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양재천 복원 이대로 좋은가 환경보전 하천복원에 공원 훼손 ‘웬말’
주차 대책 없어 주차난 가중… 복원 순위도 도마에 올라 과천시, 홍수 때문에 공원 축소 불가피·연차적으로 복원
지역내일
2005-09-29
경기도 과천시가 추진중인 양재천 복원이 중앙공원을 훼손하고 주차장을 없애면서 진행돼 자연형 하천 복원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는 청계천 복원사업을 벤치마킹, 지난 2003년 타당성 검토를 거쳐 지난해에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올해 5월부터 과천전화국에서 별양교까지의 700m 복개구간에 대한 복원공사를 착수했다. 모두 80억원을 들여 내년 10월까지 공원과 주차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양재천 복개 구간을 철거하고 수질 2등급의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 주민들에게 산책로 등이 조성된 친수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주차장 복개구간 철거가 시작되고 중앙공원 훼손이 다음달로 다가오면서 양재천 복원사업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과천시가지 중심에 조성된 중앙공원은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주차장은 5·8단지 아파트 주민들의 주차공간으로 활용돼왔다.
◆하천복원이 녹지공간 축소 초래 = 그런데, 당장 300여면의 주차장이 없어지면서 주민들은 심각한 주차전쟁을 벌이고 있다. 과천시는 80년대초 도시 조성 당시부터 지하주차장을 만들지 않아 고질적인 주차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그나마 양재천 복개구간에 있는 2개의 주차장이 숨통을 틔워줬다.
주차장이 철거되자 일부 아파트 단지는 기존의 녹지공간을 없애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환경을 위해 자연형 하천복원 사업을 한다고 하는데 이로 인해 녹지공간이 축소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8단지 입주자대표회의 이계재 회장은 “뚜렷한 대책도 없이 주차장을 철거해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다”며 “아파트 동별로 녹지공간을 잘라내 주차장 1∼2면을 조성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복개 구간 위에 조성된 3600여평의 공원이 없어지면 기존 중앙공원이 절반 이하의 면적으로 축소돼 공원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고 있다. 최근에 신설된 관문체육공원, 정보과학도서관 등이 대신할 수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휴식공간의 중심 기능을 하고 있는 중앙공원의 역할을 부정할 수는 없다.
더욱이 공원이 철거되고 조성하는 자연형 하천의 친수공간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시는 폭 30m 중 4m의 저수로를 확보하기 위해 한쪽은 완경사로 만들어 친수공간을 제공하고 다른 한쪽은 급경사로 조성했다. 폭이 좁다보니 양쪽을 다 완경사로 조성하여 친수공간으로 제공하면 저수로를 조성하지 못해 홍수를 방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5단지에 거주하는 홍모()씨는 “공원으로 조성하는데도 적지 않은 예산을 들였을 텐데 완전하지도 않은 자연형 하천을 복원한다고 또 다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행정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복원 예산과 사업 우선순위 논란 = 사업의 우선 순위도 도마 위에 올라 있다. 과천시를 관통하는 양재천 구간 중 별양교에서 부림1교까지의 복원 사업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90년도에 건교부의 자연형 하천 복원 시범사업으로 실시한 이 구간을 친수공간으로 조성하면 적은 예산으로도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안양천 복원사업과 비교해 볼 때 10억원 정도의 예산으로 충분히 1㎞의 이 구간을 복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안양시는 학의천 4.5㎞를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는데 53억원을 투입했고 안양천 본 구간 6.7㎞에는 149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복개 구간 1㎞를 포함한 5.5㎞의 수암천을 복원하는데는 100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양시 관계자는 “어떻게 복원하느냐에 따라 사업비가 달라지지만 700m에 80억원의 사업비는 다소 무리한 면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과천시의회 곽현영 의원도 “예산안 심사 때 주민들이 반발하고 사업이 적합하지 않아 반대했지만 일부 의원들이 찬성하는 바람에 예산이 통과됐다”며 “별양교부터 부림1교까지의 구간을 먼저 친수공간으로 조성하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구간에 대해서는 새롭게 타당성을 검토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과천시는 안양천과 사업을 단순 비교할 수 없고 복원된 자연형 하천을 중앙공원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어 일부의 우려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 재난안전관리과 관계자는 “복개 구간이 거의 없는 안양천과 양재천을 비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별양교에서 부림1교까지의 구간은 경기도가 반대해 추진하지 못했지만 현재 사업구간이 완료되면 차후 산책로 조성 등의 친수공간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차장만 철거하고 공원 복개구간을 그대로 남겨두면 홍수 때에 물이 넘쳐 시가지가 잠기는 것으로 나타나 부득이하게 공원까지 없애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하지만 자연형 하천이 복원되면 일정 규모의 친수공간이 만들어져 기존 중앙공원과 연계한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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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청계천 복원사업을 벤치마킹, 지난 2003년 타당성 검토를 거쳐 지난해에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올해 5월부터 과천전화국에서 별양교까지의 700m 복개구간에 대한 복원공사를 착수했다. 모두 80억원을 들여 내년 10월까지 공원과 주차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양재천 복개 구간을 철거하고 수질 2등급의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 주민들에게 산책로 등이 조성된 친수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주차장 복개구간 철거가 시작되고 중앙공원 훼손이 다음달로 다가오면서 양재천 복원사업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과천시가지 중심에 조성된 중앙공원은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주차장은 5·8단지 아파트 주민들의 주차공간으로 활용돼왔다.
