서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비판적 의견도 내놓았다.
◆대형건물 옆에 도서관 의무화 하면 어떨까 = 교육분야에 대한 투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세를 이뤘다. 자치단체 혼자 힘으로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안이며, 다만 이벤트가 형식 일상적인 지자체 업무로 고민해 달라는 요구였다.
인천시 계양구에 살고 있는 김정미 리포터는 “아이가 중학교 들어가기 전에 서울로 이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학생들이 지역에 살 수 없는 현실을 막기 위한 자치단체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함께 자랐던 친구를 잃어야 하고, 가족들은 살던 집을 팔아 셋방살이를 해야 하는 현실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 김씨는 자치구 자체적으로 ‘지역교육위원회’를 구성해 함께 논의하는 장을 만들어 주기를 바랐다.
인천 부평구에 거주하는 고영미 리포터는 자치단체가 유치한 국제학교나 외국인학교의 수혜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 세금으로 유치해 놓고 시민들이 그 혜택을 보지 못한다면 무용지물 아니냐고 되물었다.
새 당선자가 ‘작은 도서관 건립의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전시에 사는 김진숙 리포터는 “둔산지역에 도서관이 없어 인근 유성도서관이나 갈마도서관, 멀게는 한밭도서관까지 간다”며 “새로 설립이 어렵다면 학교 도서관을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김씨는 또 “학교 도서관 상당수가 학부모 자원봉사자를 사서 대신 활용하고 있다”며 “전문사서를 두고 아이들을 지도하면 만족도가 더 높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구 김성자 리포터는 대형건물을 허가할 때 작은 도서관 건립을 의무화 하는 방안을 찾자고 주장했다. 김씨는 “교육도시를 표방하면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며 “단체장의 의지만 있다면 작은 도서관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부산 박성진 리포터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경우가 종종 있다”며 “내실있는 쌈지도서관을 많이 건립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녀 키우기, 지자체가 함께 해야 = 교육문제와 함께 주된 관심사는 자녀 보육과 관련된 투자와 관심이다. 지자체가 친환경 사업을 앞 다퉈 벌이고 있지만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고영미 리포터는 “유모차를 끌고 산책할 만한 곳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대전 김현정 리포터는 “아이들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이 너무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김씨는 “전시회나 음악회, 영화관을 마음 편히 가본 적이 없다”며 “아이를 데리고 갈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기껏해야 학교 운동장 찾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음악회, 영화감상, 음식점을 원하는 주부들의 심정을 이해하는 단체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충남 천안시 김나영 리포터는 “보육문제가 해결되어야 여성들의 재취업도 해결된다”며 “아이가 어린이집에 갈만큼 자라는 4~5년간 주부들은 사회와 단절될 수 밖에 없다”며 “재취업 시설과 육아시설이 함께 운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급식 환경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안양시에 거주하는 백인숙 리포터는 “초등학교에서 3학년부터 급식을 실시하기 때문에 1~2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는 ‘밥 굶는 아이’를 만드는 못된 부모가 된다”며 “전학년 급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10~20만원의 출산 장려금보다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서울 양천구 이희경 리포터는 “가뜩이나 문화시설과 청소년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인데 지자체 행사는 형식 갖추기에 급급한 경우가 있다”며 “학생들 시험기간에 청소년 클래식 공연일정을 잡는 일은 차라리 안하니만 못하다”면서 세심한 관심을 요구했다.
교통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 특히 최근 인구유입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경우 대중교통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경기도 파주에 거주하는 김영진 리포터는 “기업유치로 수도권 대표적인 신산업단지로 성장했지만 대중교통 배차시간과 환승문제는 여전하다”며 “기업에 대한 지원과 혜택 못지않고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돌아가는 대중교통 편의도 높여 달라”고 요구했다. 천안 이순임 리포터는 “30분 간격인 시내버스 배차간격이 승용차 이용을 부추긴다”며 “버스만으로도 충분히 편리할 수 있는 천안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대전 길애경 리포터는 구도심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주차난을 해결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현재 마련된 주차공간을 시간제로 운영하는 등 현실적인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 경기 안산시 김영미 리포터는 “고잔 신도시 주민들은 3분 거리에 시청을 두고 20분 걸려 돌아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며 “버스 정류장에 몇 번 버스가 오는지를 알리는 안내문 하나 없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김영희 리포터는 오토바이 폭주족에 대한 단속 강화를 요청했고, 과속방지턱의 높이를 일정하게 조정하고 눈에 잘 띄는 색을 입혀달라고 요구했다.
