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서 한국기업에 사기행각 극성

여권 위조·불법체류·거액 탈취 시도 … 대사관·코트라 무역관 활용하면 편리

지역내일 2005-07-20 (수정 2005-07-20 오후 12:40:08)
최근 캐나다에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사기행각이 잇따라 발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코트라 토론토 무역관은 21일 여권위조·불법체류·거액탈취를 목적으로 한국기업에 접근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의심이 가는 경우 대사관이나 코트라 무역관에 문의해 달라고 밝혔다.
다음은 유형별 사기사례.

#1 여권위조 목적 사기

아프리카의 한 회사와 대규모 계약 건을 추진 중인 한국의 A사는 얼마 전 캐나다 CFT라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자사 해외영업부 담당자에게 신분증 사본을 보내달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A사 담당자의 개인계좌를 개설해 아프리카 바이어가 송금한 물품대금을 예치한 후 다시 한국내 A사 담당자 외환계좌로 송금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이메일의 주요 내용이었다.
토론토 무역관은 사실 확인을 위해 A사가 제공한 CFT의 전화번호로 연락을 시도했다. 다른 업체의 이름을 대며 전화를 받는 교환원에게 CFT의 전화번호가 아니냐고 되물었더니 맞는 번호라고 말을 바꾸었다.
토론토 무역관은 즉시 미국의 Citi Group측에 사실 확인 결과 CFT라는 회사는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이번 케이스는 아프리카에 근거를 둔 여권위조단이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일당과 모의하여 진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 불법체류 목적 사기

몇 달 전 캐나다를 사업상 방문 중이라고 밝힌 파키스탄인 사업가 두 명이 토론토 무역관을 방문, 한국과 중동을 연결하는 중계무역에 관심이 있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은 한국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사실을 익히 들어왔다며 중고부품을 구입해 중동 지역으로 수출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사업을 위해 한국에 구매사무소를 설립해야 하는데 한국 입국비자 발급이 거절당했으니 도와달라고 했다. 한국에 회사를 설립할 것이라는 사실을 보증하고 입국비자를 발급해주도록 추천서를 써 달라는 것이었다. 무역관에서는 이들이 비자를 발급받은 후 한국에 서 불법 체류할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파악하고 이들의 요청을 거절했다.

#3 거액 탈취 목적 사기

얼마 전 무역관의 자동응답기에 자신을 북한의 김정일과 결혼한 부인으로 사칭한 여성이 음성메시지를 남겼다.
이 여성은 자신이 얼마 전 김정일과 비밀리에 결혼한 부인으로 현재 분쟁에 휘말려 토론토에 은신해 있으며 문제해결을 위한 변호사 선임비로 거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이 여성은 무역관 측에 이 메시지가 영사관을 통해 북한의 김정일에게 전달되어야 함을 반복 주장하며 정해진 계좌로 돈을 신속히 입금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자신의 이름과 집 전화번호까지 남기는 등 과감한 태도를 보였다.
이 여성이 남긴 번호는 이 여성과 같은 성을 가진 사람의 집 전화번호가 맞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북한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일이라는 이름을 도용한 이번 사례는 지금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신종 사기수법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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