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일을 한다니까 주위 사람들 대부분 반대했어요. 아내와 가장 친한 친구만이 저를 믿어주고 용기를 줬죠.” 알리안츠생명 강남 PA 지점에서 PA(프로페셔널 어드바이저)로 활동 중인 오진석(35)씨는 이렇게 3년 전을 회고했다. 지금이야 억대 연봉의 잘 나가는 PA이지만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두 번의 이직과 새 출발 = 그는 사회 첫발을 언론계에서 시작했다. 보수성향의 시사주간지였다. 이곳에서 2년 남짓 근무하는 동안 그의 생활은 말이 아니었다. 밤늦은 귀가는 그야말로 기본에 속했다.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보태져 도저히 정상적인 생활이 안됐다. 당시 신혼초였는데 부부간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오죽하면 평소 무던한 성격의 부인이 간곡하게 청할 정도였다. “그냥 남들처럼 아침에 출근해 저녁에 퇴근하는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오 씨는 그야말로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서른이 넘은 늦은 나이에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다행히 모 카드회사 공채에 합격했다. 나이가 많았는데 나이제한을 없애자는 당시 사회적 분위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기자생활을 하면서 자유롭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던 생활에서 한 순간에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던 것. 회사에만 얽매인 샐러리맨의 답답한 생활도 체질에 맞지 않았다.
특히 자기보다 5~10년 먼저 입사한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가올 자신의 미래에 대해 더욱 갑갑함을 느꼈다. 결국 카드사에서 근무한지 10개월 만에 다시 이직을 고민했다.
이때 우연찮게 그가 다니던 교회 지인으로부터 알리안츠 생명의 세일즈 매니저를 소개받게 됐다. 관심이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보험자체를 너무 싫어했던 그가 보험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다.
◆장모님 통해 다시 생각한 보험 = 물론 고민이 많았다. 그렇게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보험 영업을 직접 할 결심이 선뜻 서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제안을 했던 세일즈 매니저의 두 가지 설명이 그의 마음을 바꿨다. 보험업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누구든 만날 수 있다는 점과 노동한 만큼의 결과가 분명히 나온다는 말이었다. 사람들과 몸으로 부대끼는 것을 좋아했던 그에게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주변에 자문을 구했다. 모두 반대했다. 단 두 사람만 예외였다. 부인과 사업을 하고 있던 친한 친구다. 친구는 그에게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만나는 것을 즐기는 것을 볼 때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부인은 남다른 사연을 갖고 있었다. 오 씨의 장모는 두 사람이 결혼한 지 3개월쯤 뒤에 돌아가셨는데 고인이 되기 전 15년간을 병으로 고생했다는 것. 15년 동안 두 차례의 뇌수술과 두 차례의 암수술을 받았다. 그동안 본인과 가족들의 고생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 과정에서 오 씨의 부인은 보험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보험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오 씨가 보험영업을 고민하자 어머니 얘기를 전해주며 진지하게 생각해볼 만하다고 권한 것도 이처럼 남다른 사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제안을 했던 세일즈 매니저가 나중에 알고 보니 그의 부인 보험설계사였다. 보험과의 남다른 인연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상품설명자가 아닌 신념의 설득자 = 남들에 비해 빠른 출발은 아니지만 그가 쌓은 성과는 간단치 않다. 설계사 활동 첫해인 2003년에 PA컨벤션 골드에서 알리안츠생명 전체에서 11위를 차지했고, 2004년에는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전체 8위의 우수한 실적을 냈다. 2년 만에 MDRT(백만불원탁회의) 회원에 가입했고, 최근에는 MDRT 실적 3배 이상 되는 사람들이 가입하는 COT(Court of the Table)에도 가입했다.
