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눈물이 말한다

지역내일 2005-03-09
증권예탁결제원 홍보실 여상현

종합주가지수가 5년 만에 1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증권시장은 오랜만에 활력을 되찾은 분위기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1989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넘어섰던 주가 1000포인트 시대에 비해 최근의 시장상황은 여러 긍정적인 요소들에 힘입어 그 상승추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으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증권사 객장의 빈자리가 보기 드물어지고 여의도 일대의 식당 예약이 어려워지는 장밋빛 일상의 이면에 증권업계와 증권유관기관의 구조조정 또한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초 통합거래소의 출범과 함께 13% 감원의 이루어진 것을 비롯해 증권회사간 합병·매각 등을 통한 이합집산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고, 4년여 전 야간주식거래를 통한 증권시장 활성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장외전자거래시장(ECN)은 조만간 문을 닫을 예정이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증권예탁결제원도 최근 직제개편과 희망퇴직을 통해 25%의 조직축소와 15% 수준의 인력구조조정이 완료되었다.
급변하고 있는 금융환경 변화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고 고객 위주의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조직운영의 활용도 제고를 위해 희망자에 한하여 명예퇴직형태로 이루어지긴 했지만 퇴임식장에서는 남몰래 눈물을 훔치는 선배들의 조용한 흐느낌 소리가 간간히 흘러나왔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초년생으로 첫발을 내딛었던 때부터 결혼과 가정을 일구어가는 사이에 동고동락했던 동료들과 다사다난했던 시간들을 돌이켜 보며 떠남과 헤어짐의 순간에 흐르는 뜨거운 눈물 한방울은 결코 감추어야만 하는 부끄러움의 징표는 아닐 것이다.
젊음과 패기를 가지고 헤쳐 나갔던 역경들, 쉽지 않고 지난한 조직생활의 구성원으로서 회사와 선후배, 동료에 대한 애정을 동력삼아 앞으로만 내달렸던 뜨거운 날들이 어우러져 자연스레 흘러내리는 것이리라.
짧은 시간이나마 차분하게 주변을 정리하고 선후배와 동료들의 격려를 받으며 정들었던 직장을 떠나 다시금 새롭게 출발하는 당신들의 눈물은 그러기에 값싼 연민보다는 깊은 경외심으로 다가오는 게 사실이었다.

‘사오정’과 ‘오륙도’로 함축되는 21세기형 샐러리맨의 생태환경 속에서 지금의 나는 과연 얼마만큼의 열정을 가지고, 어떤 수준의 소명의식을 지니고서 소위 월급쟁이로서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가? 바로 내일 현재의 직장을 접고 다른 길을 가야한다면 과연 어제의 나를 당당하게 증언할 수 있을 것인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서슬 퍼런 현실 속에서 그저 소비되고 마는 조직의 소모품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자기경영의 주체가 되어야 하고, 끊임없는 혁신을 위해 자기개발에 불철주야 노력해야 한다는 세간의 주문을 읊조리기 이전에 지금, 바로 이 순간, 내가 두발 딛고 서있는 이곳에서 과연 나는 무엇인가 하는 무척이나 단순하지만 결코 대답하기 쉽지만은 않은 질문을 되뇌이게 된다.
30년을 넘어서는 증권예탁결제원의 역사와 함께하며 열정과 의지로 관통해온 격동의 지난날을 담담하게 회상하는 대선배님의 e-mail과 이제 비록 회사를 떠나지만 영원한 예탁결제인이 되겠노라고 또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하며 감추던 눈물이 일상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던 나에게 손을 뻗어 온 셈이다.
흐트러진 자세를 추스르게 하는 청아한 죽비소리처럼 조직과 인원을 축소하는 증권예탁결제원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성과중심의 효율적인 인사제도 도입 등은 이렇듯 나를 비롯한 구성원 모두에게 새로운 변화의 문화를 알리는 순기능으로 작용하리라 믿는다.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뿐이다’는 NEC 고바야시(小林) 회장의 말처럼 조직구성원 개인에서부터 시작되는 기업전체의 변화가 곧 기업발전의 핵심적인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