◆하천복원이 녹지공간 축소 초래 = 그런데, 당장 300여면의 주차장이 없어지면서 주민들은 심각한 주차전쟁을 벌이고 있다. 과천시는 80년대초 도시 조성 당시부터 지하주차장을 만들지 않아 고질적인 주차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그나마 양재천 복개구간에 있는 2개의 주차장이 숨통을 틔워줬다.
주차장이 철거되자 일부 아파트 단지는 기존의 녹지공간을 없애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환경을 위해 자연형 하천복원 사업을 한다고 하는데 이로 인해 녹지공간이 축소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8단지 입주자대표회의 이계재 회장은 “뚜렷한 대책도 없이 주차장을 철거해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다”며 “아파트 동별로 녹지공간을 잘라내 주차장 1∼2면을 조성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복개 구간 위에 조성된 3600여평의 공원이 없어지면 기존 중앙공원이 절반 이하의 면적으로 축소돼 공원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고 있다. 최근에 신설된 관문체육공원, 정보과학도서관 등이 대신할 수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휴식공간의 중심 기능을 하고 있는 중앙공원의 역할을 부정할 수는 없다.
더욱이 공원이 철거되고 조성하는 자연형 하천의 친수공간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시는 폭 30m 중 4m의 저수로를 확보하기 위해 한쪽은 완경사로 만들어 친수공간을 제공하고 다른 한쪽은 급경사로 조성했다. 폭이 좁다보니 양쪽을 다 완경사로 조성하여 친수공간으로 제공하면 저수로를 조성하지 못해 홍수를 방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5단지에 거주하는 홍모()씨는 “공원으로 조성하는데도 적지 않은 예산을 들였을 텐데 완전하지도 않은 자연형 하천을 복원한다고 또 다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행정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복원 예산과 사업 우선순위 논란 = 사업의 우선 순위도 도마 위에 올라 있다. 과천시를 관통하는 양재천 구간 중 별양교에서 부림1교까지의 복원 사업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90년도에 건교부의 자연형 하천 복원 시범사업으로 실시한 이 구간을 친수공간으로 조성하면 적은 예산으로도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안양천 복원사업과 비교해 볼 때 10억원 정도의 예산으로 충분히 1㎞의 이 구간을 복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안양시는 학의천 4.5㎞를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는데 53억원을 투입했고 안양천 본 구간 6.7㎞에는 149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복개 구간 1㎞를 포함한 5.5㎞의 수암천을 복원하는데는 100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양시 관계자는 “어떻게 복원하느냐에 따라 사업비가 달라지지만 700m에 80억원의 사업비는 다소 무리한 면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과천시의회 곽현영 의원도 “예산안 심사 때 주민들이 반발하고 사업이 적합하지 않아 반대했지만 일부 의원들이 찬성하는 바람에 예산이 통과됐다”며 “별양교부터 부림1교까지의 구간을 먼저 친수공간으로 조성하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구간에 대해서는 새롭게 타당성을 검토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과천시는 안양천과 사업을 단순 비교할 수 없고 복원된 자연형 하천을 중앙공원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어 일부의 우려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 재난안전관리과 관계자는 “복개 구간이 거의 없는 안양천과 양재천을 비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별양교에서 부림1교까지의 구간은 경기도가 반대해 추진하지 못했지만 현재 사업구간이 완료되면 차후 산책로 조성 등의 친수공간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차장만 철거하고 공원 복개구간을 그대로 남겨두면 홍수 때에 물이 넘쳐 시가지가 잠기는 것으로 나타나 부득이하게 공원까지 없애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하지만 자연형 하천이 복원되면 일정 규모의 친수공간이 만들어져 기존 중앙공원과 연계한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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