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이 변화의 시류에 몸을 실었다. 성장 시대의 유럽 미국의 추격(catch up)에 중점을
둔 효율성 경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일본식 경영시스템이나 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
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연구원 김 근동 수석연구원이 내놓은 ‘최근 일본기업의 변화와 시사점’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일본기업들은 경기침체로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변화의 급류에 몸을
스스로 던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열간 거래, 종신고용, 연공서열 등의 고집만으로는 국제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 변
화의 배경이다. 최고경영자의 인식변화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먼저 과함한 7대 트렌드 변화와
기업들의 획기적인 변신을 꼽을 수 있다.
계열 파괴
미쓰이화학은 계열을 뛰어넘어 스미토모화학과 통합해 새로운 회사(일본 1위, 세계 6위)를 설립
하는등 M&A(기업인수합병)을 서두르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주력 사업인 범용수지업을 합치고, 오는 2003년 10월까지 공동지주회사를 설립
해 경영을 완전히 통합하는 2단계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통합회사는 코스트다운 등의 경영합리화는 물론 윤택해진 자금력을 기반으로 의약, 농약, 특수화학
및 바이오 관련 성장 분야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저성장 시대를 맞아 국내 수요는 침체되고, 외자의 공세는 거세지는데, 계열기업간 경쟁만하다가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경영자들에게 침투한 것이다.
이에 통합을 통해 거대해진 세계 화학업계의 일본 공략에도 대처하고 있다.
공장의 독립경영
디지털가전, 통신단말기 등 하이테크 상품의 제조 메이커 위주로 생산 부문을 분리하여 독립경영하
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소니, 마쓰시다전기, NEC는 공장의 통폐합으로 생산 전문회사를 창
업하는등 발빠른 변신화를 유도하고 있다. 일본의 교덴과 가가전자 는 미국의 ‘솔렉트론’과 같은
독립계 생산 전문회사를 지향하면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솔렉트론사는 미국의 생산 전담회사로서 품질향상, 스피드업, 코스트다운 등을 무기로 통신단말기
생산에 특화하여 연평균 45%의 고도성장을 구가했다. 공장 통폐합 및 독립경영에 의해 코스트
삭감은 물론 고객의 다품종 소량 요구에 능동적인 대처도 가능하게 됐다.
대기업간의 인재 교류
지난해 9월 히다치 반도체 사업의 총책임자가 소니로 옮겼다.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려는 소니가 경
쟁업체의 반도체 총괄 책임자인 히다치의 마키모토 전무를 스카웃해 배치한 것이다. 대기업간의 인
재교류는 일본식 경영시스템이 지배했던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대사건이었다.
경쟁사업의 통폐합
99년말 NEC와 히다치는 메모리 반도체의 설계 분야를 통합한데 이어 올해 4월까지 판매 및 생
산을 완전히 통합한 ‘엘피다메모리’를 설립했다. 코스트 삭감은 물론 다품종 소량 생산 등의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의 7대 조선업계는 설계, 영업, 자
재조달 및 생산 분야를 통합하거나 제휴하는 등의 짝짓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품질 및 가격경쟁력 향
상, 원화의 약세 등을 배경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한국의 조선 메이커에 대항하기 위한 조치
였다.
라이벌 종합상사간의 경쟁사업인 철강, 종이, 귀금속 거래의 통폐합도 확산되고 있다. 철강, 화학 제
품의 전자상거래(B to B)를 둘러싸고 라이벌 기업간의 전략적 제휴나 협력의 증가가 그것이다.
도시바와 미쓰비시전기는 계열을 떠나 산업용 모터의 생산을 통합(99년 가을)한데 이어 변압
기 등의 경쟁사업에서 제휴(2000.12월)했다.
