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혼 취업 여성 2명 가운데 1명이 첫째아 출산 전후로 취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남녀 80%는 여건이 허락되면 2명보다 많은 자녀를 낳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전체 생활비 가운데 자녀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3일 이와 같은 내용의 ‘2005년도 전국 결혼·출산 동향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24세 연령층에 속한 전국 기혼여성 3802명과 미혼남녀 2670명을 대상으로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가정 전념위해 취업 중단 = 일하는 여성이 결혼을 전후해 직장을 그만둔 비율이 61.2%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와 같은 직업 단절을 경험한 여성 가운데 절반이 조금 넘는 52.8%만이 재취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을 전후해 직장을 그만 둔 이유로는 ‘가정에 전념하기 위해’(27.5%), ‘임신·출산 때문에’(17.9%), ‘가정과 직장 일을 동시에 할 수 없어서’(17.2%) 등이 많았고, 해고나 인사상 불이익을 당한 경우는 3.7%였다.
이처럼 결혼·출산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둔 여성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자녀를 더 낳겠다는 출산 욕구가 현격히 줄어들어 20대 초반은 13.6% 포인트, 20대 후반은 16.8% 포인트, 30대 초반은 8.9% 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상용직에 근무하던 여성이 직장을 잃은 후 취업 전선에 복귀할 때 다시 상용직이 된 경우는 38%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임시·일용직으로 하향 이동했다.
비취업 기혼여성 가운데 69.2%가 취업을 희망하고 있으나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등으로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혼 여성의 58.5%는 남편과의 가사 분담이 불공평하다고 느겼고, 취업한 기혼 여성 54%도 마찬가지 입장을 보였다. 집안일과 자녀 돌보기에 아내가 하루 평균 5시간 20분을 들이는 데 비해 남편은 1시간 9분에 불과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는 아내가 3시간 17분, 남편이 1시간 12분으로 조사됐다.
◆저연령층일수록 자녀 필요성 약화 = 2자녀 이상 낳기를 희망하는 비율이 미혼남성은 85.9%, 미혼여성은 81.8%로 매우 높게 나타나 현실 여건이 허락하면 많은 자녀를 가지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혼 여성의 경우 64.4%가 자녀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나 20~24세 연령층은 55.7%, 25~29세는 60.8%, 30~34세는 63.5%로, 나이가 적을수록 자녀의 필요성에 소극적이었다.미혼자 가운데 결혼을 하겠다는 응답은 남성이 82.5%, 여성이 73.8%로 각각 나타났다. 그러나 35세 이상 미혼여성의 경우 50%만이 결혼을 희망하는 등 나이가 들수록 결혼 포기율이 높아졌다.
결혼 계획 연령은 남성이 평균 31.8세, 여성이 29.7세로 30세를 전후해 결혼을 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배우자의 조건으로 남성은 성격(38.2%)과 신뢰·사랑(22.5%), 건강(10.1%), 신체적 조건(9.4%) 등을, 여성은 경제력(30.8%)과 성격(23.8%), 신뢰·사랑(19.5%) 등을 중시했다.
‘결혼과 관계없이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데 대해선 미혼 남성의 64.2%, 미혼 여성의 40.9%가 찬성했고, ‘자녀가 있어도 이혼할 수 있다’는 데는 미혼 남성의 37.9%, 미혼 여성의 56.4%가 동의해 여성이 높았다.
미혼 남성의 93.1%, 미혼 여성의 88.7%는 자녀를 낳고 싶다고 밝혔으나 남성의 경우 자녀 양육 부담(22.4%), 자녀 교육 부담(18%), 소득 불안정(17.5%) 등을 이유로, 여성은 자녀 양육 부담(24.5%), 자녀 교육 부담(22.3%), 일·가정 양립 곤란(17.6%) 등을 이유로 1자녀만 갖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2명 이상일 때 교육비 부담 크게 늘어 = 자녀가 있는 가구 가운데 전체 생활비 중 자녀 교육비를 가장 많이 지출했다는 응답이 51.7%로 절반을 넘었다. 이어 식료품비(19.3%), 주거비(15.3%), 보험료(5.4%) 등의 순이었다.
그나마 자녀가 1명일 때는 그 비율이 23.8%에 그쳤으나 2명이 되면 59%, 3명 이상은 63.8%에 달했다. 자녀를 2명 이상 낳을 경우 양육·교육비 부담이 대폭 늘어나는 셈이다.
자녀가 초등학생일 때는 사교육비로 월평균 26만4000원, 중학생은 35만5000원, 고등학생 44만3000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학전 자녀의 월평균 보육·교육비는 0~2세가 9만원, 3세~취학전이 19만원 정도 소요됐다.
이와 함께 주택 보유 여부도 출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세 기혼 여성의 경우 주택 보유시 평균 자녀 수가 0.88명인데 비해 무주택자는 0.66명에 그쳤다. 25~29세 기혼 여성도 주택 보유시 1.14명, 무주택시 1.04명이었고 30~34세는 1.70명, 1.60명, 35~39세는 1.98명, 1.93명으로 무주택자의 저출산 경향이 높았다.
미혼 남성이 결혼을 미루는 이유로는 21.3%가 주택·혼수 등 결혼비용 부담을 들었고 이어 소득 부족(19.2%), 직업 불안정(17.3%) 등의 순이었다. 미혼 여성은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17.8%)과 결혼비용 부담(13.2%) 등을 꼽았다.
초혼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녀수가 줄어드는 경향도 확연했다. 초혼 연령이 24세 이한인 경우는 평균 자녀수가 1.95명이었으나 25~29세는 1.65명, 30~34세 1.22명, 35세 이상 0.71명으로 조사됐다.
