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과 내 아버지
이 상 환 (롯데백화점 대전점 홍보팀장)
요즘 맞벌이 세대가 많아지면서 부모세대와 같이 살거나 근처로 이사가는 세대가 부쩍 늘고 있다. 오히려 편안하게 노후를 준비한 부모세대들이 자녀들과 같이 안 살려고 한단다.
결혼 3년차인 나도 1년 전부터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아내와 맞벌이를 하다 보니 두 돌 된 아들 녀석을 맡길 만한 곳이 없어서라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어머니는 당뇨를 앓고 계신지라 손자 보는 일은 오롯이 아버지 몫이다. 다행히 아버지도 손자 보는 일을 즐거워하신다. 아들 주원이도 할아버지를 잘 따른다. 오늘도 할아버지가 잠깐 자리를 비우자 난리가 났다. “할비! 할비!”하면서 우는 모습이 신통하다.
자식 키워준 것도 모자라 이제는 손자 돌보는 일까지 맡고 계신 내 아버지가 고맙고 또 고맙다. 그래서 오늘 내 아버지 얘기를 좀 하려고 한다. 나는 아버지를 존경한다. 친주들과의 대화에서도 항상 아버지 얘기를 먼저 입에 올린다.
내 아버지는 50대를 보내신 90년대 초반까지는 몇 차례 사업실패를 딛고 제조업을 하는 사업가로 재기에 성공하신 ‘오뚜기’ 같은 분이셨다. 물론 아버지의 이런 삶은 내겐 큰 자랑거리였다. 일선에서 한 발짝 물러나 계신 지금도 아버지는 내게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의 스승 역할을 하고 계신다.
내게 아버지는 경영학의 대가 ‘피터드러커’ 같은 분이셨다. 아버지는 항상 “재산은 언제든지 남에게 빼앗길 수 있지만, 머릿속에 들어간 지식은 남이 결코 뺏어가지 못한다”고 말씀하셨다. 피터 드러커의 ‘지식근로자 사회’를 예견한듯한 이 말씀은 직장생활을 하는 내가 지금도 향학열을 불태우게 하는 등불이다.
비록 사업실패로 남들처럼 편안한 노후를 준비하시지는 못하셨지만 이렇게 아버지는 내게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정신적 자산을 남겨주신 것이다.
누군가 내게 성공한 자녀교육이 어떤 것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그 자녀가 부모를 존경하는가를 보면 된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내 아버지는 자식교육만큼은 성공하신듯하다. 내가 아버지를 누구보다 존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 삶에 큰 영향을 주신 아버지가 요즘 아프시다. 어머니 얘기로는 감기몸살이란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아버지는 소일꺼리로 하시던 건강식품 사업을 그만두셨다. 동업을 하던 친구분이 당뇨로 입원하는 모습을 보시고는 당신도 사업을 접으신 것이다. 주변 친구분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시는 모습을 보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생기신듯하다. 이런 마음이 아버지의 감기를 불렀을 지도 모른다.
며칠 있으면 어버이날이다. 부모님과 함께 가까운 곳에라도 놀러 가야겠다. 동영상이 되는 디지털카메라로 아들 녀석과 할아버지의 정겨운 모습도 남겨놔야겠다. 그래서 아들 주원이에게도 할아버지와 함께 한 의미 있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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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맞벌이 세대가 많아지면서 부모세대와 같이 살거나 근처로 이사가는 세대가 부쩍 늘고 있다. 오히려 편안하게 노후를 준비한 부모세대들이 자녀들과 같이 안 살려고 한단다.
결혼 3년차인 나도 1년 전부터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아내와 맞벌이를 하다 보니 두 돌 된 아들 녀석을 맡길 만한 곳이 없어서라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어머니는 당뇨를 앓고 계신지라 손자 보는 일은 오롯이 아버지 몫이다. 다행히 아버지도 손자 보는 일을 즐거워하신다. 아들 주원이도 할아버지를 잘 따른다. 오늘도 할아버지가 잠깐 자리를 비우자 난리가 났다. “할비! 할비!”하면서 우는 모습이 신통하다.
자식 키워준 것도 모자라 이제는 손자 돌보는 일까지 맡고 계신 내 아버지가 고맙고 또 고맙다. 그래서 오늘 내 아버지 얘기를 좀 하려고 한다. 나는 아버지를 존경한다. 친주들과의 대화에서도 항상 아버지 얘기를 먼저 입에 올린다.
내 아버지는 50대를 보내신 90년대 초반까지는 몇 차례 사업실패를 딛고 제조업을 하는 사업가로 재기에 성공하신 ‘오뚜기’ 같은 분이셨다. 물론 아버지의 이런 삶은 내겐 큰 자랑거리였다. 일선에서 한 발짝 물러나 계신 지금도 아버지는 내게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의 스승 역할을 하고 계신다.
내게 아버지는 경영학의 대가 ‘피터드러커’ 같은 분이셨다. 아버지는 항상 “재산은 언제든지 남에게 빼앗길 수 있지만, 머릿속에 들어간 지식은 남이 결코 뺏어가지 못한다”고 말씀하셨다. 피터 드러커의 ‘지식근로자 사회’를 예견한듯한 이 말씀은 직장생활을 하는 내가 지금도 향학열을 불태우게 하는 등불이다.
비록 사업실패로 남들처럼 편안한 노후를 준비하시지는 못하셨지만 이렇게 아버지는 내게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정신적 자산을 남겨주신 것이다.
누군가 내게 성공한 자녀교육이 어떤 것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그 자녀가 부모를 존경하는가를 보면 된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내 아버지는 자식교육만큼은 성공하신듯하다. 내가 아버지를 누구보다 존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 삶에 큰 영향을 주신 아버지가 요즘 아프시다. 어머니 얘기로는 감기몸살이란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아버지는 소일꺼리로 하시던 건강식품 사업을 그만두셨다. 동업을 하던 친구분이 당뇨로 입원하는 모습을 보시고는 당신도 사업을 접으신 것이다. 주변 친구분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시는 모습을 보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생기신듯하다. 이런 마음이 아버지의 감기를 불렀을 지도 모른다.
며칠 있으면 어버이날이다. 부모님과 함께 가까운 곳에라도 놀러 가야겠다. 동영상이 되는 디지털카메라로 아들 녀석과 할아버지의 정겨운 모습도 남겨놔야겠다. 그래서 아들 주원이에게도 할아버지와 함께 한 의미 있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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