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은 높게 안정성은 그대로

지역내일 2006-03-15
증권사에서 가입하는 예금 ‘은행채’
소액투자자 위한 재테크 상품 부상

은행채가 개인 투자자를 위한 재테크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콜금리가 인상된 이후 단기채 수요가 확산되면서 은행채 주가가 오르고 있다. 고액 자산가를 위한 국·공채 이외에는 소매 채권 물량이 주춤한 상황이라 드물게 높은 신용등급과 고금리를 약속하는 은행채는 반갑기만 하다.
지난해 초만 해도 잔액규모가 61조원 어치, 2주 평균 거래량이 4000억원 안팎에 불과했지만 연말께부터 두 수치가 100조원과 1조원으로 커졌다. 이달 들어서는 잔액이 120조원, 거래량이 1조2000억원 가량으로 늘어났다.
만기는 점점 짧아지는 양상이다. 같은 기간 듀레이션이 2.4년에서 1.6년으로 줄었다. 이태희 나이스채권평가 팀장은 “단기 물량이 그만큼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은행채는 수익성과 안정성 환금성이라는 투자 상품에 필요한 세 박자를 고루 갖춘 상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시중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은 신용평가기관에서 최고 신뢰도를 뜻하는 AAA등급이 대부분. 일부 은행과 지방은행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AA+등급이나 AA등급이다.
우리투자증권 리테일채권팀 관계자는 “채권이라면 증권사에서 취급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가장 안전한 금융기관’인 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이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이 적다”고 말했다. 예금자보호는 되지 않지만 예금처럼 마음 놓고 투자해도 된다는 것이다.
수익성은 오히려 은행 정기예금보다도 낫다. 만기가 3개월 미만인 상품의 수익률이 은행예금 금리로 환산했을 때 4%대 초반. 만기가 6개월을 넘기면 수익률은 4%대 후반까지 오른다.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상인 셈이다.
만기를 채우지 못할 경우 상대적인 수익률은 더 크다. 만기까지 남은 날짜만큼 제외하고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이다. 정기예금을 중도 해약했을 때 이자를 거의 받지 못하는 것과는 다르다.
환금성도 뛰어나다. 주식처럼 공식적으로 투자자를 중개해주는 시장이 없어 장외거래가 이루어지지만 대부분의 증권사가 자사에서 판매한 소매채권은 되사주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 상품은 특히 만기까지 보유하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채권금리가 오를 경우 차익을 얻을 수는 있지만 일반 투자자가 매매시점을 찾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채는 보통 1~2년 만기 상품으로 발행된다. 개인투자자를 위한 상품은 6개월 미만이 주류를 이룬다. 기관이나 법인 즉 펀드에 편입됐다가 만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개인 투자자용 상품으로 내놓는 형태다.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1년 이상 투자해야 하는 상품은 ‘장기상품’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부러 기간조정을 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투자등급에서 안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개별은행의 재무 상태 비교보다는 만기나 이자지급 방식을 살피는 게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자지급 방식인 할인과 이표는 이자를 만기에 지급하느냐 중도에 지급하느냐의 의미다. 같은 조건이라면 이표채가 낫다. 배당금처럼 생각하고 다른 곳에 투자하면 복리 예금에 가입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투자수익률은 대부분의 증권사에서 은행 예금 금리와 비교해서 소비자들이 쉽게 가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15.4%의 이자 소득세가 공제되기 전이다.
현재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등 소매채권을 많이 다루는 증권사들이 기업은행을 비롯해 국민 신한 외환은행 등이 발행한 채권을 소매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최소 투자 금액은 1000~1만원이며 세금우대나 생계형저축으로 투자하면 이자 소득세를 아낄 수 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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