그렇다고 무슨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교과서 같은 얘기지만 고객에 대한 성실함이 유일한 무기다. 그는 “말의 기술이나 프리젠테이션 능력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성실함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최우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 기억에 남는 고객들도 많다. 특히 어떤 회사의 경우 지인의 소개로 거의 매일 아침 사무실에 출근하다시피 하면서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상담했다. 이를 지켜보던 그 회사 전무가 업무에 방해가 된다고 따끔하게 야단을 치려고 하다가 워낙 열심히 설명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참았다고 한다. 더구나 직원들에게 다 상담을 한 뒤 자신에게까지 명함을 전하러 오는 모습을 보고 깊은 신뢰를 보냈다고 한다. 그 전무는 그동안 자신이 들고 있던 모든 보험증권을 내놓으면서 새롭게 보험설계를 해 줄 것을 부탁했다.
또한 그 회사 사장을 비롯해 거의 대부분의 직원들이 가입해 3500만원이 넘는 납입보험료를 받게 됐다. 지금도 그 전무와는 가끔씩 가족들까지 동반해 식사를 함께 할 정도로 좋은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고객을 부지런히 만나고 고객의 얘기를 진지하게 들은 뒤 고객에게 재정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진짜 프로라는 생각이다. 단순한 상품 설명자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신념의 설득자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것이다.
◆영업현장의 고민 조직상층부로 전달 = 그리 길지 않은 보험업 경력이지만 그는 이제 보험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고 단언한다. 예전에는 아는 사람이 권유하면 관계를 깨지 않기 위해 하나씩 들어주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재산증식이나 노후보장 등 다양한 재무 포트폴리오가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변액보험이 뜨고 저축성 보험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는 것.
그는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을 제안했을 때는 그냥 유익하다는 정도의 반응인데 재산증식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제안했을 때는 정말 유익하고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물론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별도의 시간을 내서 주식 등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세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에게는 외국계 회사에 다니면서 느끼는 남다른 고민이 있다. 최일선에서 고객들을 만나는 영업직들의 고충과 고민이 상층부에 전달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냥 침묵한 지키는 것은 체질이 아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의식을 적극 전달해 조직의 변화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계획이다.
또한 그는 “현장의 설계사로 차근차근 경력을 쌓고 능력을 키워 나중에는 대표이사나 임원에까지 도전해 보고자 한다”고 조심스럽게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단순 고용인이 아니라 자신이 바로 회사의 주인이라는 생각인 것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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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이직과 새 출발 = 그는 사회 첫발을 언론계에서 시작했다. 보수성향의 시사주간지였다. 이곳에서 2년 남짓 근무하는 동안 그의 생활은 말이 아니었다. 밤늦은 귀가는 그야말로 기본에 속했다.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보태져 도저히 정상적인 생활이 안됐다. 당시 신혼초였는데 부부간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오죽하면 평소 무던한 성격의 부인이 간곡하게 청할 정도였다. “그냥 남들처럼 아침에 출근해 저녁에 퇴근하는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오 씨는 그야말로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서른이 넘은 늦은 나이에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다행히 모 카드회사 공채에 합격했다. 나이가 많았는데 나이제한을 없애자는 당시 사회적 분위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기자생활을 하면서 자유롭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던 생활에서 한 순간에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던 것. 회사에만 얽매인 샐러리맨의 답답한 생활도 체질에 맞지 않았다.
특히 자기보다 5~10년 먼저 입사한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가올 자신의 미래에 대해 더욱 갑갑함을 느꼈다. 결국 카드사에서 근무한지 10개월 만에 다시 이직을 고민했다.
이때 우연찮게 그가 다니던 교회 지인으로부터 알리안츠 생명의 세일즈 매니저를 소개받게 됐다. 관심이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보험자체를 너무 싫어했던 그가 보험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다.
