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이슬람 여성들 일처다부제 보편화
남편 벌이 시원찮아 자녀와 생계위해 두번째 남편 맞아
남성들 “버림받는 것보다 났다” 묵묵히 받아들여
◆“돈 못벌어 오니 둘째 남편 맞아도 할 수 없다” =
중앙아시아의 대표적 이슬람 국가인 우즈베키스탄 여성들 사이에서 일처다부제가 사회 흐름처럼 자리 잡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에 몰린 남편들은 부인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두 번째 남편을 두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현상과 더불어 이슬람여성 사이에서 성적불만족 등을 이유로 남편과 법적 관계를 유지한 채 결혼하는 여성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러시아 인터넷 매거진 <페르가나.러>가 안디잔 현지에서 전했다.
◆여성들 중혼은 남편도 아는 ‘비밀’ = 어느 시대나 결혼한 여성에게 애인이 있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국민 88%가 무슬림인 우즈베키스탄에서 여성이 둘째 남편을 두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은 눈이 휘둥그레질 일이다.
물론 우즈베키스탄 법과 이슬람 율법 샤리아는 여성의 중혼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여성이 두 번째 남편을 두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남편들은 자신의 ‘숙적’이 누군지 모르기도 하지만 일부 남편은 그가 누구고 어떤 인물인지 잘 알고 있지만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이들은 부인이 자신을 버리지 않는 한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받아들인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즈베키스탄의 일처다부제 현상은 경제적인 문제가 원인이다.
안디잔의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사이오라 굴마토야의 남편은 오래전부터 실업상태다.
둘 사이에는 두 명의 어린 자녀가 있다.
사이오라는 최근 파이톡에 살고 있는 무카마잔 조이로브라는 한 사업가의 두 번째 아내가 됐다. 하지만 그녀는 첫 남편과 이혼하지 않았다.
굴마토야와 그녀의 남편은 법적으로 여전히 부부사이지만 그녀의 두 번째 결혼은 니카 무슬림 전통에 따라 치러졌다.
그녀의 두 번째 남편은 시내에 아파트 한 채를 사줬고 사이오라의 이웃과 직장동료들 그리고 심지어 그녀의 두 자녀조차 이 모든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녀의 동료인 마크푸자는 “사이오라의 남편도 모든 사실을 알고 있지만 아내가 다른 남자와 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척 한다”고 말했다.
“왜 남편이 모르는 척 하냐”고 기자가 묻자 그녀는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고, 자신이 직업이 없기 때문에 책임이 그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남편은 내가 떠나면 정말 헤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고 아이들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고 답했다.
◆성적불만과 사랑, 성병 공포로 인한 중혼도 생겨 = 남편과 성적 불만족 등으로 인한 중혼도 늘고 있다.
안디잔 부스탄에 거주하는 굴미라의 법적 남편인 샤코비딘은 네 아이의 아버지인 공무원이다.
하지만 정작 그녀가 사랑하는 것은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이다.
남편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고 굴미라는 항상 다른 남성을 만나러 갈 수 있다.
굴미라는 “샤코비딘은 내가 원하는 사람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단지 자기를 버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샤코비딘은 자신이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는 이유를 비밀로 했지만 굴미라는 남편이 자신을 성적으로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디잔과 수도 타슈켄트 사이를 왕복하는 운전사 딜무로드 코시모브는 남편이 둘인 여성들을 흔히 본다고 말한다.
그는 “여성을 비난해서는 안된다. 제각기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여성은 남편이 오래 전부터 실업상태다. 이들은 남편과 자녀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돈 많은 남성과 결혼한다. 어떤 여성은 그저 남편을 사랑하지 않을 뿐이다. 사정은 이렇게 여러 가지”라며 “인간의 목숨이 하나 밖에 없지 않으가!”라고 여성들의 중혼을 옹호했다.
한편 나만간에 살고 있는 로바르 투르구노바의 남편은 멀리 떨어진 타슈켄트에서 일하는 탓에 한달 혹은 두 달에 한번 집에 온다.
로바르는 남편이 여자 없이 몇 달을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결혼한 여성과 함께 사는 것을 허락했다. 남편이 매춘여성에게서 성병을 옮아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중혼여성들 저승에서 죄 값 치를 것” = 우즈베키스탄 사회가 예전부터 이토록 개방적인 것은 아니었다.
과거 우즈벡 여성들은 평생 한명의 남편만 있었을 뿐이다. 여성들은 재혼할 권리가 없었다. 2차 세계대전 중에도 남편을 일찍 잃은 젊은 여성들은 재혼하지 않았다.
이슬람은 남편이 부인들을 공평하게 대하는 한 일부다처제를 허용하고 있지만 여성들이 여러 명의 남편을 두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요즘 기혼 여성이 두 번째 결혼을 하는 것은 이슬람 규범을 어기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명백한 간통이다. 이들은 저승에서 죄 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안디잔의 한 회교법학자는 말했다.
안디잔대학의 한 교수는 “유럽의 기독교국가에서도 여러 명의 남편을 두는 것은 비도덕적 행위며 이슬람에서는 더욱 나쁜 일이다”며 “여성이 자신의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남편과 이혼하고 다른 남성과 결혼하면 된다”고 여성의 중혼을 비난했다.
그는 또 “여성들은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것을 용서할 수 있지만 대부분 남성은 부인이 다른 남성과 관계를 갖는 것을 참지 못한다”면서 우즈베키스탄 남성들이 여성의 중혼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는 기현상에 혀를 내둘렀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일부다처제나 일처다부제의 원인에 대한 논의는 아직 터부시되고 있다. 가족의 일은 가족 안에서 해결하고 밖으로는 쉬쉬하는 문화 탓이다.
