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구치소 적신 눈물의 편지

지역내일 2005-03-11
“저는 1964년 2월 17일 중국 길림성 룡정시에서 태어났습니다. 14년간의 결혼생활을 끝으로 이혼했습니다. … 중략 …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고향땅에 남겨둔 채 이 땅으로 올수 밖에 없었습니다. 국제결혼을 소개해준 분의 경력이 문제가 돼 구속됐습니다. 죽음을 생각하고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2월 27일. 인천구치소에 잔잔한 감동이 흘렀다. 재소자가 교정위원들에게 보낸 한 장의 편지 때문이다. 사연의 주인공은 조선족 출신인 최 모(41·중국 길림성 용정시)씨.
최씨는 지난해 7월 국내로 국제결혼을 해 들어왔다. 혼자 남아 학교에 다니는 외아들(16)이 눈에 밟혔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한국에서 열심히 돈을 벌어 아들에게 부칠 요량이었다. 하지만 최씨는 지난 1월 24일 혼인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구속됐다. 좌절은 더욱 커졌고 자살까지 결심했다.
이때 인천교도소 송경옥(47·여사대장) 교감이 최씨를 상담하면서 딱한 사정을 들었다. 송 교감은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도록 도왔다.
또 간부회의에 알린 뒤 교정위원들과 자매결연을 주선키로 했다. 불교·천주교 교정위원회에서는 80만원의 기부금을 모아 중국 현지 최씨 아들이 다니는 학교로 송금했다. 위의 글이 바로 이 소식을 들은 최씨가 교정위원들에게 눈물로 쓴 감사편지다.
최씨는 세 페이지에 이르는 편지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아직도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더 많구나 생각하면서 나를 위해 내 자식을 위해 다시 밥을 먹었습니다.”

/인천 = 정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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