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모 PB센터장은 요즘 고민이 많다. 고객들이 재테크 문의를 해 오지만 선뜻 상품을 추천해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금리는 당분간 계속될 분위기인데다 주식시장도 1000포인트 근처까지 뛰어올라 있는 상태다. 한때는 실물펀드가 대안투자로 내놓을 만 했는데 최근 금 시세도 주춤거리고 원유가격도 너무 많이 올라 이들을 기초로 한 파생상품도 권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리고 일본과 유럽 경기도 한풀 꺾이고 있어 시장전망도 매우 불투명하다. 그냥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투자하라고 하지만 돈 가진 사람들이 수익률이 좋아지고 있지 않으면 불안에 떨기 때문에 최근 정체에 빠져있는 수익률을 내놓기가 머쓱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너도나도 ‘대기 중’ = 투자처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돈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MMF는 올해들어서만 지난 6일까지 10조428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엔 2097억원 늘었다가 2월과 3월엔 각각 6조8343억원, 1조1658억원 추가로 확대됐다. 4월들어서는 6일까지 3거래일동안 1조8330억원 증가해 잔액만 70조7010억원이 됐다. 조만간 사상최고치인 72조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신한은행 신상언 재테크팀장은 “투자자들이 투자할 데를 찾지 못하고 있어 대기하는 자금이 계속 늘고 있다”면서 “주가지수도 많이 올랐고 해외경기도 불투명해 안전하게 돈을 넣어두기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산은경제연구소 김건열 애널리스트는 “불투명한 경기회복 전망 등에 따라 단기성 금융상품 중심의 자금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판’으로 예금에 잠시 발을 담그고 = 특판에 의한 은행들의 출혈경쟁이 심해지면서 은행권에서의 자금이탈이 주춤거리는 분위기다. 총예금이 1월중엔 6조6548억원 준 반면 2월엔 특판덕에 6조6238억원 늘며 만회했다. 3월엔 다시 6조1440억원이나 빠져나갔다. 3월말부터 재개된 4월엔 3거래일 동안 3조3372억원 증가했다.
특히 저축성예금은 1월엔 5조7748억원 감소했으나 본격적으로 특판에 들어간 2월엔 5조5249억원이나 늘었고 3월엔 다시 2조9298억원 줄었다가 4월 특판효과로 3일만에 1조4601억원 유입됐다. 특판효과로 CD(양도성 예금증서) 순발행규모도 지난 1월엔 1조648억원 줄었으나 2월엔 2조5579억원, 3월엔 1조6325억원 증가했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은행들이 역마진을 무릅쓰고 특판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저금리로 갈 데 없는 자금이 특판예금과 CD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특판은 다른 은행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오래 가기 어려워 고객이탈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지난 6일 실질총예금 잔액 507조7393억원보다 더 줄어 500조원 하향돌파도 조만간 가능하다는 것.
◆미운 ‘채권’, 그래도 다시한번 ‘주식’ = 정부의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금리인상과 경기회복기대에 따른 국내금리 불안으로 채권에 대한 상대적인 매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형 펀드에서는 올들어서만 10조원 가까이 빠져 나갔다. 잔액이 64조8047억원으로 MMF잔액규모에 크게 밑돌았다. 특히 단기채권형 펀드에서만 7조9375억원(17.4%)이 이탈했다.
반면 주가가 1000포인트대에 근접했는데도 주식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주식형펀드엔 올들어 2조 가까운 돈이 몰렸다.
산은경제연구소 김 애널리스트는 “대내외 여건에 따라 국내금리가 불안해지면서 채권보다는 주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꾸준한 ‘신종펀드’, 다크호스 ‘부동산’ = 소리없는 강자가 있다. 신종펀드다. ELS(주가연계증권)에 투자하는 펀드인 파생상품펀드, 부동산이나 이와 관련된 권리 등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 금 가격이나 유가 등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상품에 투자하는 실물펀드, 국내펀드를 통해 해외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펀드 오브 펀드)가 그것이다. 이 신종펀드들은 간접투자운용업법 통과로 빛을 보게 된 것으로 실제 판매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5월이다. 이들은 지난해 연말까지 7개월동안 7조7620억원어치 팔렸다. 올 들어서도 3조8510억원 늘어 총잔액은 11조6130억원에 이르렀다.
이중 파생상품 펀드 잔액이 6조97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재간접펀드가 3조402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부동산펀드는 1조8010억원이다.
하나은행 장재원 재테크팀장은 “신종펀드는 파생상품이 안정성이 있고 어느정도 확정금리를 보장받을 수 있어 최근과 같은 불안한 시장에서는 안성맞춤이지만 실물펀드는 물량이 적어 원하는 만큼 살 수 없는 게 큰 흠”이라고 설명했다.
