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부자 잡기 은행마다 총력전 나서
신한 부자고객 자녀들의 ‘짝 짓기’
남자들은 턱시도, 여자들은 드레스를 입고 한 명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어머니 등 가족들이 같이 온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문 앞에 있는 PB 팀장들과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자연스럽게 행사장에 들어섰다.
30일 신한은행이 조선호텔에서 연 ‘고객 자녀 맞선행사’에서는 이렇듯 독특한 파티 형식으로 진행됐다. 남녀 30쌍이었다.
신한은행 안원걸 과장은 “고객들이 PB팀장들에게 중매를 요청해와 여러차례 시도해 봤으나 비전문적인데다 성사되기도 어려워 여러사람이 같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게 됐다”면서 “신청 받기 시작한 당일날 이미 30쌍의 신청이 완료, 얼마나 부모들이 자녀 결혼에 신경을 쓰고 있는 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결혼정보회사 닥스클럽 김일섭 이사는 “거액 자산가나 그들의 자녀는 신분상승보다는 현재 상황을 유지하길 원한다”면서 “따라서 비슷한 눈높이에 있는 사람들끼리 사귀길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엄선된 고객 = 이번 행사에 초청된 자녀들의 부모가 가지고 있는 신한은행 예치금은 평균 30~40억원. 신한은행의 6개 PB센터에는 2000명 가까운 고객이 있다. 신한은행의 PB는 10억원이상의 금융자산을 예치한 고객이다. 한명의 PB팀장은 50~60명의 고객들을 관리하고 있다. 한 센터에 6명 정도의 팀장이 있으므로 센터마다 거액 고객은 300명정도.
김 이사는 “이 행사에 참여한 자녀들의 부모 성향을 보니 30~40억원의 금융자산을 가지고 있고 보통 100~200억원대의 빌딩을 소유한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준종합병원장, 총장, 재단 이사장 등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메리어트 호텔 평생분양권을 가진 고객의 자녀를 대상으로 이같은 행사를 열었는데 호응도 좋았고 성과도 있었다”면서 “생활형편이 비슷한 사람들끼리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이번에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령대는 남자는 20대 후반부터 33세까지, 여자는 대학졸업반부터 30대 초반까지로 제한했다.
◆고액고객 붙잡기 한창 = 고액고객들은 은행들의 주요 수익원이 된 지 오래다. 이들을 붙잡는 것이 경쟁이 심화된 은행권에서 살아남는 방법 중 하나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따라서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을 해결하면서 금융자산이 그대로 상속될 자녀들과도 자연스럽게 주거래은행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맞선’은 실제 성사되지 않더라도 ‘이렇게까지 배려해 주는구나’하는 마음을 고객과 자녀가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안 과장은 “행사를 통해 자녀들에게 은행을 알리고 신한은행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면서 “특히 고객들의 고민을 같이 해결해 주려는 마음이 전달되도록 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같은 행사를 매년 개최할 예정이다. 다른 은행들도 고액고객들의 ‘공통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지난 98년부터 매년 100명(50쌍)의 고액고객 자녀들을 대상으로 결혼마케팅을 펼쳐왔으며 이중 5쌍이 이미 결혼에 성공했다. 현재도 6쌍이 교제 중이며 내년 초 또 한 쌍의 부부가 탄생할 예정이다. 기업은행도 정례화돼 있진 않지만 중소기업 CEO 자녀들을 대상으로 모임을 갖고 있으며 산업은행 역시 PB 고객대상 맞선프로그램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은 PB고객 자녀들이 참여하는 봉사활동단체인 ‘솔로 클럽’을 꾸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표본을 만드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물론 ‘짝 짓기’도 염두에 둔 기획이다.
김 이사는 “하나은행 맞선 서비스를 보고 다른 은행 고객들이 많이 이동한 것으로 안다”면서 “신한은행의 이번 서비스 역시 고액고객들 내에서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신한 부자고객 자녀들의 ‘짝 짓기’
남자들은 턱시도, 여자들은 드레스를 입고 한 명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어머니 등 가족들이 같이 온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문 앞에 있는 PB 팀장들과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자연스럽게 행사장에 들어섰다.
30일 신한은행이 조선호텔에서 연 ‘고객 자녀 맞선행사’에서는 이렇듯 독특한 파티 형식으로 진행됐다. 남녀 30쌍이었다.
신한은행 안원걸 과장은 “고객들이 PB팀장들에게 중매를 요청해와 여러차례 시도해 봤으나 비전문적인데다 성사되기도 어려워 여러사람이 같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게 됐다”면서 “신청 받기 시작한 당일날 이미 30쌍의 신청이 완료, 얼마나 부모들이 자녀 결혼에 신경을 쓰고 있는 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결혼정보회사 닥스클럽 김일섭 이사는 “거액 자산가나 그들의 자녀는 신분상승보다는 현재 상황을 유지하길 원한다”면서 “따라서 비슷한 눈높이에 있는 사람들끼리 사귀길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엄선된 고객 = 이번 행사에 초청된 자녀들의 부모가 가지고 있는 신한은행 예치금은 평균 30~40억원. 신한은행의 6개 PB센터에는 2000명 가까운 고객이 있다. 신한은행의 PB는 10억원이상의 금융자산을 예치한 고객이다. 한명의 PB팀장은 50~60명의 고객들을 관리하고 있다. 한 센터에 6명 정도의 팀장이 있으므로 센터마다 거액 고객은 300명정도.
김 이사는 “이 행사에 참여한 자녀들의 부모 성향을 보니 30~40억원의 금융자산을 가지고 있고 보통 100~200억원대의 빌딩을 소유한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준종합병원장, 총장, 재단 이사장 등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메리어트 호텔 평생분양권을 가진 고객의 자녀를 대상으로 이같은 행사를 열었는데 호응도 좋았고 성과도 있었다”면서 “생활형편이 비슷한 사람들끼리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이번에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령대는 남자는 20대 후반부터 33세까지, 여자는 대학졸업반부터 30대 초반까지로 제한했다.
◆고액고객 붙잡기 한창 = 고액고객들은 은행들의 주요 수익원이 된 지 오래다. 이들을 붙잡는 것이 경쟁이 심화된 은행권에서 살아남는 방법 중 하나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따라서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을 해결하면서 금융자산이 그대로 상속될 자녀들과도 자연스럽게 주거래은행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맞선’은 실제 성사되지 않더라도 ‘이렇게까지 배려해 주는구나’하는 마음을 고객과 자녀가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안 과장은 “행사를 통해 자녀들에게 은행을 알리고 신한은행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면서 “특히 고객들의 고민을 같이 해결해 주려는 마음이 전달되도록 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같은 행사를 매년 개최할 예정이다. 다른 은행들도 고액고객들의 ‘공통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지난 98년부터 매년 100명(50쌍)의 고액고객 자녀들을 대상으로 결혼마케팅을 펼쳐왔으며 이중 5쌍이 이미 결혼에 성공했다. 현재도 6쌍이 교제 중이며 내년 초 또 한 쌍의 부부가 탄생할 예정이다. 기업은행도 정례화돼 있진 않지만 중소기업 CEO 자녀들을 대상으로 모임을 갖고 있으며 산업은행 역시 PB 고객대상 맞선프로그램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은 PB고객 자녀들이 참여하는 봉사활동단체인 ‘솔로 클럽’을 꾸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표본을 만드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물론 ‘짝 짓기’도 염두에 둔 기획이다.
김 이사는 “하나은행 맞선 서비스를 보고 다른 은행 고객들이 많이 이동한 것으로 안다”면서 “신한은행의 이번 서비스 역시 고액고객들 내에서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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