◆장모님 통해 다시 생각한 보험 = 물론 고민이 많았다. 그렇게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보험 영업을 직접 할 결심이 선뜻 서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제안을 했던 세일즈 매니저의 두 가지 설명이 그의 마음을 바꿨다. 보험업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누구든 만날 수 있다는 점과 노동한 만큼의 결과가 분명히 나온다는 말이었다. 사람들과 몸으로 부대끼는 것을 좋아했던 그에게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주변에 자문을 구했다. 모두 반대했다. 단 두 사람만 예외였다. 부인과 사업을 하고 있던 친한 친구다. 친구는 그에게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만나는 것을 즐기는 것을 볼 때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부인은 남다른 사연을 갖고 있었다. 오 씨의 장모는 두 사람이 결혼한 지 3개월쯤 뒤에 돌아가셨는데 고인이 되기 전 15년간을 병으로 고생했다는 것. 15년 동안 두 차례의 뇌수술과 두 차례의 암수술을 받았다. 그동안 본인과 가족들의 고생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 과정에서 오 씨의 부인은 보험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보험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오 씨가 보험영업을 고민하자 어머니 얘기를 전해주며 진지하게 생각해볼 만하다고 권한 것도 이처럼 남다른 사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제안을 했던 세일즈 매니저가 나중에 알고 보니 그의 부인 보험설계사였다. 보험과의 남다른 인연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상품설명자가 아닌 신념의 설득자 = 남들에 비해 빠른 출발은 아니지만 그가 쌓은 성과는 간단치 않다. 설계사 활동 첫해인 2003년에 PA컨벤션 골드에서 알리안츠생명 전체에서 11위를 차지했고, 2004년에는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전체 8위의 우수한 실적을 냈다. 2년 만에 MDRT(백만불원탁회의) 회원에 가입했고, 최근에는 MDRT 실적 3배 이상 되는 사람들이 가입하는 COT(Court of the Table)에도 가입했다.
그렇다고 무슨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교과서 같은 얘기지만 고객에 대한 성실함이 유일한 무기다. 그는 “말의 기술이나 프리젠테이션 능력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성실함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최우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 기억에 남는 고객들도 많다. 특히 어떤 회사의 경우 지인의 소개로 거의 매일 아침 사무실에 출근하다시피 하면서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상담했다. 이를 지켜보던 그 회사 전무가 업무에 방해가 된다고 따끔하게 야단을 치려고 하다가 워낙 열심히 설명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참았다고 한다. 더구나 직원들에게 다 상담을 한 뒤 자신에게까지 명함을 전하러 오는 모습을 보고 깊은 신뢰를 보냈다고 한다. 그 전무는 그동안 자신이 들고 있던 모든 보험증권을 내놓으면서 새롭게 보험설계를 해 줄 것을 부탁했다.
또한 그 회사 사장을 비롯해 거의 대부분의 직원들이 가입해 3500만원이 넘는 납입보험료를 받게 됐다. 지금도 그 전무와는 가끔씩 가족들까지 동반해 식사를 함께 할 정도로 좋은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고객을 부지런히 만나고 고객의 얘기를 진지하게 들은 뒤 고객에게 재정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진짜 프로라는 생각이다. 단순한 상품 설명자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신념의 설득자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것이다.
◆영업현장의 고민 조직상층부로 전달 = 그리 길지 않은 보험업 경력이지만 그는 이제 보험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고 단언한다. 예전에는 아는 사람이 권유하면 관계를 깨지 않기 위해 하나씩 들어주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재산증식이나 노후보장 등 다양한 재무 포트폴리오가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변액보험이 뜨고 저축성 보험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는 것.
그는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을 제안했을 때는 그냥 유익하다는 정도의 반응인데 재산증식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제안했을 때는 정말 유익하고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물론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별도의 시간을 내서 주식 등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세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에게는 외국계 회사에 다니면서 느끼는 남다른 고민이 있다. 최일선에서 고객들을 만나는 영업직들의 고충과 고민이 상층부에 전달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냥 침묵한 지키는 것은 체질이 아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의식을 적극 전달해 조직의 변화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계획이다.
또한 그는 “현장의 설계사로 차근차근 경력을 쌓고 능력을 키워 나중에는 대표이사나 임원에까지 도전해 보고자 한다”고 조심스럽게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단순 고용인이 아니라 자신이 바로 회사의 주인이라는 생각인 것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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