◆대답없는 인터넷 말고 시장에서 만나는 단체장 기대 = 주부리포터들은 지방자치 선거에서 정당의 중요성을 수긍하면서도 단체장의 활동에 대해서는 ‘탈 정당화’를 요구했다.
대구 이경희 리포터는 “‘00당이 검증한 00 후보’라는 선거구호를 빨리 잊고 ‘주민이 선택한 대구시장’이라는 점을 되새겨 달라”고 촉구했다. 이씨는 특히 “선거때는 고개만 돌리면 후보 이름을 들었다”며 “당선 후에도 대답없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아닌 시장이나 마트, 공원에서 당선자 얼굴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자 리포터는 “당이나 정부를 탓하기 전에 시민을 위해서라면 어디서든 머리를 조아린다는 자세를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광주 이은정 리포터는 “당선자가 서민은 아니지만 서민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싶다”며 “작은 것 하나에도 함께 웃고 눈물 흘릴 줄 아는 인간미 넘치는 시장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김영미 리포터는 “자치단체장은 만능해결사가 아니다”며 “원대한 희망이나 비전에 집착하지 말고 시민의 세금을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한 가지라도 똑 부러지게 해결하는 단체장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대구 김부진 리포터는 “공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밀어붙이지 말고 선거기간에 나온 타 후보자의 지적이나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한번 들어 재검토하는 여유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전국종합 mhan@naeil.com
이희경(서울 양천구)
서울이라 해도 구마다 문화 환경이 다르다. 투표권이 있는 성인을 위한 트로트 공연은 자주 있어도 청소년 프로그램은 여전히 부족하다. 행사를 해도 너무 형식적이다. 학생들 시험기간에 청소년 클래식 공연을 잡는 웃지 못할 일도 있다. 컴퓨터 앞에서 휴식을 취하는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선거기간의 마음자세로 세심한 관심을 보여주기 바란다.
박성진(부산 )
시장 당선자가 공공도서관 시설확충에 관심 갖기 바란다.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가면 어린이방 귀퉁이에 마련된 유아방을 주로 이용하는데 구색맞추기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아이들이 좀더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양질의 책과 풍부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 곳곳에 규모는 작더라도 내실있는 쌈지도서관을 많이 건립하기 바란다.
김부진(대구 수성구)
시장 당선자가 앞산터널 공사에 찬성했지만 경제적 이익이 엄청나다거나 이미 확정된 정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 대신 앞산만큼은 보호하겠다는 바뀐 입장을 듣고 싶다. 수성구도 고층건물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크고 작은 상권이 형성되면서 현란한 간판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범어네거리에서 다시 탁 트인 하늘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김성자(대구 수성구)
‘책읽는 대구’라는 이름에 걸맞는 환경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가까운 곳에 동네 도서관 하나 없는데 어떻게 책읽는 도시가 되겠는가. 사교육비에 엄청난 도서구입비까지 학부모 허리가 휜다. 여기저기 재개발에 정신이 없는데 법적으로 제한할 방법이 없다고 하니 막을 수는 없겠지만 대신 지역에 도서관 하나씩 지으라고 하면 어떨까.
이경희(대구 수성구)
선거가 끝났지만 선거운동하던 때처럼 당선자가 가까운 곳에 항상 있으면 좋겠다. 시청이나 구청 홈페이지 여론마당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시민들을 찾아가서 의견을 듣고 챙기는 적극적인 ‘일꾼’이길 바란다. 시장에 좌판 펼친 할머니, 치킨 배달하는 아저씨, 턱높은 계단 앞에 선 장애인이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사회적 ‘머슴’이 되길 소망한다.
