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학대’ 법규·제도 개선 주부들이 나섰다

카페개설 서명·촛불집회·소송 추진

지역내일 2005-05-31
인터넷 카페에서 논란을 일으켰던 신생아 학대에 대해 주부들이 서명운동을 비롯, 소송과 촛불집회를 계획하는 등 본격 활동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를 주도하고 있는 인터넷 카페는 임산부나 예비부모 회원 18만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인터넷 개미군단으로 그동안 각종 출산과 육아관련 문제점을 지적해 제도개선을 이끈바 있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30일 인터넷 포탈 사이트인 다음 카페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에서 “신생아 학대는 기존 의료 환경의 구조적 문제”라며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소송비용을 모금하는가 하면 기자회견을 가지고 신생아실 개선과 의료인들의 인성교육 강화를 주장했다.
이 카페 회원들은 의료소비자 시민연대 회원들과 함께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생아 학대 사건은 엄연한 아동 학대이자 인권유린이며 국민의 안전할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이번 사고는 제도적 장치나 시설이 전무한 상태에서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해 신생아실 내부 커튼을 반투명 커튼으로 교체, 신생아실은 물론 병원 내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에 CCTV 설치 의무화와 법제화하라”고 주장했다.
간호 조무사 인성교육에 대해서도 “정기적인 실시와 자격증을 신생아실에 공개해 의료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런 내용을 관철하기 위해 촛불집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카페에서 회원들을 상대로 촛불집회 장소를 묻자 총 1600여명이 참가해 1150여명이 광화문 앞을 선택해 본격적인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5월 12일부터 9차에 걸친 오프라인과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여 지금까지 1만여명의 서명을 받은 상태다. 이들은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의사협회, 보건복지부 등에 이를 전달하고 국회청원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거리 촛불집회는 늦어도 6월 중순 전에는 개최될 전망으로 현재까지 회원들을 대상으로 집회를 위한 성금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집회관련 비용과 소송비용 모금은 31일 현재 180여만원 정도이다.
제도개선운동에 참가하고 있는 hallasys라는 네티즌은 “세상에 첫발을 딛는 가장 존귀한 생명체인 신생아를 학대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촛불집회를 해서라도 제도적 개선책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회원은 “보건복지부의 출산장려 정책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복지부는 경찰의 수사선에서 마무리 지으려는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고 정부대처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한편 최근 이 카페는 아기용 물티슈 유해성 논란 보도 이후 해당업체에 항의해 집단 환불을 받아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산부인과의 무통분만 임의비급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복지부의 수가변경 등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낸 바 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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