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부 세습’ 부추긴다
끼리끼리 맺어주고 상속·증여 전략 귀띔도 … 고수익 겨냥 부유층잡기 안간힘
지역내일
2005-02-22
(수정 2005-02-22 오후 12:15:44)
은행권이 부자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부 세습’ 전략을 중요상품으로 내놓고 있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특히 소액고객을 찬밥으로 몰면서 고액고객에게만 서비스를 강화해 공공성 등을 해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은행에서는 돈이 되는 고객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 경제현상이 아니냐며 ‘현실론’을 내세우고 있어 앞으로도 은행들의 ‘차별 경영전략’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웨딩서비스도 봇물 = 재력이 중요한 결혼조건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재산정도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맺어주는 웨딩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다.
하나은행, 외환은행, 신한은행에 이어 올 상반기 중엔 우리은행도 고객자산가들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중매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매년 5월 또는 6월에 각 지점에서 추천한 투자자산 1억원 이상의 PB고객의 자녀 100쌍 정도를 초대해 만남을 주선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두 쌍이 실제 결혼에 골인했고 10여쌍이 교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유 행장이 나서 주례까지 맡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외환은행은 VIP고객 자녀들의 중매를 위한 ‘웨딩플라자’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난 2003년 7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웨딩플라자에는 VIP고객 자녀들의 프로필이 익명으로 등록돼 있고 은행에서 원하는 배우자감을 골라 소개해 준다. PB들은 이를 위해 결혼정보회사의 전문 커플매니저로부터 특강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5월에 외환은행 웨딩플라자를 통해 결혼한 1호 커플이 나왔고 현재 상당수가 교제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커플 매니징’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임원들까지 나서 가까운 지인들의 자녀들을 추천할 정도다. PB센터에서 근무하는 PB팀장 센터장은 평균 4~5명 정도의 고객들로부터 자녀 중매를 의뢰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한은행은 국내 유명 결혼정보회사에서 부유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커플 매니징을 하고 있는 전문강사를 초청해 중매 방법과 부유층의 결혼관 등에 대한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은행내의 PB정보망을 통해 고객 자녀에 대한 소개를 해오던 중 고객들의 요청이 많아 자녀의 만남주선을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속에서 자녀 자산관리교육까지 = PB들은 고액자산가들이 원하는 것은 부를 늘리는 게 아니고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이들은 상속에 관심이 많다. 자신의 부가 자녀에게도 이어지길 원하는 것이다. 당연히 은행 서비스는 이러한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바뀌게 된다.
10억원 이상 자산가들만 관리하는 신한은행 한 PB센터장은 “고액 고객들은 자산을 불리는 것이 아니라 잘 지키고 자녀들에게 세금을 줄이면서 양도·증여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면서 “특히 자녀들이 자신의 부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것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 정기적으로 자녀들을 모아 경제교육을 시킨다”고 말했다.
PB에서 고액자산가 자녀들에게 시키는 경제교육은 일반 이론이 아니라 부자들만의 노하우가 담긴 것들이다.
이 PB센터장은 “PB 자녀에게는 세테크와 많은 자산을 관리하는 방법이 실질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대우도 다르게 = 은행들은 소액예금자들은 ‘찬밥’취급을 하면서도 부자들만의 상품을 만들어주거나 대출금리는 낮게, 예금이자는 높게 주기도 한다.
강남에 있는 하나은행 모 PB센터장은 “최근 이자가 적어 고액자산가들이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높은 이자의 국공채가 나오면 곧바로 이들에게 전화해 가입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의 특판상품도 가입하한선을 1000~5000만원으로 정해 사실상 고액자산가를 겨냥하고 있으며 국민은행 등은 PB상품을 따로 만들기도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돈이 안되는 소액예금자 100명보다 고액자산가 한명이 은행 수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들에게 관심과 서비스를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그러나 은행에서는 돈이 되는 고객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 경제현상이 아니냐며 ‘현실론’을 내세우고 있어 앞으로도 은행들의 ‘차별 경영전략’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웨딩서비스도 봇물 = 재력이 중요한 결혼조건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재산정도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맺어주는 웨딩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다.
하나은행, 외환은행, 신한은행에 이어 올 상반기 중엔 우리은행도 고객자산가들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중매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매년 5월 또는 6월에 각 지점에서 추천한 투자자산 1억원 이상의 PB고객의 자녀 100쌍 정도를 초대해 만남을 주선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두 쌍이 실제 결혼에 골인했고 10여쌍이 교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유 행장이 나서 주례까지 맡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외환은행은 VIP고객 자녀들의 중매를 위한 ‘웨딩플라자’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난 2003년 7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웨딩플라자에는 VIP고객 자녀들의 프로필이 익명으로 등록돼 있고 은행에서 원하는 배우자감을 골라 소개해 준다. PB들은 이를 위해 결혼정보회사의 전문 커플매니저로부터 특강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5월에 외환은행 웨딩플라자를 통해 결혼한 1호 커플이 나왔고 현재 상당수가 교제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커플 매니징’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임원들까지 나서 가까운 지인들의 자녀들을 추천할 정도다. PB센터에서 근무하는 PB팀장 센터장은 평균 4~5명 정도의 고객들로부터 자녀 중매를 의뢰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한은행은 국내 유명 결혼정보회사에서 부유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커플 매니징을 하고 있는 전문강사를 초청해 중매 방법과 부유층의 결혼관 등에 대한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은행내의 PB정보망을 통해 고객 자녀에 대한 소개를 해오던 중 고객들의 요청이 많아 자녀의 만남주선을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속에서 자녀 자산관리교육까지 = PB들은 고액자산가들이 원하는 것은 부를 늘리는 게 아니고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이들은 상속에 관심이 많다. 자신의 부가 자녀에게도 이어지길 원하는 것이다. 당연히 은행 서비스는 이러한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바뀌게 된다.
10억원 이상 자산가들만 관리하는 신한은행 한 PB센터장은 “고액 고객들은 자산을 불리는 것이 아니라 잘 지키고 자녀들에게 세금을 줄이면서 양도·증여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면서 “특히 자녀들이 자신의 부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것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 정기적으로 자녀들을 모아 경제교육을 시킨다”고 말했다.
PB에서 고액자산가 자녀들에게 시키는 경제교육은 일반 이론이 아니라 부자들만의 노하우가 담긴 것들이다.
이 PB센터장은 “PB 자녀에게는 세테크와 많은 자산을 관리하는 방법이 실질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대우도 다르게 = 은행들은 소액예금자들은 ‘찬밥’취급을 하면서도 부자들만의 상품을 만들어주거나 대출금리는 낮게, 예금이자는 높게 주기도 한다.
강남에 있는 하나은행 모 PB센터장은 “최근 이자가 적어 고액자산가들이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높은 이자의 국공채가 나오면 곧바로 이들에게 전화해 가입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의 특판상품도 가입하한선을 1000~5000만원으로 정해 사실상 고액자산가를 겨냥하고 있으며 국민은행 등은 PB상품을 따로 만들기도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돈이 안되는 소액예금자 100명보다 고액자산가 한명이 은행 수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들에게 관심과 서비스를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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