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과 함께 하는 박철의 금융교실] 인생의 나침반, ‘재무설계’

지역내일 2005-02-02 (수정 2005-02-16 오전 11:23:53)
요즘 TV만 켜면 눈에 들어오는 익숙한 풍경이 하나있다. 바로 ‘당락(當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수험생들의 표정이다.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각 대학의 합격자 발표가 뉴스의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격의 영예를 거머진 수험생들의 얼굴은 입시지옥을 뚫고나온 자랑스러움과 기쁨으로 가득차 있다.
그러나 사실 합격의 기쁨은 오히려 부모들의 ‘몫’인지 모른다. 입시 뒷바라지 때문에 하루 하루를 기도와 한숨으로 보내야 했던 부모들은 합격소식에 세상 모든 것을 다 얻은 듯한 기분이 된다. 우리 부모들에게 ‘자녀’와 ‘교육문제’를 빼고나면 ‘쭉정이’만 남는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자녀교육은 우리 부모의 삶 그 자체인지 모른다.
그러나 대학에 보내는 것이 자녀교육의 종착역이 될 수는 없다. 세상살이에 필요한 것이 학위나 졸업장만은 아니다. 복잡다단한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부모로서 알려줘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가! 진짜 ‘교육’은 이제부터 시작인지 모른다. 어엿한 대학생이라지만 지금까지 입시만을 보고 줄달음 쳐오느라 너무나 세상물정에 어두운 아이들이다.
특히 요즘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 세대의 ‘돈 쓰는 지혜’는 너무도 부족하다. 지난해 국민은행연구소가 조사한『한미일 대학생의 소비·금융의식과 금융이용 행태』결과를 보면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용돈을 포함한 국내 대학생의 월평균 소득대비 소비비중은 86.4%로 3개국 중 최고의 소비성향을 자랑한다. 대학생 신용카드 이용자 중 26%가 결제 부족을 경험한 적이 있다. 카드로 돌려 막았다는 대학생이 미국의 2배에 달하는 16%이다.
앞 뒤 없이 자녀를 챙기려만 드는 부모들의 넘치는 애정도 문제다. 신용카드 결제 부족 시 부모가 해결해 준다는 응답이 47.4%로 3개국 중 최고이다. 그러나 이 수치가 자녀에 대한 애정의 척도가 될 수 있을까? 아니 그렇다 쳐도 언제까지 자녀를 챙길 수 있을까? 어차피 자녀들은 언젠가는 부모없는 세상을 혼자 힘으로 헤치며 살아가야 한다.
진정 자녀를 사랑한다면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돈 쓰는 지혜’를 가르치자. 특히 대학생 정도의 연령이면 인생계획에 따른 ‘재무설계(Financial Planning)’를 준비하기 시작할 시기이다. 재무설계는 ‘돈의 흐름(Cash Flow)’을 파악하여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돈을 쓸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재무설계의 핵심은 진학, 유학, 취업, 결혼, 내집마련 등 연령에 따른 목표를 정해놓고 그에 필요한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짜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재무설계는 인생 전체를 목표로 달리는 장거리 경주와 같다.
재무설계는 우리가 인생의 목표를 성취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인 과정이다. 돈은 많고 적고간에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대인들은 불규칙한 소득의 흐름속에서 살고 있다. ‘평생직장’이나 ‘연공서열’이 흘러간 옛노래가 돼버리면서 직장을 계속 다닌다는 보장도 없으며 시간이 흐른다고 소득이 반드시 늘어나지도 않는다. 소득의 흐름은 점점 더 불규칙해져 가고 예상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 계획적인 생활을 하지 않으면 삶 자체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일찍부터 재무설계의 필요성을 알고 이를 실천해 나간다면 적어도 돈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한결 안정된 삶을 살아갈 가능성이 클 것이다. 그리고 부모들이 이러한 생활설계에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자녀가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키워주는 일이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삶은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얘기해주고 미래설계에 필요한 최소한의 금융상품 가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면 대학 입학을 계기로 자녀에게 미래에 대비한 적립식통장을 만들도록 하거나 단독세대주를 만들어서 청약통장을 가입해 주는 것이다.
우리는 삶을 흔히 ‘항해’에 비유한다. 항해를 준비하는데 빠뜨려선 안될 것이 바로 나갈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다. 자녀의 인생에서 ‘재무설계’가 바로 그렇다. 자녀의 미래는 돈을 어떻게 쓰고, 관리하는 가에 따라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무설계를 ‘인생의 나침반’이라고 하는 것이다.

/국민은행 연구소 금융교육 TF팀 박철 전문연구원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