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일자리 창출’에 ‘효자’ 노릇

학원가, 1999년 이후 6971개 늘어 … 학습지교사, 20~30대 초반 주류

지역내일 2005-05-17 (수정 2005-05-17 오후 12:53:28)
정부가 사교육과의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학원, 학습지 등 교육산업이 고용창출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MF 이후 대부분 기업이 구조조정 등으로 신규 고용을 줄이거나 기존 인력을 감축하는 가운데서도 교육산업계 종사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각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학원 수는 물론 학원 강사도 크게 늘어났다.
1999년 6만1620개였던 학원은 2000년에 6만3084개, 2001년 6만4870개, 2002년 6만6414개, 2003년 6만7125개 등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각 시도교육청에 등록된 학원은 총 6만8591개로 1999년에 비해 무려 6971개가 나 늘었다.
이런 증가세 속에서도 직업·기술학원은 오히려 줄어들었고, 입시·외국어학원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로 1999년 1만891개였던 입시검정학원 수는 2004년 말 무려 2만2374개로 늘었다. 또 외국어학원도 2360개에서 5232개로 증가했다. 이에 반해 1999년 6602개였던 직업·기술계 학원은 지난해 말 4749개로 크게 줄어들었다.
학원이 늘어남에 따라 학원 강사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지난 1999년 14만6768명이었던 학원 강사는 지난해 말 현재 17만7493명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된 시기임을 고려하면 사교육시장은 이 기간 동안 무려 3만725개의 일자리를 새롭게 창출해 냈다.
사교육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현 정부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인 실업문제 해결에 사교육이 앞장서고 있는 격이다.
학원들에 따르면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해외 유학파들도 최근 학원가로 진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유학을 다녀온 경력을 가진 서울의 한 학원 강사는 “귀국했을 때 전공과 적성을 살린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 상당기간 실업자 생활을 했다”며 “남들보다 뛰어난 어학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학원이 탈출구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 학원에는 어려서부터 외국서 생활해 현지인 수준의 어학능력을 가진 강사도 있다”며 “학원이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취업하는 곳이란 생각을 하면 착각이다”고 말했다.
또한 학벌주의로 원서구하기도 힘든 중하위권 대학 출신들의 비상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방대 출신으로 서울의 대형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박 모씨는 “지방대 출신으로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또 입사 이후에도 보이지 않는 차별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남 일부학원은 다르겠지만 학원가에서는 학벌보다는 얼마나 열심히 가르치나로 승부가 난다”고 말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학원과 함께 학습지업계도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지업체들의 모임인 교육산업협회에 따르면 대교와 재능, 웅진, 구몬, 한솔 등 ‘학습지 빅5’의 총 교사 수는 약 4만5000여명. 군소학습지 업체들을 합하면 약 10만명 정도는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학습지 빅5는 총 1만9378명을 신규 채용했다. 업체별 채용규모를 보면 대교 6077명을 비롯해 구몬 4003명, 웅진 3337명, 재능 3257명, 한솔 2704명 등이다.
올해 빅5는 2만4329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업체별 채용계획을 보면 대교가 1만929명으로 가장 많고 뒤를 이어 구몬이 4080명, 한솔 4147명, 재능 3700명, 웅진 1473명 등이다. 여기에 군소업체까지 합한다면 국내 산업계 가운데 가장 큰 채용규모다.
또 학습지 빅5가 지난해 모집한 교사 중 절반 이상이 20~30대 초반으로 사회문제화 돼있는 청년실업난 해소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0년대 초반만 해도 학습지 방문교사는 30~40대 주부들의 부업거리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대졸 이상의 젊은층의 지원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학습지 방문교사는 10명 중 9명이 여성으로 대졸 여성취업자의 취업난 해소에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육아·가사까지 담당해야 하는 우리나라 문화 속에서 현실적으로 취직할 곳이 없는 고학력 기혼자들에게 학습지 교사가 주는 매력은 상당하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