또 “추정할 수는 없지만 부동산 시장이 움직임을 보이면서 PB(고액자산가)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를 위한 자금운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연구원 박재하 선임연구위원은 “경기회복 지연과 환율 하락, 유가 상승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다가 하반기 이후에나 경기회복과 더불어 소폭의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간접투자상품으로의 자금유입과 채권형에서의 이탈, 시중자금의 단기화는 지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저금리는 당분간 계속될 분위기인데다 주식시장도 1000포인트 근처까지 뛰어올라 있는 상태다. 한때는 실물펀드가 대안투자로 내놓을 만 했는데 최근 금 시세도 주춤거리고 원유가격도 너무 많이 올라 이들을 기초로 한 파생상품도 권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리고 일본과 유럽 경기도 한풀 꺾이고 있어 시장전망도 매우 불투명하다. 그냥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투자하라고 하지만 돈 가진 사람들이 수익률이 좋아지고 있지 않으면 불안에 떨기 때문에 최근 정체에 빠져있는 수익률을 내놓기가 머쓱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너도나도 ‘대기 중’ = 투자처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돈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MMF는 올해들어서만 지난 6일까지 10조428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엔 2097억원 늘었다가 2월과 3월엔 각각 6조8343억원, 1조1658억원 추가로 확대됐다. 4월들어서는 6일까지 3거래일동안 1조8330억원 증가해 잔액만 70조7010억원이 됐다. 조만간 사상최고치인 72조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신한은행 신상언 재테크팀장은 “투자자들이 투자할 데를 찾지 못하고 있어 대기하는 자금이 계속 늘고 있다”면서 “주가지수도 많이 올랐고 해외경기도 불투명해 안전하게 돈을 넣어두기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산은경제연구소 김건열 애널리스트는 “불투명한 경기회복 전망 등에 따라 단기성 금융상품 중심의 자금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판’으로 예금에 잠시 발을 담그고 = 특판에 의한 은행들의 출혈경쟁이 심해지면서 은행권에서의 자금이탈이 주춤거리는 분위기다. 총예금이 1월중엔 6조6548억원 준 반면 2월엔 특판덕에 6조6238억원 늘며 만회했다. 3월엔 다시 6조1440억원이나 빠져나갔다. 3월말부터 재개된 4월엔 3거래일 동안 3조3372억원 증가했다.
특히 저축성예금은 1월엔 5조7748억원 감소했으나 본격적으로 특판에 들어간 2월엔 5조5249억원이나 늘었고 3월엔 다시 2조9298억원 줄었다가 4월 특판효과로 3일만에 1조4601억원 유입됐다. 특판효과로 CD(양도성 예금증서) 순발행규모도 지난 1월엔 1조648억원 줄었으나 2월엔 2조5579억원, 3월엔 1조6325억원 증가했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은행들이 역마진을 무릅쓰고 특판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저금리로 갈 데 없는 자금이 특판예금과 CD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특판은 다른 은행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오래 가기 어려워 고객이탈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지난 6일 실질총예금 잔액 507조7393억원보다 더 줄어 500조원 하향돌파도 조만간 가능하다는 것.
◆미운 ‘채권’, 그래도 다시한번 ‘주식’ = 정부의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금리인상과 경기회복기대에 따른 국내금리 불안으로 채권에 대한 상대적인 매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형 펀드에서는 올들어서만 10조원 가까이 빠져 나갔다. 잔액이 64조8047억원으로 MMF잔액규모에 크게 밑돌았다. 특히 단기채권형 펀드에서만 7조9375억원(17.4%)이 이탈했다.
반면 주가가 1000포인트대에 근접했는데도 주식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주식형펀드엔 올들어 2조 가까운 돈이 몰렸다.
산은경제연구소 김 애널리스트는 “대내외 여건에 따라 국내금리가 불안해지면서 채권보다는 주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꾸준한 ‘신종펀드’, 다크호스 ‘부동산’ = 소리없는 강자가 있다. 신종펀드다. ELS(주가연계증권)에 투자하는 펀드인 파생상품펀드, 부동산이나 이와 관련된 권리 등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 금 가격이나 유가 등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상품에 투자하는 실물펀드, 국내펀드를 통해 해외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펀드 오브 펀드)가 그것이다. 이 신종펀드들은 간접투자운용업법 통과로 빛을 보게 된 것으로 실제 판매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5월이다. 이들은 지난해 연말까지 7개월동안 7조7620억원어치 팔렸다. 올 들어서도 3조8510억원 늘어 총잔액은 11조6130억원에 이르렀다.
이중 파생상품 펀드 잔액이 6조97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재간접펀드가 3조402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부동산펀드는 1조8010억원이다.
하나은행 장재원 재테크팀장은 “신종펀드는 파생상품이 안정성이 있고 어느정도 확정금리를 보장받을 수 있어 최근과 같은 불안한 시장에서는 안성맞춤이지만 실물펀드는 물량이 적어 원하는 만큼 살 수 없는 게 큰 흠”이라고 설명했다.
또 “추정할 수는 없지만 부동산 시장이 움직임을 보이면서 PB(고액자산가)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를 위한 자금운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연구원 박재하 선임연구위원은 “경기회복 지연과 환율 하락, 유가 상승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다가 하반기 이후에나 경기회복과 더불어 소폭의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간접투자상품으로의 자금유입과 채권형에서의 이탈, 시중자금의 단기화는 지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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