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퇴임 후’ 회고록도 예고

“세상은 나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 “퇴임 후도 재임기간의 연장”

지역내일 2001-02-19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정치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자신의 두 번째 회고록 서문에서 세 번째 회고록 작성을 예고하며, ‘회고록 정치’에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퇴임하면 모든 것 훌훌 털어 버리고 자유인으로 살리라, 강호(江湖)를 유유히 넘나들며 필묵(筆墨)을 벗삼으리라 마음먹었다. 하지만 퇴임 후 세상은 나를 그렇게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아, 재임 중에 못지 않게 정신적으로 시달려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퇴임 이후의 일들도 정리·기록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퇴임 이후의 시간까지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대통령 재임기간의 연장, 바로 그것이었다.”
요약하면 ‘자유인으로 살려고 했으나 현실이 나를 정치로 다시 끌어들여, 어쩔 수 없이 정치를 재개하게 됐다’는 ‘변명’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 동안 김 전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를 공격하고, 민주산악회를 재건하는 등 정치재개 움직임을 보인 배경을 본인의 입으로 처음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김 전 대통령을 정치재개로 내몰았는지는 알 수 없다. 대신 회고록 서문에 그의 심정을 알 수 있는 표현들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재임 5년 동안 최선을 다하고, 또 성심을 다 바쳤다. 나는 대통령으로서 임무에 매일매일 부딪치면서 열정과 정성을 다했을 뿐 다른 계산이나 뒷날을 걱정하거나 하는 따위의 일은 결코 하지 않았다. 5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혼신의 힘으로 사심 없이 직무를 수행했다. 문민정부에 있었던 모든 일의 책임은 최종적으로 나에게 있으며, 나는 나 자신의 부덕과 부족함에 대해 지금도 고통 속에 반추하고 있으며 국민에게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또 김 전 대통령은 서문 마지막에 “이 회고록을 읽고 한국의 진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적었다.
이를 종합하면, 김 전 대통령은 문민정부의 업적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는 없이 나라망친 대통령으로 낙인찍혔던 퇴임 직후의 분위기에 강한 불만을 보이고 있으며, 회고록을 통해 스스로 평가를 받고자 하는 분석된다.
과연 독자들이 회고록을 읽고 어떤 평가를 내릴 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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