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채 신속인수제 실효있나>“금융시장불안 제거 한계”
현대증권, 국민혈세로 부실기업 지원하는 꼴 … 단기 증시부양 그칠듯
지역내일
2001-01-11
(수정 2001-01-12 오후 4:19:27)
산업은행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가 도마위에 올랐다. 증권업계 내부에서 경고의 메시지가 나왔다.
현대전자 회사채를 인수키로 한 전날(11일) 그것도 수혜가 예상되는 현대계열의 현대증권이 목청
을 높였다.
현대증권은 구조조정을 전제로 산은이 부실기업 회사채를 인수키로 하고 가산금리를 적용키로 해 특
혜시비는 비켜갈 수 있지만 구조조정 지연은 물론 회사채시장 기능위축으로 이어져 결국엔 금융시
장 불안심리를 완전 제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도가 단기적으로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을 부양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자금흐름
의 편중 해소와 기업 구조개선노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조조정 안되면 재정부담=산은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는 일부 특정 재벌을 지원한다는 시장의 비
난을 피하고 확산되는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명시적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기업의무조항’을 삽입한 점에선 일단 긍정적이다. 회사채 발행이율의 가산금리를 결정하는 세부
적 조항을 명시한 점도 시장이자율에 근접한 가격결정이라는 평가다. 시장 친화적 모습을 갖추려 애
쓴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신속 인수제도라는 명칭이 의미하듯이 먼저 채권을 인수한 후 기업의 구조조정을 요구한다
는 성격을 짙다. 인수 금융기관이 기업보다 더 큰 부담을 먼저 안게 되고 시간이 갈수록 부실기업에
더욱 발목을 붙잡힐 수 있다. 기업이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그 기업을 도산시키기
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기업 구조조정 이행계획(MOU)의 체결이 기업의 구조조정
을 확실히 담보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금리다. 현재 BBB등급의 회사채가 약 11.6 %에 거래되고 있다.
BBB등급의 회사는 가산금리 후 14.2%에 발행이 가능하다. 일단 A 등급 회사채가 8%정도에 거래되
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가산금리는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
다. 장기적으로 우량기업과의 조달금리 차이로 부실기업을 자연스럽게 퇴출 시키는 순기능이 있다
는 얘기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볼 때 이 가산금리는 기업의 자금사정 악화를 완화한다는 채권신속인수 제도의
취지에 역행할 수 있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 실례로 BBB 등급의 한 회사의 경우 1분기 중 도래
하는 회사채의 금리는 평균 21.5%정도여서 차환발행에 의한 이자 비용 인하 효과가 크다. 하지만 발
행연도인 1998년 2분기 이후 급격한 발행금리의 인하로 올해 전체 만기도래 회사채의 평균 금리
는 11.5 %정도로 추산된다. 급속한 금융시장의 안정과 함께 차환발행 이자율이 크게 하락하지 않
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20%의 만기채권을 자체상환 한다 하더라도 이자비용 부담은 거의 줄지 않는다.
비록 공적자금은 아니지만 신속 인수제를 통해 정부 스스로 우발채무를 급격히 증가시킬 수 있다. 지
금의 금융시장 상황으로 볼 때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의 불가피성은 인정한다. 그러나 우발채무위험
은 기업의 구조조정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미래에 커다란 재정부담으로 돌아갈 것은 뻔하다.
◇효과 보다 큰 부작용=단기적으로도 회사채 신속인수제도가 실효를 거두기엔 걸림돌이 많다. 우선
유동성이 풍부한 은행권이 비자발적으로 투기등급 회사채를 보유하게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회사
채시장의 시장기능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또 2.6%포인트의 추가 금리부담은 장기적으로 부실기업의 재무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올해
만기 회사채의 평균 금리는 11.5%라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부채탕감을 위한 자산 매각과
부채상환 기간의 불일치로 기업들이 20%의 회사채를 자체 상환하는 것도 여전히 부담스럽다. 운용
자금의 부족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하인 기업은 부도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도 없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는 올 한 해에 해당하는 한시적인 조치라는 점도 짚어볼 대목이다. 투자자의 금
융불안심리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부실기업의 채권자들과 주주들을 보조하는 것이므로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부
양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장세에는 매우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 조치로 부실기업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기업개선노력이 이어지고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및 은행권 편중현상의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현대전자 회사채를 인수키로 한 전날(11일) 그것도 수혜가 예상되는 현대계열의 현대증권이 목청
을 높였다.
