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구당 500만원꼴 부담

1년 GDP의 37% 차지, 45조-65조원 회수 불능

지역내일 2000-09-26
정부가 IMF 이후 부실 금융기관에 쏟아 부은 돈은 118조원이다.
지난 한해 정부 지출총액인 113조원보다 많다. 더구나 우리나라 국내 총생산(GDP) 484조원
의 약 25%를 차지하는 엄청난 규모다.
여기에 정부는 40조원을 추가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공적자금 규모는 총
150조원대가 된다. 이중 회수불가능한 채권과 조성 원금에 대한 이자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국민들이 6∼7년 동안 부담해야할 액수는 적으면 45조원에서 최고 65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국민 1인당 130만원 꼴로 4인 가족 기준 가구당 평균 400만원에서 520여만원을 부담
해야할 처지다.
김재석 광주경실련 사무처장(39)은 “40조원의 추가 공적자금을 조성하기에 앞서 기존 118
조원의 공적자금 사용 내역과 부실 책임에 대해 낱낱이 밝히고 책임 추궁을 한 뒤에 추가가
금을 넣어야 한다”며 “국민 1 가구당 500여만원의 조세부담이 느는데 그것을 요구하는 것
은 당연한 권리다”고 말했다.
공적자금은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가 채권을 발행해 조성하기 때문에 국민세금이 곧
바로 공적자금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부는 이들 채권에 대해 원리금 상환 보증
을 서주고 있기 때문에 회수하지 못한 공적자금은 100% 국민세금으로 전가된다.
국민들의 잠재적인 조세부담 규모 가운데 가장 큰 부문은 1차 공적자금 64조원에 대해 발생
하는 28조원의 이자다.
정부는 이자를 2006년까지 재정융자특별회계를 통해 무이자로 예보와 자산관리공사에 빌려
주고 있다.
하지만 두 기관 모두 현재 지급여력이 부족한 상태로 정부에 상환 능력이 거의 없어 국민세
금 부담이 불가피하다.

또 추가 공적자금에서 생기는 15조원∼18조원 정도의 이자도 국민세금으로 해결해야할 돈이
다. 이와함께 각종 부실 금융기관에 지원했다가 회수가 불가능한 것으로 추산되는 금액도
줄잡아 18조원대를 넘는다. 그러나 이 액수는 지원액을 모두 회수한다는 가정 아래 세워진
것이며 미 회수 자금이 늘어날 경우 국민부담은 더 무거워진다.
정부가 출자 보유하고 있는 부실금융기관의 주식 부동산 부실채권 등의 값이 오르면 국민부
담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각종 자산 가격은 시장상황에 따
라 변동이 심한데다 IMF와 2002년 말부터 보유주식을 매각하기로 합의해 당분간은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 정부가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고 지금까지 사용한 27조 8000억원 규모의 공공자금 가운
데 미회수 금액이 늘어나 정부의 재정적자로 확대될 경우 이 역시 국민들의 조세 부담은 눈
덩이처럼 불어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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