“하지만 사회는 곧 이런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가정상황에 대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러시아 언론은 지적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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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벌이 시원찮아 자녀와 생계위해 두번째 남편 맞아
남성들 “버림받는 것보다 났다” 묵묵히 받아들여
◆“돈 못벌어 오니 둘째 남편 맞아도 할 수 없다” =
중앙아시아의 대표적 이슬람 국가인 우즈베키스탄 여성들 사이에서 일처다부제가 사회 흐름처럼 자리 잡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에 몰린 남편들은 부인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두 번째 남편을 두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현상과 더불어 이슬람여성 사이에서 성적불만족 등을 이유로 남편과 법적 관계를 유지한 채 결혼하는 여성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러시아 인터넷 매거진 <페르가나.러>가 안디잔 현지에서 전했다.
◆여성들 중혼은 남편도 아는 ‘비밀’ = 어느 시대나 결혼한 여성에게 애인이 있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국민 88%가 무슬림인 우즈베키스탄에서 여성이 둘째 남편을 두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은 눈이 휘둥그레질 일이다.
물론 우즈베키스탄 법과 이슬람 율법 샤리아는 여성의 중혼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여성이 두 번째 남편을 두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남편들은 자신의 ‘숙적’이 누군지 모르기도 하지만 일부 남편은 그가 누구고 어떤 인물인지 잘 알고 있지만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이들은 부인이 자신을 버리지 않는 한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받아들인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즈베키스탄의 일처다부제 현상은 경제적인 문제가 원인이다.
안디잔의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사이오라 굴마토야의 남편은 오래전부터 실업상태다.
둘 사이에는 두 명의 어린 자녀가 있다.
사이오라는 최근 파이톡에 살고 있는 무카마잔 조이로브라는 한 사업가의 두 번째 아내가 됐다. 하지만 그녀는 첫 남편과 이혼하지 않았다.
굴마토야와 그녀의 남편은 법적으로 여전히 부부사이지만 그녀의 두 번째 결혼은 니카 무슬림 전통에 따라 치러졌다.
그녀의 두 번째 남편은 시내에 아파트 한 채를 사줬고 사이오라의 이웃과 직장동료들 그리고 심지어 그녀의 두 자녀조차 이 모든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녀의 동료인 마크푸자는 “사이오라의 남편도 모든 사실을 알고 있지만 아내가 다른 남자와 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척 한다”고 말했다.
“왜 남편이 모르는 척 하냐”고 기자가 묻자 그녀는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고, 자신이 직업이 없기 때문에 책임이 그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남편은 내가 떠나면 정말 헤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고 아이들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고 답했다.
◆성적불만과 사랑, 성병 공포로 인한 중혼도 생겨 = 남편과 성적 불만족 등으로 인한 중혼도 늘고 있다.
안디잔 부스탄에 거주하는 굴미라의 법적 남편인 샤코비딘은 네 아이의 아버지인 공무원이다.
하지만 정작 그녀가 사랑하는 것은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이다.
남편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고 굴미라는 항상 다른 남성을 만나러 갈 수 있다.
굴미라는 “샤코비딘은 내가 원하는 사람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단지 자기를 버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샤코비딘은 자신이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는 이유를 비밀로 했지만 굴미라는 남편이 자신을 성적으로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디잔과 수도 타슈켄트 사이를 왕복하는 운전사 딜무로드 코시모브는 남편이 둘인 여성들을 흔히 본다고 말한다.
그는 “여성을 비난해서는 안된다. 제각기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여성은 남편이 오래 전부터 실업상태다. 이들은 남편과 자녀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돈 많은 남성과 결혼한다. 어떤 여성은 그저 남편을 사랑하지 않을 뿐이다. 사정은 이렇게 여러 가지”라며 “인간의 목숨이 하나 밖에 없지 않으가!”라고 여성들의 중혼을 옹호했다.
한편 나만간에 살고 있는 로바르 투르구노바의 남편은 멀리 떨어진 타슈켄트에서 일하는 탓에 한달 혹은 두 달에 한번 집에 온다.
로바르는 남편이 여자 없이 몇 달을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결혼한 여성과 함께 사는 것을 허락했다. 남편이 매춘여성에게서 성병을 옮아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중혼여성들 저승에서 죄 값 치를 것” = 우즈베키스탄 사회가 예전부터 이토록 개방적인 것은 아니었다.
과거 우즈벡 여성들은 평생 한명의 남편만 있었을 뿐이다. 여성들은 재혼할 권리가 없었다. 2차 세계대전 중에도 남편을 일찍 잃은 젊은 여성들은 재혼하지 않았다.
이슬람은 남편이 부인들을 공평하게 대하는 한 일부다처제를 허용하고 있지만 여성들이 여러 명의 남편을 두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요즘 기혼 여성이 두 번째 결혼을 하는 것은 이슬람 규범을 어기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명백한 간통이다. 이들은 저승에서 죄 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안디잔의 한 회교법학자는 말했다.
안디잔대학의 한 교수는 “유럽의 기독교국가에서도 여러 명의 남편을 두는 것은 비도덕적 행위며 이슬람에서는 더욱 나쁜 일이다”며 “여성이 자신의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남편과 이혼하고 다른 남성과 결혼하면 된다”고 여성의 중혼을 비난했다.
그는 또 “여성들은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것을 용서할 수 있지만 대부분 남성은 부인이 다른 남성과 관계를 갖는 것을 참지 못한다”면서 우즈베키스탄 남성들이 여성의 중혼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는 기현상에 혀를 내둘렀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일부다처제나 일처다부제의 원인에 대한 논의는 아직 터부시되고 있다. 가족의 일은 가족 안에서 해결하고 밖으로는 쉬쉬하는 문화 탓이다.
“하지만 사회는 곧 이런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가정상황에 대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러시아 언론은 지적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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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가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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