현대증권은 구조조정을 전제로 산은이 부실기업 회사채를 인수키로 하고 가산금리를 적용키로 해 특
혜시비는 비켜갈 수 있지만 구조조정 지연은 물론 회사채시장 기능위축으로 이어져 결국엔 금융시
장 불안심리를 완전 제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도가 단기적으로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을 부양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자금흐름
의 편중 해소와 기업 구조개선노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조조정 안되면 재정부담=산은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는 일부 특정 재벌을 지원한다는 시장의 비
난을 피하고 확산되는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명시적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기업의무조항’을 삽입한 점에선 일단 긍정적이다. 회사채 발행이율의 가산금리를 결정하는 세부
적 조항을 명시한 점도 시장이자율에 근접한 가격결정이라는 평가다. 시장 친화적 모습을 갖추려 애
쓴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신속 인수제도라는 명칭이 의미하듯이 먼저 채권을 인수한 후 기업의 구조조정을 요구한다
는 성격을 짙다. 인수 금융기관이 기업보다 더 큰 부담을 먼저 안게 되고 시간이 갈수록 부실기업에
더욱 발목을 붙잡힐 수 있다. 기업이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그 기업을 도산시키기
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기업 구조조정 이행계획(MOU)의 체결이 기업의 구조조정
을 확실히 담보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금리다. 현재 BBB등급의 회사채가 약 11.6 %에 거래되고 있다.
BBB등급의 회사는 가산금리 후 14.2%에 발행이 가능하다. 일단 A 등급 회사채가 8%정도에 거래되
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가산금리는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
다. 장기적으로 우량기업과의 조달금리 차이로 부실기업을 자연스럽게 퇴출 시키는 순기능이 있다
는 얘기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볼 때 이 가산금리는 기업의 자금사정 악화를 완화한다는 채권신속인수 제도의
취지에 역행할 수 있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 실례로 BBB 등급의 한 회사의 경우 1분기 중 도래
하는 회사채의 금리는 평균 21.5%정도여서 차환발행에 의한 이자 비용 인하 효과가 크다. 하지만 발
행연도인 1998년 2분기 이후 급격한 발행금리의 인하로 올해 전체 만기도래 회사채의 평균 금리
는 11.5 %정도로 추산된다. 급속한 금융시장의 안정과 함께 차환발행 이자율이 크게 하락하지 않
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20%의 만기채권을 자체상환 한다 하더라도 이자비용 부담은 거의 줄지 않는다.
비록 공적자금은 아니지만 신속 인수제를 통해 정부 스스로 우발채무를 급격히 증가시킬 수 있다. 지
금의 금융시장 상황으로 볼 때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의 불가피성은 인정한다. 그러나 우발채무위험
은 기업의 구조조정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미래에 커다란 재정부담으로 돌아갈 것은 뻔하다.
◇효과 보다 큰 부작용=단기적으로도 회사채 신속인수제도가 실효를 거두기엔 걸림돌이 많다. 우선
유동성이 풍부한 은행권이 비자발적으로 투기등급 회사채를 보유하게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회사
채시장의 시장기능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또 2.6%포인트의 추가 금리부담은 장기적으로 부실기업의 재무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올해
만기 회사채의 평균 금리는 11.5%라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부채탕감을 위한 자산 매각과
부채상환 기간의 불일치로 기업들이 20%의 회사채를 자체 상환하는 것도 여전히 부담스럽다. 운용
자금의 부족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하인 기업은 부도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도 없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는 올 한 해에 해당하는 한시적인 조치라는 점도 짚어볼 대목이다. 투자자의 금
융불안심리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부실기업의 채권자들과 주주들을 보조하는 것이므로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부
양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장세에는 매우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 조치로 부실기업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기업개선노력이 이어지고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및 은행권 편중현상의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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