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가 늘고 국제결혼이 흔해지면서 국경이란 무의미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각국이 이민·이주민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할지 몰라 쩔쩔 매고 있다. 식민지를 운영해 봤으므로 익숙할 법한 프랑스 같은 나라도 이민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도 추세로 봐서는 곧 이 문제에 직면할 것이 분명한 만큼 타산지석으로 삼기 위해 외국 사례를 소개한다.
대규모 파업으로 최초고용법(CPE)을 무산시킨 프랑스 국민이 이번에는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의 새 이민법을 반대하기 위해 다시 뭉치고 있다. 프랑스가 필요로 하는 자질을 갖춘 외국인만 받아들인다는 새 이민법이 인종차별적이고 사회분열을 조장한다는 게 이유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다수 아프리카 국가들도 새 이민법에 분노하고 나섰다.
◆주말 대규모 반대집회 열려 … 5만1000명 반대서명 = 13일 파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부 장관의 이민 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경찰에 따르면 1만여명의 시위대는 “하위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외쳤다고 <르몽드>가 전했다.
시위자들은 아프리카 북소리에 맞춰 “모든 사람에게 체류권을, 누구에게도 국경이란 철조망을 드리우지 말자”를 외쳤다. 또 “프랑스인과 이민자들이 나란히 사회권을 사수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를 주도한 한 사회단체는 “사르코지가 주장하는 ‘유용한 이민’ 뒤에는 어떤 사람들은 원래 다른 이들의 도구라는 생각이 깔려있다”고 분노했다. 게다가 사르코지 자신이 폴란드 이민자 가정 출신이어서 올챙이 개구리적 생각 못한다는 비난했다. 이미 5만1000명이 1월부터 시작된 외국인의 입국 및 체류 관련법 개혁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하지만 12일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빈에서 열린 EU-중남미 카라이브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이민정책에는 최소한의 일관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법을 반드시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 법안은 외국인들의 프랑스 입국과 거주를 보다 까다롭게 하는 것으로 특히 가족 재결합을 위한 입국 조건을 보다 엄격히 하고 10년간 프랑스 불법 체류 시 자동으로 국적이 취득되는 현 규정을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회는 6월 6일 부터 법안에 대한 검토를 시작한다. 새 이민법 반대자들은 이번 시위로 정부가 일부 법안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많은 외국인들이 프랑스에서 합법적으로 일하다 실직을 했거나 이혼 이후 한순간 불법 체류자로 전락한다”면서 “이들은 그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우리가 프랑스에 등 돌릴 것” = 아프리카 언론들은 선택이민법안에 대해 프랑스식 신식민주의라며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카메론 일간 <르메사제>는 “아프리카인들이 바보일지는 몰라도 적어도 매저키스트는 아니다”라면서 “아프리카인들이 프랑스 영사관이 비자 취득시 주는 모멸감을 계속해서 받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한 세네갈 젊은이가 프랑스 북부에서 단지 흑인에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프랑스로 왔다는 ‘범죄’로 죽음에 이를 정도로 구타당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분노했다.
마다가스카르 일간 <레누벨>은 “이제 프랑스로 유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천재거나 비범한 실력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1차 세계대전기간 가장 건장한 아프리카사람들을 선택했다면 오늘날은 똑똑한 사람만을 고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민법을 강화한 결과 아프리카 학생들이 결국 미국이나 캐나다 영국 독일 대학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며 그나마 프랑스에서 학업을 계속하기를 열렬히 원하는 아프리카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위 위조나 부풀리기식 학업계획서들이 난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르메사제>는 “니콜라 사르코지의 논리는 극우파에 힘을 실어주고 프랑스인들 간에 대립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체성을 중심으로 국민이 분리되는 현상이 이미 프랑스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지혜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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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메사제>레누벨>르메사제>르몽드>
대규모 파업으로 최초고용법(CPE)을 무산시킨 프랑스 국민이 이번에는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의 새 이민법을 반대하기 위해 다시 뭉치고 있다. 프랑스가 필요로 하는 자질을 갖춘 외국인만 받아들인다는 새 이민법이 인종차별적이고 사회분열을 조장한다는 게 이유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다수 아프리카 국가들도 새 이민법에 분노하고 나섰다.
◆주말 대규모 반대집회 열려 … 5만1000명 반대서명 = 13일 파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부 장관의 이민 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경찰에 따르면 1만여명의 시위대는 “하위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외쳤다고 <르몽드>가 전했다.
시위자들은 아프리카 북소리에 맞춰 “모든 사람에게 체류권을, 누구에게도 국경이란 철조망을 드리우지 말자”를 외쳤다. 또 “프랑스인과 이민자들이 나란히 사회권을 사수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를 주도한 한 사회단체는 “사르코지가 주장하는 ‘유용한 이민’ 뒤에는 어떤 사람들은 원래 다른 이들의 도구라는 생각이 깔려있다”고 분노했다. 게다가 사르코지 자신이 폴란드 이민자 가정 출신이어서 올챙이 개구리적 생각 못한다는 비난했다. 이미 5만1000명이 1월부터 시작된 외국인의 입국 및 체류 관련법 개혁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하지만 12일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빈에서 열린 EU-중남미 카라이브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이민정책에는 최소한의 일관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법을 반드시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 법안은 외국인들의 프랑스 입국과 거주를 보다 까다롭게 하는 것으로 특히 가족 재결합을 위한 입국 조건을 보다 엄격히 하고 10년간 프랑스 불법 체류 시 자동으로 국적이 취득되는 현 규정을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회는 6월 6일 부터 법안에 대한 검토를 시작한다. 새 이민법 반대자들은 이번 시위로 정부가 일부 법안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많은 외국인들이 프랑스에서 합법적으로 일하다 실직을 했거나 이혼 이후 한순간 불법 체류자로 전락한다”면서 “이들은 그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우리가 프랑스에 등 돌릴 것” = 아프리카 언론들은 선택이민법안에 대해 프랑스식 신식민주의라며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카메론 일간 <르메사제>는 “아프리카인들이 바보일지는 몰라도 적어도 매저키스트는 아니다”라면서 “아프리카인들이 프랑스 영사관이 비자 취득시 주는 모멸감을 계속해서 받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한 세네갈 젊은이가 프랑스 북부에서 단지 흑인에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프랑스로 왔다는 ‘범죄’로 죽음에 이를 정도로 구타당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분노했다.
마다가스카르 일간 <레누벨>은 “이제 프랑스로 유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천재거나 비범한 실력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1차 세계대전기간 가장 건장한 아프리카사람들을 선택했다면 오늘날은 똑똑한 사람만을 고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민법을 강화한 결과 아프리카 학생들이 결국 미국이나 캐나다 영국 독일 대학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며 그나마 프랑스에서 학업을 계속하기를 열렬히 원하는 아프리카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위 위조나 부풀리기식 학업계획서들이 난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르메사제>는 “니콜라 사르코지의 논리는 극우파에 힘을 실어주고 프랑스인들 간에 대립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체성을 중심으로 국민이 분리되는 현상이 이미 프랑스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지혜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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