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짧고 교육은 길다?

지역내일 2006-05-26 (수정 2006-05-26 오전 8:34:53)
우리당 강금실 캠프 또 ‘티저광고’
유권자들 아직도 ‘보람이’가 뭔지 몰라

‘티저광고’
어떤 상품을 설명하는지 숨겨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한 다음, 마지막에 베일을 벗기는 광고기법이다.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5일부터 서울 전역에 걸린 선거 현수막 내용을 ‘보람이가 행복한 서울 기호 1번 강금실’에서 ‘정치는 짧고 교육은 길다’로 바꾸어 달았다. 육아·보육에서 교육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강금실 후보 선거 현수막 전략은 일종의 티저광고 기법이다. 구체적인 정책이나 공약내용 없이 유권자들의 궁금증을 극대화한다는 홍보전략이다. 과연 강 후보측의 이런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먹혔을까.
보통 광고에서 ‘티저’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는 상품을 철저히 숨긴다. 과거 ‘선영아 사랑해’라는 현수막이 서울 전역에 내걸렸을 때 ‘누가 사랑고백을 이렇게 거창하게 하는 거야’라고 생각했다. 선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들은 자기 집 근처에 붙어 있는 현수막을 보고 ‘혹시 나를 짝사랑하는 누군가가 걸어놓은 게 아닐까’ 가슴이 설렜었다고 한다. 이 문구를 내건 한 인터넷 포털업체는 당시 선풍적인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보람이가 행복한 서울’이라고 써 붙인 현수막에는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려는 상품(강금실 후보)이 무엇인지 드러나 있다. 문제는 유권자들이 지금도 ‘보람이’가 뭘 의미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강 후보측은 보람이로 상징되는 여자 어린이가 안전한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랄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정작 상품(후보자)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티저’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정치는 짧고 교육은 길다’는 문구도 마찬가지다.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려는 상품(강금실 후보)은 이미 다 드러나 있는데 문구만 추상적이다. 티저광고 기법보다는 차라리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식의 정곡을 찌르는 한마디가 더 유권자에게 다가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창훈 기자 chuns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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