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이전 관련 다자간 협의체 구성 했지만 …1년 만에 마주 앉고도 평행선
과천시, “당초 규모·위치 전면 수정해야” … 기무사, “변경 어렵지만 대안 제시하면 검토”
지역내일
2005-07-11
(수정 2005-07-12 오전 11:26:55)
국군기무사령부 과천 이전 문제로 시와 기무사가 1년여만에 어렵게 다자간 협의체를 구성, 대안 마련에 나섰으나 입장 차이가 뚜렷해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건교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가 기무사가 이전할 과천 주암동 부지에 대한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안을 조건부로 승인하자 시는 개발제한구역 형질변경 행위와 건축 협의를 거부하며 일체의 인허가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 소격동 사령부를 2007년까지 이전하겠다는 기무사의 계획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무사는 이미 토지매입과 설계를 완료한 상태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국회 국방위원회는 과천시의회의 청원을 접수, 기무사 이전과 관련한 당사자들이 협의체를 구성하여 이번 달 내로 타협안을 만들 것을 촉구했다.
이에 지난 8일 과천시, 시의회, 시민단체, 국방부, 기무사, 경기도, 건교부 관계자들이 모여 1차 회의를 가졌지만 입장 차이로 인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매주 한 차례 이상 만나는 것만 합의했다.
◆규모 축소·위치 변경 = 시의 대안은 전면 재검토를 전제로 한 규모 축소와 위치 변경이다. 이것만 수용되면 굳이 기무사 이전을 반대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현재의 주암동 23만평 부지는 규모가 너무 크고 위치가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현 서울 소격동 기무사 부지가 8000평이고 국방부 부지도 5만여평 밖에 되지 않는데 기무사가 계획하고 있는 23만평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주암동 부지는 시가 계획하고 있는 문화, 관광벨트 안에 있어 향후 장기발전구상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도 중재로 몇 차례 회의를 개최, 주암동 부지 대신 갈현동 11만평 부지를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기무사는 원래 계획한 건물을 신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했다”며 “지금도 기무사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규모를 축소한다면 다른 부지를 찾아서라도 제안할 계획이 있다”고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
시는 기무사가 당초의 계획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현 2만5000여평에 달하는 공병부대도 이전 부지로 손색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이미 완료한 토지매입을 이유로 주암동 부지를 변경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토지소유주들이 환매(還買)하거나 시에서 매입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와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 이전 반대운동을 전개해온 과천시의회는 정부의 일방적인 행위를 질타했다. 자치단체장이나 의회와의 사전 협의도 없이 2002년 4월 이전계획을 발표하고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760억원의 예산을 들여 토지를 매입한 것은 지방자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처사라는 것이다.
더욱이 기무사의 계획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1만 여명이 넘게 근무하는 과천 정부청사 부지가 고작 12만평 밖에 안 되는데 1300여명이 근무할 기무사 부지로 계획하고 있는 23만평은 상식 이하라는 것이다.
이경수 시의원(47·과천동)은 “새만금, 부안 사태 등의 사례에서 보듯 지역주민들이 수용하지 못하는 국책사업은 진행되기 힘들다”며 “현재도 통신사령부, 수송사령부 등 군부대가 6개나 위치해 있는 과천에 기무사가 옮겨오려면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주민들이 반대하지 않는다면 서울 도심에 있는 것처럼 규모를 대폭 축소해서 과천 도심에 들어오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축 앞두고 변경 어려워 = 이에 대해 기무사는 청원을 접수한 과천시의회나 시가 먼저 대안을 제시하면 검토해보겠지만 대폭적인 규모 축소나 위치 변경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98년부터 국책사업으로 결정, 추진한 사업을 건축을 눈앞에 두고 계획을 변경하는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9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설계까지 완료한 마당에 사업을 취소하거나 포기하는 것은 법과 규정을 정면으로 어기는 것이라는 것이다.
