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는 회계법인의 실사보고로 파산의 위기에 직면한 동아건설이
불법적인 분식회계 사실을 자인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해외부문만 살리
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식회계 자인= 동아건설은 지난 9일 법원에 분식결산에 대해 자신신고를 했다. 그 규모
는 7000억원. 지난 88년∼97년까지 10년간 환율을 조작, 해외공사의 매출을 부풀리는 방식을
사용해 왔다. 동아건설이 이렇게 스스로의 불법적인 분식회계사실을 자백한 것은 파산을 모
면하려는 고육지책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시각이다. 동아건설은 자산을 많게 보이게 하기 위
해 이미 회수된 국내외 매출채권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조작해 왔는데 이것이 삼
일회계법인의 실사과정에서 채권회수 기일이 늦어져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데 작용했다는
것이다. 동아건설 관계자도 “법원에 제출된 삼일회계의 의견서는 분식회계에 근거한 잘못
된 분석”이라며 “분식회계의 거품의 걷힐 경우 계속기업가치가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
다. 법원도 동아의 분식결산 주장이 나오자 파산결정을 한달 연기했다. 분식회계에 대한 면
밀한 조사를 통해 동아건설의 경제성 여부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조사결과에 따라서는
당시의 임직원들과 당시 회계법인의 사법처리도 예상돼 자칫 제 2의 대우사태가 일어날 수
도 있다.
◇ 전망 = 분식회계문제로 법원의 파산결정이 한달간 연기됐지만 동아의 회생은 어렵다는
것이 전반적이 시각이다.
진념 부총리도 9일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동아건설의 청산은 불가피하며 리비아 공사는 계
속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동아건설의 파산을 전제로 대책을 강구하
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건교부 관계자도 동아건설이 파산하더라도 법적 실체는 남아있
으므로 리비아측이 양해하면 대수로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다”고 말해 파산을 전제로 해
외공사에 대한 대책마련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동아건설은 생존하더라
도 리비아 대수로 공사 등 해외부문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사업규모만 유지할 것으로 보인
다.
동아건설이 해외부문을 중심으로 국내사업을 정리할 경우 분양보증 대상이 아닌 재개발 재
건축 아파트의 6000여 가구 계약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동아건설은 리비아 대수로 공사 등 14건 70억 달러 규모의 해외공사를 진행중에
있고 시공잔액은 4억5000만 달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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