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만들어 가는 새 역사<351호/교육>

행남 어린이 자치활동 모습 기대

지역내일 2000-09-21
능곡역을 지나 철길을 따르면 강매역이 눈에 띤다. 역 앞을 지나면 소원마을이 아파트 숲을
이루며 모습을 드러내고 그 옆으로 행남초등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행남초등학교(교장 조봉근)는 94년 11월 설립돼 현재 5회 졸업생을 내왔다. 28학급 1184명의
학생들은 학년별로 특성있는 주제어를 가지고 6학년 김구반과 같은 새로운 학급별 명칭을
경험한다. 또한 조봉근 교장은 지난해 9월 2대 교장으로 부임한 뒤 '자율적 교육'을 방침으
로 내세우고 있다.

■어린이 우체국
조봉근 교장은 어린이 우체국을 소개하며 "이 어린이가 우체국 직원입니다"고 소개했다. 6
학년 김구반 이지혜 국장은 "모든 우체국 업무를 우리가 하고 있어요. 배달까지도요"라며
우체국 업무 경험을 자신있게 풀어 놓았다. 어린이 우체국에 들어서면 정수현 부국장과 유
재민 이미경 조영란 어린이가 반갑게 맞이한다.
어린이 우체국 업무를 담당하는 학생들은 공채로 선발돼 각종 우체국 업무와 배달업무를 책
임진다. 배달 업무를 맡은 유재민 학생은 "친구와 친구 사이를 연결시켜 주는 일이라는 것
이 가장 보람돼요"라며 편지 배달통을 한 쪽 어깨에 걸쳐 올렸다.
조봉근 교장은 "각 반별로 우편번호가 배정돼 있어 분류작업이 수월할 뿐 아니라 편지 보내
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교육시킬 수 있어 우체국 운영에 학부모도 환영하고 있습
니다"고 밝혔다.
어린이 우체국에서 사용하는 우표는 교내 전시회를 통해 공모된다. 채택된 우표는 한 장에
20원씩 판매되며 수익금은 모두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된다.
조봉근 교장은 "지금까지 약 2000통의 편지가 우체국을 통해 전달됐으며 4만원의 수익금이
적립돼 있다"고 밝혔다.

■ 어린이 방송국
"사랑과 슬기의 소리. 여기는 여러분의 행남초등 방송국입니다. HBS." 행남초등학교 어린이
방송국은 스튜디오를 방불케 하는 방송 기자재와 시스템이 완비돼 있다.
학교방송은 각 학급을 탐방하며 학급 자랑 시간을 제공한다. 또한 카메라 출동을 통해 지나
치게 떠드는 어린이, 정수기 사용을 잘 못하는 반이나 청소가 부진한 학급을 소개하는 모습
이 이채롭다.
유영복 지도교사는 "방송을 통해 교내 생활지도와 학습자료를 공급해 줄 수 있다"며 방송국
활동의 긍정적 측면을 제시하고 있다.

■ 어린이 신문사
행남초등학교 어린이 신문사는 매월 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어린이 신문사 이 란 기자와 조
아라 기자는 신문 발행을 위해 발로 뛰는 취재를 한다. 이들 학생이 직접 취재하고 편집하
는 과정을 거쳐 행남초등의 모습이 담긴 신문이 각 학급별로 배부된다.

넓은 운동장과 아담한 본관은 어린이를 위해 잘 짜여져 있고, 도서실의 깨끗한 단장 또한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는 행남초등학교. 짧은 역사에 비해 학생 자치활동과 특별실의
모습이 새로운 역사를 쌓아 가고 있다는 느낌을 전달한다.
조용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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