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스 워드의 방한으로 한국사회에서 혼혈인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이슈 선점’을 위한 정책이 성급하게 발표되면서 ‘냄비 관심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혼혈에 대한 인식변화와 교육부문의 개선이 최우선 과제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혼혈인구 구성 이미 크게 변화 = 최근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대학입학 할당제 등을 내용을 하는 ‘국제결혼 가정에 대한 차별금지법’제정을 추진키로 합의했고 한나라당도 ‘혼혈인 및 혼혈인 가족지원법’ 제정안을 서둘러 발의했다.
청와대도 4월말 혼혈인 관련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도 2007년부터 초·중·고 교과서를 개정해 다인종, 다문화 시대에 발맞추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은 말 그대로 ‘교과서’적인 내용일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대로 된 대책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외국인노동자와의 결혼으로 탄생한 혼혈 1, 2세대와는 확인하게 다른 혼혈 3세대는 그 수는 물론 생활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1, 2세대 혼혈인들은 일정한 지역에 밀집돼 있고 다양한 공동체가 구성돼 있지만 3세대의 경우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으며 대부분 연령도 10세 이하이다.
부모 중 1명의 한국어 능력 저하가 자녀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피부색으로 인한 차별이 엄연한 현실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혼혈인들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는 교육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 10월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에서 재학 중인 혼혈인은 도시지역 3469명, 농촌지역 2593명을 합쳐 모두 6052명이다.
99년 이후에 국제결혼한 16만여쌍의 자녀들이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정규학교를 입학하는 혼혈인의 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학교를 다니는 혼혈인은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10년쯤 후에는 공장 밀집지역이나 농촌 일부지역 학교 학생 중 4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며 “‘학습부진아 특별교육’과 ‘집단 따돌림 예방교육’ 등의 다문화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지만 예산이 문제”라고 말했다.
◆차별의식 대물림 극복필요 = 최근 들어 사회적 인식이 진전됐다고 하지만 백인과 유색인에 대한 이중적 태도는 여전하다.
연예인 다니엘 헤니와 데니스 오 같은 백인계 혼혈인에게는 상대적으로 관대함을 보이는 반면 흑인계와 아시아계에 대한 왜곡된 시선은 여전하다.
지난 10월 경기 수원 호매실초등학교 고아라(29) 교사가 서울·경기지역 초등학생 4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친구로 사귀고 싶은 인종은 백인이 가장 높은 반면 ‘어느 인종이 더 비위생적이냐’ 질문에 흑인이 43.4%로 가장 높았다.
학생들은 가장 지위가 높고, 부유하며, 근면한 인종으로 한결같이 백인을 꼽았지만 동남아인들이나 흑인은 게으르고 가난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사회의 ‘영어를 쓰는 미국 백인’에 대한 동경이 아이들에게 대물림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혼혈인을 차별하는 제도가 없었는데도 광범위한 차별이 존재했는데 법과 제도만 만든다고 차별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면서 “혼혈인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결국 문화가 시작과 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광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특히 혼혈에 대한 인식변화와 교육부문의 개선이 최우선 과제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혼혈인구 구성 이미 크게 변화 = 최근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대학입학 할당제 등을 내용을 하는 ‘국제결혼 가정에 대한 차별금지법’제정을 추진키로 합의했고 한나라당도 ‘혼혈인 및 혼혈인 가족지원법’ 제정안을 서둘러 발의했다.
청와대도 4월말 혼혈인 관련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도 2007년부터 초·중·고 교과서를 개정해 다인종, 다문화 시대에 발맞추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은 말 그대로 ‘교과서’적인 내용일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대로 된 대책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외국인노동자와의 결혼으로 탄생한 혼혈 1, 2세대와는 확인하게 다른 혼혈 3세대는 그 수는 물론 생활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1, 2세대 혼혈인들은 일정한 지역에 밀집돼 있고 다양한 공동체가 구성돼 있지만 3세대의 경우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으며 대부분 연령도 10세 이하이다.
부모 중 1명의 한국어 능력 저하가 자녀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피부색으로 인한 차별이 엄연한 현실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혼혈인들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는 교육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 10월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에서 재학 중인 혼혈인은 도시지역 3469명, 농촌지역 2593명을 합쳐 모두 6052명이다.
99년 이후에 국제결혼한 16만여쌍의 자녀들이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정규학교를 입학하는 혼혈인의 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학교를 다니는 혼혈인은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10년쯤 후에는 공장 밀집지역이나 농촌 일부지역 학교 학생 중 4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며 “‘학습부진아 특별교육’과 ‘집단 따돌림 예방교육’ 등의 다문화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지만 예산이 문제”라고 말했다.
◆차별의식 대물림 극복필요 = 최근 들어 사회적 인식이 진전됐다고 하지만 백인과 유색인에 대한 이중적 태도는 여전하다.
연예인 다니엘 헤니와 데니스 오 같은 백인계 혼혈인에게는 상대적으로 관대함을 보이는 반면 흑인계와 아시아계에 대한 왜곡된 시선은 여전하다.
지난 10월 경기 수원 호매실초등학교 고아라(29) 교사가 서울·경기지역 초등학생 4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친구로 사귀고 싶은 인종은 백인이 가장 높은 반면 ‘어느 인종이 더 비위생적이냐’ 질문에 흑인이 43.4%로 가장 높았다.
학생들은 가장 지위가 높고, 부유하며, 근면한 인종으로 한결같이 백인을 꼽았지만 동남아인들이나 흑인은 게으르고 가난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사회의 ‘영어를 쓰는 미국 백인’에 대한 동경이 아이들에게 대물림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혼혈인을 차별하는 제도가 없었는데도 광범위한 차별이 존재했는데 법과 제도만 만든다고 차별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면서 “혼혈인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결국 문화가 시작과 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광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