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손용기 제주교도소 소장

“직원들 사기 높이는 게 우선입니다”

지역내일 2005-05-06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짓는 제주교도소 손용기(57) 소장. 제주와 맺은 인연이 남다르다.
그는 76년 부산구치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78년 간부(교위)가 된 뒤 첫 근무지가 제주교도소다. 10년 뒤인 88년에 과장(교감)으로 승진한 뒤 다시 오게 된 곳도 제주다.
그러다가 지난 1월 소장으로 다시 제주근무를 하게 됐다.
30년 근무 경력 가운데 세 번을 제주에서 보낸 것이다. 더군다나 그는 제주대학교 야간대학에서 공부를 했고, 제주아가씨를 만나 결혼까지 하는 행운을 얻었다.
남다른 인연만큼 애정도 각별하다. 직원들 경·조사를 직접 챙기는 것은 물론이다.
각종 동호회를 활성화해 직원들 사기를 높이는데 남다른 신경을 쓰고 있다. 현재 활동 중인 동호회만 18개나 된다. 요즘처럼 수용자 인권이 강조되면서 자칫 직원들 사기가 떨어지기 쉽다는 판단에서다.
손 소장은 “직원들이 악성 수용자에 의해 고소고발로 시달릴 때 안타깝다”면서 “사기가 높아야 의욕적으로 근무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동호회에 세 군데나 직접 가입했다. 또한 직원들 생일이 되면 일일이 소장실로 부른다. 작은 선물이지만 도서상품권을 직접 전해주기 위해서다. 선물보다 더 큰 의미는 직원들을 직접 만나서 가정사를 들으면서 직원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다져진 직원들 간 화합은 수용자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된다. 신축한 다른 교도소들에 비해 낡은 건물이지만 큰 사고 없이 잘 지내는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또 이웃한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은 것이나 각종 봉사활동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신 원칙에 대해서는 비타협적이다. 제주도 특성 때문이다.
그는 “이곳은 한 두 다리만 건너면 모두 아는 사이거나, 먼 친척 관계일 정도로 가깝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다른 어떤 곳 보다 훨씬 더 원칙을 지키면서 근무해야 사고가 없다”고 강조했다.
화합에 기초한 원칙준수 이것이 손 소장의 교정철학이다.

/제주=정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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