기무사 관계자는 “인력과 예산을 투입, 40% 가까이 완성된 집을 부수라고 하면 어떻게 이를 수용할 수 있겠느냐”며 “하지만 시가 공식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면 국방부 방침에 따라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회의 때 시민단체가 제시한 기존 부지와 똑같은 8000평 이전 방안은 대꾸할 가치가 전혀 없는 비현실적인 주장”이라며 “내무반이 침상형에서 침대형으로 바뀌고 있는데 이것만 감안해도 기존 사령부보다 3배 이상 커져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지난해 8월 건교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가 기무사가 이전할 과천 주암동 부지에 대한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안을 조건부로 승인하자 시는 개발제한구역 형질변경 행위와 건축 협의를 거부하며 일체의 인허가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 소격동 사령부를 2007년까지 이전하겠다는 기무사의 계획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무사는 이미 토지매입과 설계를 완료한 상태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국회 국방위원회는 과천시의회의 청원을 접수, 기무사 이전과 관련한 당사자들이 협의체를 구성하여 이번 달 내로 타협안을 만들 것을 촉구했다.
이에 지난 8일 과천시, 시의회, 시민단체, 국방부, 기무사, 경기도, 건교부 관계자들이 모여 1차 회의를 가졌지만 입장 차이로 인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매주 한 차례 이상 만나는 것만 합의했다.
◆규모 축소·위치 변경 = 시의 대안은 전면 재검토를 전제로 한 규모 축소와 위치 변경이다. 이것만 수용되면 굳이 기무사 이전을 반대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현재의 주암동 23만평 부지는 규모가 너무 크고 위치가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현 서울 소격동 기무사 부지가 8000평이고 국방부 부지도 5만여평 밖에 되지 않는데 기무사가 계획하고 있는 23만평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주암동 부지는 시가 계획하고 있는 문화, 관광벨트 안에 있어 향후 장기발전구상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도 중재로 몇 차례 회의를 개최, 주암동 부지 대신 갈현동 11만평 부지를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기무사는 원래 계획한 건물을 신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했다”며 “지금도 기무사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규모를 축소한다면 다른 부지를 찾아서라도 제안할 계획이 있다”고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
시는 기무사가 당초의 계획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현 2만5000여평에 달하는 공병부대도 이전 부지로 손색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이미 완료한 토지매입을 이유로 주암동 부지를 변경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토지소유주들이 환매(還買)하거나 시에서 매입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와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 이전 반대운동을 전개해온 과천시의회는 정부의 일방적인 행위를 질타했다. 자치단체장이나 의회와의 사전 협의도 없이 2002년 4월 이전계획을 발표하고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760억원의 예산을 들여 토지를 매입한 것은 지방자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처사라는 것이다.
더욱이 기무사의 계획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1만 여명이 넘게 근무하는 과천 정부청사 부지가 고작 12만평 밖에 안 되는데 1300여명이 근무할 기무사 부지로 계획하고 있는 23만평은 상식 이하라는 것이다.
이경수 시의원(47·과천동)은 “새만금, 부안 사태 등의 사례에서 보듯 지역주민들이 수용하지 못하는 국책사업은 진행되기 힘들다”며 “현재도 통신사령부, 수송사령부 등 군부대가 6개나 위치해 있는 과천에 기무사가 옮겨오려면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주민들이 반대하지 않는다면 서울 도심에 있는 것처럼 규모를 대폭 축소해서 과천 도심에 들어오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축 앞두고 변경 어려워 = 이에 대해 기무사는 청원을 접수한 과천시의회나 시가 먼저 대안을 제시하면 검토해보겠지만 대폭적인 규모 축소나 위치 변경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98년부터 국책사업으로 결정, 추진한 사업을 건축을 눈앞에 두고 계획을 변경하는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9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설계까지 완료한 마당에 사업을 취소하거나 포기하는 것은 법과 규정을 정면으로 어기는 것이라는 것이다.
기무사 관계자는 “인력과 예산을 투입, 40% 가까이 완성된 집을 부수라고 하면 어떻게 이를 수용할 수 있겠느냐”며 “하지만 시가 공식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면 국방부 방침에 따라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회의 때 시민단체가 제시한 기존 부지와 똑같은 8000평 이전 방안은 대꾸할 가치가 전혀 없는 비현실적인 주장”이라며 “내무반이 침상형에서 침대형으로 바뀌고 있는데 이것만 감안해도 기존 사령부보다 3배 이상 커져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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