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마을 건영빌라 2단지 부녀회<351호/생활>

"주위 노인들을 내 부모처럼…"

지역내일 2000-09-20
기찻길을 끼고 야트막하게 줄지어 선 건영빌라 2단지는 흡사 동화나라 요정들의 예쁜 집을 떠올리게 한다. 과연 저 집에도 내일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사람도 상가도 북적거리는 고층 아파트에 비해 세대수도 적고 주변도 한적하다.
이 동화나라를 오늘도 어김없이 진두지휘하는 부녀회.
총 139세대의 부녀회 임원은 단 4명. 김난희 회장, 김은경 부회장, 김태행 총무, 김금순 회계가 그들이다.
세대수가 적다고 할 일이 없는 건 아니다.
빌라가 가진 특성상 이 단지엔 편안한 노후생활을 꿈꾸는 노인들이 많다. 그래서 2단지 부녀회의 가장 중요한 활동은 주위 노인들을 내 부모처럼 모시는 것.
자기 부모도 마다하는 요즘 세태에 단지 노인들을 내 부모처럼 돌보는 건 말처럼 쉽지가 않다. 한 달에 한 번씩 식사를 대접하고 골다공증 무료진료 및 검사 프로그램도 방송을 통해 알린다.
또한 명절엔 크진 않지만 따뜻한 마음의 선물도 준비하고 독거 노인에겐 가족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부분을 대신 해줄 때가 많다. 틈틈이 관심을 갖고 방문해 그들의 대화상대가 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부녀회가 뭐 대단한 건가요? 그저 내 집 챙길 때 잊지 않고 같이 챙길 뿐...."이라고 오히려 젊은 임원들의 활동을 칭찬하는 김난희 회장은 "주민들을 위한 일을 좀 더 할 수 있게 조금만 더 젊었으면 좋겠다"며 지나간 세월을 아쉬워했다.
가정에서 쓰다버린 폐품을 처분해 휴지나 세제 등 생필품으로 나눠주고 색깔고운 천으로 장바구니나 주방장갑을 만들어 일찍이 비닐봉투 퇴치운동을 선도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찬 공에 화단에 심은 꽃대가 무참히 부러진 모습을 볼 때가 가장 가슴아프다는 2단지 부녀회원들. 우리 마을을 위한 남다른 사랑이 아름답다.
이영란 리포터 dazzle77@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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