김정미(인천 계양구)
잘 살다가도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서울로 이사하는 부모들이 많다.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다. 우수한 아이들이 왜 자기 고향을 떠나 친구들과 헤어지고 주민들은 왜 멀쩡한 자기 집을 팔고 전세를 살아야 하는가. 구청장 당선자가 교육재정확보를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한발 더 나아가 임기 중에 ‘지역교육위원회’를 구성해 발로 뛸 것을 제안한다.
고영미(인천 부평구)
부평구 공원시설이 다른 자치구 절반 이하라고 한다. 집 근처에도 제대로 된 놀이터도 없고 유모차를 끌고 산책할 만한 곳도 없다. 삶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 아이들 놀이터와 공원을 많이 확보해주었으면 한다. 또 애들 데리고 도서관 한번 가려면 업고 걸리고 버스타고 전철 갈아타면서 너무 힘든 여정을 거쳐야 한다. 동마다 어린이도서관이 생기면 좋겠다.
길애경(대전 서구)
구도심에서는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다가 결국은 하상주차장 등 먼 곳에 차를 세운다. 구도심 상권회복이나 구·신도심 격차해소같은 구호보다 주차공간 확보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관심갖고 노력해줬으면 한다. 또 비례대표 의원도 지역문제를 공부하고 고민해주었으면 한다. 시의회를 참관한 적이 있는데 비례의원은 시 현안에 대해 입을 다물다시피 했다.
김현정(대전 동구)
주부들이 아이와 함께 갈 만한 곳이 없다. 전시회에 가도 아이가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높일라치면 주위 사람들 눈치에 그냥 나와야 한다. 패밀리레스토랑이 제일 만만한데 음식값이 비싸서 자주 가기 어렵다. 주부들은 아이가 자랄 때까지 죄인처럼 집안에만 있어야 하나.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줘야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을까.
김영희(광주 북구)
시내 교통 환경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굉음을 내며 요란하게 질주해 운전자들과 보행자들이 불안해한다. 시에서 적극적인 단속을 실시했으면 한다. 도로 주행때 흔히 접하게 되는 속도조절 방지턱은 높이가 일정하지 않아 운전하는 데 지장이 있다. 높이를 일정하게 하고 운전자가 쉽게 인식할 수 있게 색을 입히면 좋겠다. 또 주·정차난 해소를 위해 무료나 값싼 주차공간 확보도 필요하다.
박효숙(광주 북구)
이번만은 ‘역시나’ 하고 실망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복지시설 간판을 내건 단체와 건물은 포화상태인데 진짜 시민들의 복지를 위해 일하고 있는 곳은 어디인지 모르겠다. 청산유수로 공약만 내세울 게 아니라 비지땀을 흘리고 발로 뛰면서 광주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봐야 할 것이다. 시민들 뜻도 정치인이나 정당 편의대로 왜곡시킬 게 아니라 제대로 의견수렴을 해서 반영했으면 한다.
임순자(경기 부천시)
중동대로 자전거도로를 자주 이용한다. 인근에 대형 할인점이 있어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부실공사때문인지 울퉁불퉁하다. 바닥이 솟아올라있어 인도로 다닐 수밖에 없다. 단체장이나 지역 의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직접 달려보면 그 불편함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지역에 하나뿐인 유선방송 서비스 문제를 지적하는 주민이 많다. 사기업 문제로 치부해버리지 말고 시장이 관심을 보여줬으면 한다.
백인숙(경기 안양시)
초등학교에서는 3학년부터 급식이 실시돼서 직장 다니는 학부모들이 고민이 많다. 학교사정이 되는 곳은 1학년부터도 한다고 하니 모든 학교에서 전교생이 급식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또 집 근처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없다. 아이들이 사고를 당할 뻔했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큰 사고가 나기도 했다. 학교 주변 교통안전도 신경써주었으면 좋겠다.
김영미(경기 안산시)
고잔신도시에 몇 년째 사는데 버스정류장에 어떤 버스가 서고 어디로 향하는지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시청이 3분 거리에 있는데 바로 가는 버스가 없어 돌아돌아 가느라 20분이나 걸린다. 이런 작은 불편함을 개선해나가는 게 실질적인 정책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우밍 되는 행정이 아닌가 싶다. 거창한 공약이나 허울 좋은 비전을 제시하면서 시민들 혈세를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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