적과의 동침
도시바, NEC, 히다치, 후지쓰, 미쓰비시전기 등 5대 경쟁 반도체 메이커가 정보 교환을 위한
사이트 ‘세미콘포털’을 오는 4월 개설한다. 폐쇄적인 자립주의의 고집으로 모든 일본 반도체
메이커들이 설계, 제조, 판매 부문을 보유한데 따른 중복투자 및 경쟁력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전력
이다. 일본의 전기 메이커들은 기간 부품, 반도체 등의 공유화를 활발하게 추진중이다. 에어콘, 텔레
비전, BS디지털튜너 등의 가전분야에서는 라이벌 메이커들간의 생존을 위한 기간 부품 및 첨단
기술 공유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기업의 주요 변화 사례
닛산은 구미식 경영개혁했다. 99년 3월 프랑스의 르노자동차는 닛산의 주식 37%를 54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회사의 재건에 착수한 것이다. 닛산에 파견된 카롤로스 곤 사장(46세, 구조조정 담
당 COO)은 대규모 코스트삭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리바이벌플랜(99.10 ~2002.10월)을 추진중
이다. 닛산은 경영개혁 추진 6개월만에 지난해 결산에서 당기 순이익만 2,500억엔의 성과를
거뒀다. 이에 능력주의, 소비자 중시의 마케팅 및 책임경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구미식 경영시
스템이 확산되는 추세이다.
소니는 제조 부문을 분리하는 등으로 생산체제를 완전히 개편했다. 올해 4월까지 AV기기와
PC 등의 IT 제품 생산 관련 12개 공장을 통합해 운영키로 했다. 생산 전문회사는 독자적인 제
조기술을 기반으로 계열 이외의 기업으로부터 생산을 위탁받아 처리하게 된다.소니는 기존의 물건
만들기 위주의 사업구조를 21세기형 유망 사업에의 참여 확대를 통해 ‘e-SONY’로 변신을 모색했다.
마쓰시다전기는 사업부제를 폐지했다. 창업(1933년)이후 70여년간을 간직해 온 사업부제를
폐지한 것이다. 최근 발표한 중기경영계획(2001~2003년)에서 품목별 담당 사업부가 설계,
생산, 마케팅, 고객서비스 및 손익을 책임져 왔던 기존의 사업부제를 폐지했다.
이승우 기자 rhee@naeil.com
둔 효율성 경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일본식 경영시스템이나 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
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연구원 김 근동 수석연구원이 내놓은 ‘최근 일본기업의 변화와 시사점’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일본기업들은 경기침체로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변화의 급류에 몸을
스스로 던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열간 거래, 종신고용, 연공서열 등의 고집만으로는 국제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 변
화의 배경이다. 최고경영자의 인식변화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먼저 과함한 7대 트렌드 변화와
기업들의 획기적인 변신을 꼽을 수 있다.
계열 파괴
미쓰이화학은 계열을 뛰어넘어 스미토모화학과 통합해 새로운 회사(일본 1위, 세계 6위)를 설립
하는등 M&A(기업인수합병)을 서두르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주력 사업인 범용수지업을 합치고, 오는 2003년 10월까지 공동지주회사를 설립
해 경영을 완전히 통합하는 2단계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통합회사는 코스트다운 등의 경영합리화는 물론 윤택해진 자금력을 기반으로 의약, 농약, 특수화학
및 바이오 관련 성장 분야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저성장 시대를 맞아 국내 수요는 침체되고, 외자의 공세는 거세지는데, 계열기업간 경쟁만하다가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경영자들에게 침투한 것이다.
이에 통합을 통해 거대해진 세계 화학업계의 일본 공략에도 대처하고 있다.
공장의 독립경영
디지털가전, 통신단말기 등 하이테크 상품의 제조 메이커 위주로 생산 부문을 분리하여 독립경영하
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소니, 마쓰시다전기, NEC는 공장의 통폐합으로 생산 전문회사를 창
업하는등 발빠른 변신화를 유도하고 있다. 일본의 교덴과 가가전자 는 미국의 ‘솔렉트론’과 같은
독립계 생산 전문회사를 지향하면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솔렉트론사는 미국의 생산 전담회사로서 품질향상, 스피드업, 코스트다운 등을 무기로 통신단말기
생산에 특화하여 연평균 45%의 고도성장을 구가했다. 공장 통폐합 및 독립경영에 의해 코스트
삭감은 물론 고객의 다품종 소량 요구에 능동적인 대처도 가능하게 됐다.
