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패 - 경기 안양 경향아파트 재건축조합 /주제 - 부조합장 분신사건 ‘일파만파’

주민들, “경찰 진술확보요구 묵살”주장…분신 배경에 관심집중

지역내일 2001-02-12
경기도 안양시 경향아파트 재건축조합 부조합장 사망사건과 경찰수사과정에 대한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9시 30분께 조합사무실에서 부조합장 최 모씨(52·의왕시 오전동)가 자신을 해임한 조합장 김 모씨(50·여)와 동반자살 하겠다며 자신의 몸에 신나를 붓고 불을 붙여 중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지난 11일 밤 사망했다.
그러나 유족들과 이웃들이 최씨가 사망하기 사흘전 의식을 회복, 담당의사의 권유에 따라 안양경찰서에 최씨의 진술을 받아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이를 묵살했다며 경찰 수사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최씨와 가깝게 지내온 한 주민은 “8일 오후 환자 상태가 호전되자 의사의 권유와 가족들의 요구로 수차례에 걸쳐 경찰에 직접 와서 진술을 받아달라고 요구했으나 오지 않았다”며 “사망일인 11일 오후 가족이 직접 안양경찰서에 찾아가 형사를 대동, 사망하기 직전 일부 얘기를 듣는데 그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양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 있던 참고인 진술과 현장조사를 마쳤으나, 최씨는 상태가 나빠 병원과 계속 연락하며 상황을 체크해 왔다”며 “담당자 업무 등의 문제로 방문요청을 받은 다음날 나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계자는 “공증을 위해 경찰입회를 요청한 것이라면 경찰이 공증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가야할 필요는 없다”며 “부검결과와 가족 등이 제출하는 자료를 참고해 수사를 진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억울한 죽음을 만들지 않기 위해 경찰에 진술을 받아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사람이 죽어가는데 확실히 수사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면 그랬겠느냐”며 경찰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더구나 최씨와 병원에 함께 있었던 주민들에 따르면 최씨가 사망하기 하루 전, 자신이 라이터에 불을 붙이지 않았다며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경찰수사내용과 상당부분 다른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최씨의 사망 경위 등에 대한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또한 최씨가 이웃과 유족들에게 남긴 진술내용은 녹취된 상태지만 현재까지 최씨 사망으로 인한 충격에 빠진 유족들은 녹취내용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사건의 진의를 밝히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경향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해말 아파트 시공사인 (주)현대건설과 조합간의 본계약 체결과정에서 공사 가계약서와 본계약서의 변경내용에 대한 조합내 이견으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져 부조합장 분신사건의 뒷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양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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