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4월 14일, 일본은 ‘오렌지 데이’

지역내일 2006-04-12
제목 4월 14일, 일본은 ‘오렌지 데이’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3월 14일 ‘화이트데이’. 그리고 4월 14일은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홀로 보냈던 싱글들이 검은 옷을 입고 자장면을 먹으며 서로의 마음을 달래는 ‘블랙데이’다.
반면 일본의 4월 14일은 연인끼리 오렌지나 오렌지색깔의 선물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확인하는 ‘오렌지데이’ 또는 남녀가 서로 존중해 주는 ‘파트너데이’라고 10일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일본 기념일협회에 따르면 ‘오렌지데이’를 생각해 낸 이들은 에히메현의 감귤농장주들이다.
10년여 전 기념일협회 대표 앞으로 “화이트데이 한달 후인 4월 14일에 에히메현의 농산물인 오렌지를 선물로 주고받으면 어떨까요?”라는 요지의 상담이 들어왔다.
발렌타인데이는 여성이 남성에게, 화이트데이는 남성이 여성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선물을 주는 날이므로, 4월 14일에는 서로의 사랑을 재확인하는 ‘연인의 날’로 오렌지를 선물로 주자는 제안이었다.
이후 ‘오렌지데이 제정’ 사실이 협회 홈페이지에 게재했고, 2~3년 동안 협회로 문의가 급증했다.
오렌지나무는 열매가 많이 열리기 때문에 ‘번영’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고, 꽃말도 ‘신부의 기쁨’이기 때문에 서구에서는 오렌지를 들고 프로포즈를 하거나 결혼식에 신부가 오렌지꽃을 다는 등 결혼과 관계 깊은 과일이다.
‘오렌지데이’를 맞아 일본 오사카시 한신백화점은 오렌지를 이용한 케이크를 진열하고, 세계 최대 오렌지 생산단체인 선키스트 판매협동조합(미국 캘리포니아주)은 도쿄에서 오는 14일 오렌지 1800개와 오렌지 관련 안내책자를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다.
한편 ‘파트너데이’는 1998년 사가시에서 열린 남녀 공동 참여계획을 수립하는 간담회에서 ‘남녀공동참여’라는 딱딱한 용어에서 벗어나 좀더 친근감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탄생했다. ‘파트너데이’에는 남녀가 가정과 직장, 지역에서 서로 존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마다 여성단체와 시청 직원들은 ‘파트너데이’를 기념해 ‘선물보다 마음이 중요하다’며 파트너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하는 카드를 가두에서 배포하는 행사를 벌인다.
하지만 2004년 사가시가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날을 알고 있다는 응답자가 15%에 불과할 만큼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사가시 남녀공동참여기획실 관계자는 “기업에서 하는 것처럼 세련되지 못해 인식 확산에 어려움이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기념일협회 대표도 “취지가 좋기 때문에 다양한 이벤트를 벌인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연인끼리 사랑을 확인하거나 상대에게 배려하는 마음이 생긴다면 이런 기념일은 많이 있어도 좋다”고 조언했다.
이동희 리포터 89juli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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