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조직이 작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의 사장과 직원간 불협화음은 기업의 생존을 위태롭게 할 가능성도 높다.
사장과 직원은 한배를 탄 공동체지만 사장이 기업을 사유화한다거나 직원들의 애사심이 부족할 경우 기업의 수명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 중소기업의 경우 사장과 마찰을 겪은 임직원이 경쟁업체로 이직하거나 경쟁업체를 창업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직원들의 기를 살리고 노사화합에서 모범을 보이는 업체들은 직원의 이직률이 낮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임직원들의 기업에 대한 로열티와 단결력이 강화돼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성장하는 중소기업이나 장수 중소기업에는 이러한 노사화합을 이끌어내는 비결이 있다.
◆사장과 직원들이 결혼식 올려줘 = 인천의 휴대폰 부품 및 금형제작업체 ‘도움’의 박영호 사장은 지난해 40대 가장인 직원의 결혼식을 돕는데 애를 섰다.
도움의 A차장은 47살 나이에 두 아이까지 있지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사연을 가지고 있던 것.
박 사장은 A차장이 빠듯한 살림 때문에 결혼식을 엄두도 못 내는 것을 듣고 설득하기 시작했다. 박 사장과 도움 직원들은 이때부터 A차장이 부담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내실있는 결혼식을 치룰 수 있도록 각종 노력을 기울였다.
박 대표는 회사 강당에서 결혼식을 치르고 사원식당에서 피로연을 열기로 했다. 총무과 직원들은 결혼식 이벤트 준비팀을 만들었고 사진촬영, 뷔페음식, 무대 장식 등을 준비했다. 사내 사이버팀은 영상물 제작에 들어갔고 아홉명으로 구성된 여성중창단이 결성돼 축가를 연습했다. 결혼식에 들어간 비용은 300만원. 그러나 동료들이 내놓은 축의금으로 비용이 해결됐다.
A차장과 그 가족들이 느꼈던 기쁨과 직원들의 보람은 이루 표현할 수 없었다.
◆직원사기 증대 위해 복지제도 운영 = 인천 남동공단의 국내 소형 기어드 모터 제조기업인 ‘SPG’ 현창수 사장은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된 케이스.
현 사장은 직원들과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점심시간마다 틈이 생기면 직원들과 족구경기를 한다. 경기에 패할 경우 사장도 음료수를 사는 벌칙에 빠질 수 없다.
SPG는 또 매주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하고 어느 누구도 야근을 하지 못하게 한다. 가정에 충실해야 생산성이 오르기 때문이다.
현 사장은 피치 못할 경우 관련 부서만 부분특근하게 하고 직원들에게 가정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할 정도다.
부산의 반도체 관련 부품 제조업체 리노공업은 학력, 연령, 성 차별이 없이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기회를 주고 있다.
직원들에게 최상의 조건을 부여해야 생산성도 최상이 될 수 있다는 방침하에 회사 정원을 미니골프장으로 꾸몄다.
화장실에는 전 직원의 캐리커처를 걸어놓았고 사내식당은 고급 레스토랑을 뺨칠 정도다.
네트워크 보안업체인 인젠은 카이스트 출신인 해커 동아리가 주축이 돼 출발한 회사다. 이 회사는 동종업계에서는 자유롭고 인간관계가 두터운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사의 신입사원이 축구를 하다 임병동 사장의 코뼈를 부러뜨렸지만 오히려 직원을 불러 마음을 편안하게 다독여 줬다. 이 같은 조직 분위기로 경기침체 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이 예상된다.
◆코스닥 등록 이익은 직원 우선 = MP3플레이어로 세계적인 컴퓨터업체 애플과 경쟁을 하고 있는 ‘레인콤’의 성공 비결에도 나름대로 화합방법이 있다.
이 회사 양덕준 사장은 직원들에게 먹고 즐기는 데는 인색하지 않다.
‘복리후생포인트제도’를 도입해 1인당 연평균 140만원 가량을 의료비·문화비·여행비 등을 자기발전에 쓸 수 있도록 장려해주고 있다. 또 직원들에게 식사비용과 헬스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특히 양 사장은 코스닥시장 등록 이후 등록기업으로서의 이익을 임원과 직원들에게 돌려 눈길을 끌었다.
과거 일부 코스닥기업은 대주주가 등록 이후 주식을 팔아 부를 독식, 사회적인 지탄을 받아왔다. 그러나 양 사장은 코스닥 등록 이후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공시했다.
양 사장은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팔지 않는 대신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이 일정기간 이후 필요에 따라 주식을 팔도록 했다. 코스닥 등록으로 인한 이익 우선권을 임직원에게 돌린 것이다. 또 자칫 직원들이 주식을 대량 매도할 경우 주가하락으로 주주들이 동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모두 예방했다.