기혼 여성들은 저출산 대책으로 자녀 양육·교육비 지원(35.5%)과 일·가정 양립에 대한 지원(24.6%) 등을 희망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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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3일 이와 같은 내용의 ‘2005년도 전국 결혼·출산 동향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24세 연령층에 속한 전국 기혼여성 3802명과 미혼남녀 2670명을 대상으로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가정 전념위해 취업 중단 = 일하는 여성이 결혼을 전후해 직장을 그만둔 비율이 61.2%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와 같은 직업 단절을 경험한 여성 가운데 절반이 조금 넘는 52.8%만이 재취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을 전후해 직장을 그만 둔 이유로는 ‘가정에 전념하기 위해’(27.5%), ‘임신·출산 때문에’(17.9%), ‘가정과 직장 일을 동시에 할 수 없어서’(17.2%) 등이 많았고, 해고나 인사상 불이익을 당한 경우는 3.7%였다.
이처럼 결혼·출산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둔 여성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자녀를 더 낳겠다는 출산 욕구가 현격히 줄어들어 20대 초반은 13.6% 포인트, 20대 후반은 16.8% 포인트, 30대 초반은 8.9% 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상용직에 근무하던 여성이 직장을 잃은 후 취업 전선에 복귀할 때 다시 상용직이 된 경우는 38%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임시·일용직으로 하향 이동했다.
비취업 기혼여성 가운데 69.2%가 취업을 희망하고 있으나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등으로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혼 여성의 58.5%는 남편과의 가사 분담이 불공평하다고 느겼고, 취업한 기혼 여성 54%도 마찬가지 입장을 보였다. 집안일과 자녀 돌보기에 아내가 하루 평균 5시간 20분을 들이는 데 비해 남편은 1시간 9분에 불과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는 아내가 3시간 17분, 남편이 1시간 12분으로 조사됐다.
◆저연령층일수록 자녀 필요성 약화 = 2자녀 이상 낳기를 희망하는 비율이 미혼남성은 85.9%, 미혼여성은 81.8%로 매우 높게 나타나 현실 여건이 허락하면 많은 자녀를 가지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혼 여성의 경우 64.4%가 자녀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나 20~24세 연령층은 55.7%, 25~29세는 60.8%, 30~34세는 63.5%로, 나이가 적을수록 자녀의 필요성에 소극적이었다.미혼자 가운데 결혼을 하겠다는 응답은 남성이 82.5%, 여성이 73.8%로 각각 나타났다. 그러나 35세 이상 미혼여성의 경우 50%만이 결혼을 희망하는 등 나이가 들수록 결혼 포기율이 높아졌다.
결혼 계획 연령은 남성이 평균 31.8세, 여성이 29.7세로 30세를 전후해 결혼을 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배우자의 조건으로 남성은 성격(38.2%)과 신뢰·사랑(22.5%), 건강(10.1%), 신체적 조건(9.4%) 등을, 여성은 경제력(30.8%)과 성격(23.8%), 신뢰·사랑(19.5%) 등을 중시했다.
‘결혼과 관계없이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데 대해선 미혼 남성의 64.2%, 미혼 여성의 40.9%가 찬성했고, ‘자녀가 있어도 이혼할 수 있다’는 데는 미혼 남성의 37.9%, 미혼 여성의 56.4%가 동의해 여성이 높았다.
미혼 남성의 93.1%, 미혼 여성의 88.7%는 자녀를 낳고 싶다고 밝혔으나 남성의 경우 자녀 양육 부담(22.4%), 자녀 교육 부담(18%), 소득 불안정(17.5%) 등을 이유로, 여성은 자녀 양육 부담(24.5%), 자녀 교육 부담(22.3%), 일·가정 양립 곤란(17.6%) 등을 이유로 1자녀만 갖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2명 이상일 때 교육비 부담 크게 늘어 = 자녀가 있는 가구 가운데 전체 생활비 중 자녀 교육비를 가장 많이 지출했다는 응답이 51.7%로 절반을 넘었다. 이어 식료품비(19.3%), 주거비(15.3%), 보험료(5.4%) 등의 순이었다.
그나마 자녀가 1명일 때는 그 비율이 23.8%에 그쳤으나 2명이 되면 59%, 3명 이상은 63.8%에 달했다. 자녀를 2명 이상 낳을 경우 양육·교육비 부담이 대폭 늘어나는 셈이다.
자녀가 초등학생일 때는 사교육비로 월평균 26만4000원, 중학생은 35만5000원, 고등학생 44만3000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학전 자녀의 월평균 보육·교육비는 0~2세가 9만원, 3세~취학전이 19만원 정도 소요됐다.
이와 함께 주택 보유 여부도 출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세 기혼 여성의 경우 주택 보유시 평균 자녀 수가 0.88명인데 비해 무주택자는 0.66명에 그쳤다. 25~29세 기혼 여성도 주택 보유시 1.14명, 무주택시 1.04명이었고 30~34세는 1.70명, 1.60명, 35~39세는 1.98명, 1.93명으로 무주택자의 저출산 경향이 높았다.
미혼 남성이 결혼을 미루는 이유로는 21.3%가 주택·혼수 등 결혼비용 부담을 들었고 이어 소득 부족(19.2%), 직업 불안정(17.3%) 등의 순이었다. 미혼 여성은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17.8%)과 결혼비용 부담(13.2%) 등을 꼽았다.
초혼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녀수가 줄어드는 경향도 확연했다. 초혼 연령이 24세 이한인 경우는 평균 자녀수가 1.95명이었으나 25~29세는 1.65명, 30~34세 1.22명, 35세 이상 0.71명으로 조사됐다.
기혼 여성들은 저출산 대책으로 자녀 양육·교육비 지원(35.5%)과 일·가정 양립에 대한 지원(24.6%) 등을 희망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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