대기업간의 인재 교류
지난해 9월 히다치 반도체 사업의 총책임자가 소니로 옮겼다.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려는 소니가 경
쟁업체의 반도체 총괄 책임자인 히다치의 마키모토 전무를 스카웃해 배치한 것이다. 대기업간의 인
재교류는 일본식 경영시스템이 지배했던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대사건이었다.
경쟁사업의 통폐합
99년말 NEC와 히다치는 메모리 반도체의 설계 분야를 통합한데 이어 올해 4월까지 판매 및 생
산을 완전히 통합한 ‘엘피다메모리’를 설립했다. 코스트 삭감은 물론 다품종 소량 생산 등의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의 7대 조선업계는 설계, 영업, 자
재조달 및 생산 분야를 통합하거나 제휴하는 등의 짝짓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품질 및 가격경쟁력 향
상, 원화의 약세 등을 배경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한국의 조선 메이커에 대항하기 위한 조치
였다.
라이벌 종합상사간의 경쟁사업인 철강, 종이, 귀금속 거래의 통폐합도 확산되고 있다. 철강, 화학 제
품의 전자상거래(B to B)를 둘러싸고 라이벌 기업간의 전략적 제휴나 협력의 증가가 그것이다.
도시바와 미쓰비시전기는 계열을 떠나 산업용 모터의 생산을 통합(99년 가을)한데 이어 변압
기 등의 경쟁사업에서 제휴(2000.12월)했다.
적과의 동침
도시바, NEC, 히다치, 후지쓰, 미쓰비시전기 등 5대 경쟁 반도체 메이커가 정보 교환을 위한
사이트 ‘세미콘포털’을 오는 4월 개설한다. 폐쇄적인 자립주의의 고집으로 모든 일본 반도체
메이커들이 설계, 제조, 판매 부문을 보유한데 따른 중복투자 및 경쟁력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전력
이다. 일본의 전기 메이커들은 기간 부품, 반도체 등의 공유화를 활발하게 추진중이다. 에어콘, 텔레
비전, BS디지털튜너 등의 가전분야에서는 라이벌 메이커들간의 생존을 위한 기간 부품 및 첨단
기술 공유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기업의 주요 변화 사례
닛산은 구미식 경영개혁했다. 99년 3월 프랑스의 르노자동차는 닛산의 주식 37%를 54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회사의 재건에 착수한 것이다. 닛산에 파견된 카롤로스 곤 사장(46세, 구조조정 담
당 COO)은 대규모 코스트삭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리바이벌플랜(99.10 ~2002.10월)을 추진중
이다. 닛산은 경영개혁 추진 6개월만에 지난해 결산에서 당기 순이익만 2,500억엔의 성과를
거뒀다. 이에 능력주의, 소비자 중시의 마케팅 및 책임경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구미식 경영시
스템이 확산되는 추세이다.
소니는 제조 부문을 분리하는 등으로 생산체제를 완전히 개편했다. 올해 4월까지 AV기기와
PC 등의 IT 제품 생산 관련 12개 공장을 통합해 운영키로 했다. 생산 전문회사는 독자적인 제
조기술을 기반으로 계열 이외의 기업으로부터 생산을 위탁받아 처리하게 된다.소니는 기존의 물건
만들기 위주의 사업구조를 21세기형 유망 사업에의 참여 확대를 통해 ‘e-SONY’로 변신을 모색했다.
마쓰시다전기는 사업부제를 폐지했다. 창업(1933년)이후 70여년간을 간직해 온 사업부제를
폐지한 것이다. 최근 발표한 중기경영계획(2001~2003년)에서 품목별 담당 사업부가 설계,
생산, 마케팅, 고객서비스 및 손익을 책임져 왔던 기존의 사업부제를 폐지했다.
이승우 기자 rh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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