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대연정’ 이해 분위기 확산

비판적이던 의원들도 “진정성 이해된다”

지역내일 2005-08-31 (수정 2005-08-31 오후 12:24:23)
30일 청와대에서 만찬을 하고 나온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대체로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연정론’의 ‘진정성’에 공감을 표했다. 송영길 의원 등 통영 워크숍에서 대통령의 연정론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던 인사들조차 “대통령의 진정성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만찬장에서 나온 노무현 대통령의 “2선후퇴, 임기단축” 발언에 대해서는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정치권의 결단을 강조하는 과정에 나온 발언”이라며 ‘2선후퇴나 임기단축’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일정한 선을 그었다.

◆“찡한 감동 받았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연정론은 수많은 세월 (대통령) 본인이 겪어온 지역구도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총정리돼서 표출 된 것으로 하루이틀하다 끝날 문제가 아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한국 정치인 모두 깊이 고민해볼 사안”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배기선 사무총장은 “정서적으로 대통령에게 찡한 감동을 받은 게 사실”이라며 “대통령이 정치는 선택의 예술이다고 말했는데, 아마 결단의 예술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대통령 자신이 결단하고 여당이 결단하고 한나라당이 결단하면 대한민국에 상생의 정치문화가 탄생할 수 있다. 실천해보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이화영 의원은 “우리 것을 주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면 새로운 정치문화로 변모할 길이 없다는 대통령 제안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도 “(청와대 만찬을 통해) 대통령의 진실한 속내를 알게 된 게 달라진 점”이라며 “대통령의 진정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공은 이제 여당에게로 =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구체적으로 여당이 지역구도 극복 방안 마련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배기선 사무총장은 “대통령의 큰 꿈을 함께 실현해 낼 수 있는 여당의 실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새로운 과제”라며 “대통령에 의존하는 여당이 아니라, 팀 플레이하는 여당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봉주 의원은 “어차피 ‘통’은 굴러가기 시작했고, 통 위에 우리당이 서 있다”며 “가만히 서 있다가 떨어질거냐, 비틀거릴거냐, 스스로 뛰면서 통을 굴릴거냐 선택의 기로에 있다”며 “태스크포스팀 등을 꾸려 당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영 의원은 “당이 본격적으로 불합리한 선거구제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며 “정개특위 등을 재가동해서 야당에 협상안을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보쌈하듯이 해서야”= 그러나 청와대 만찬 이후로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이강래 의원은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한 자리였다”면서도 “연정은 결혼과 같은 것인데, 보쌈하듯이 할 수는 없는 만큼 야당의 입장에서 좀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2선후퇴나 임기단축’ 발언에 무게중심이 실리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갑원 의원은 “대통령의 말씀은 지역구도를 깨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먼저 기득권을 버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에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 오면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병두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노무현 대통령은 돈 안드는 깨끗한 정치와 당정분리를 통해 1인 보스정치를 극복했다. 마지막 하나 남은 것이 지역구도 극복인데, 이를 위해 대연정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며 “‘권력의 반이라도 내놓겠다’ ‘권력을 통째로 내놓겠다’ ‘2선후퇴나 임기단축’ 등으로 이어지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수위에 비춰볼 때, 내년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 새판짜기를 위한 개헌 등 극단적인 상황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상범 구자홍 기자 j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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