레인콤 관계자는 “CEO가 모범을 보이자 직원들의 주식 매도도 일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조복기 중소기업진흥공단 기획이사는 “노와 사가 한데 어우러지는 민주적이고 열린 노사관계로 기업의 경쟁력도 높이고 나아가 어려움에 처한 회사까지 살리는 것을 자주 찾아 볼 수 있다”며 “대립적인 노사관계가 회사 경영에 특히 나쁜 영향을 끼치는 중소기업일수록 원활한 노사관계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말했다.
조 이사는 이어 “최근 들어서 이성적 집단보다는 감성에너지가 높은 집단이 훨씬 생산성이 높은 점을 착안해 감성경영, 독특한 기업문화로 노사관계까지 슬기롭게 풀어나가려는 중소기업 CEO들의 노력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사장과 직원은 한배를 탄 공동체지만 사장이 기업을 사유화한다거나 직원들의 애사심이 부족할 경우 기업의 수명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 중소기업의 경우 사장과 마찰을 겪은 임직원이 경쟁업체로 이직하거나 경쟁업체를 창업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직원들의 기를 살리고 노사화합에서 모범을 보이는 업체들은 직원의 이직률이 낮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임직원들의 기업에 대한 로열티와 단결력이 강화돼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성장하는 중소기업이나 장수 중소기업에는 이러한 노사화합을 이끌어내는 비결이 있다.
◆사장과 직원들이 결혼식 올려줘 = 인천의 휴대폰 부품 및 금형제작업체 ‘도움’의 박영호 사장은 지난해 40대 가장인 직원의 결혼식을 돕는데 애를 섰다.
도움의 A차장은 47살 나이에 두 아이까지 있지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사연을 가지고 있던 것.
박 사장은 A차장이 빠듯한 살림 때문에 결혼식을 엄두도 못 내는 것을 듣고 설득하기 시작했다. 박 사장과 도움 직원들은 이때부터 A차장이 부담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내실있는 결혼식을 치룰 수 있도록 각종 노력을 기울였다.
박 대표는 회사 강당에서 결혼식을 치르고 사원식당에서 피로연을 열기로 했다. 총무과 직원들은 결혼식 이벤트 준비팀을 만들었고 사진촬영, 뷔페음식, 무대 장식 등을 준비했다. 사내 사이버팀은 영상물 제작에 들어갔고 아홉명으로 구성된 여성중창단이 결성돼 축가를 연습했다. 결혼식에 들어간 비용은 300만원. 그러나 동료들이 내놓은 축의금으로 비용이 해결됐다.
A차장과 그 가족들이 느꼈던 기쁨과 직원들의 보람은 이루 표현할 수 없었다.
◆직원사기 증대 위해 복지제도 운영 = 인천 남동공단의 국내 소형 기어드 모터 제조기업인 ‘SPG’ 현창수 사장은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된 케이스.
현 사장은 직원들과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점심시간마다 틈이 생기면 직원들과 족구경기를 한다. 경기에 패할 경우 사장도 음료수를 사는 벌칙에 빠질 수 없다.
SPG는 또 매주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하고 어느 누구도 야근을 하지 못하게 한다. 가정에 충실해야 생산성이 오르기 때문이다.
현 사장은 피치 못할 경우 관련 부서만 부분특근하게 하고 직원들에게 가정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할 정도다.
부산의 반도체 관련 부품 제조업체 리노공업은 학력, 연령, 성 차별이 없이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기회를 주고 있다.
직원들에게 최상의 조건을 부여해야 생산성도 최상이 될 수 있다는 방침하에 회사 정원을 미니골프장으로 꾸몄다.
화장실에는 전 직원의 캐리커처를 걸어놓았고 사내식당은 고급 레스토랑을 뺨칠 정도다.
네트워크 보안업체인 인젠은 카이스트 출신인 해커 동아리가 주축이 돼 출발한 회사다. 이 회사는 동종업계에서는 자유롭고 인간관계가 두터운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사의 신입사원이 축구를 하다 임병동 사장의 코뼈를 부러뜨렸지만 오히려 직원을 불러 마음을 편안하게 다독여 줬다. 이 같은 조직 분위기로 경기침체 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이 예상된다.
◆코스닥 등록 이익은 직원 우선 = MP3플레이어로 세계적인 컴퓨터업체 애플과 경쟁을 하고 있는 ‘레인콤’의 성공 비결에도 나름대로 화합방법이 있다.
이 회사 양덕준 사장은 직원들에게 먹고 즐기는 데는 인색하지 않다.
‘복리후생포인트제도’를 도입해 1인당 연평균 140만원 가량을 의료비·문화비·여행비 등을 자기발전에 쓸 수 있도록 장려해주고 있다. 또 직원들에게 식사비용과 헬스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특히 양 사장은 코스닥시장 등록 이후 등록기업으로서의 이익을 임원과 직원들에게 돌려 눈길을 끌었다.
과거 일부 코스닥기업은 대주주가 등록 이후 주식을 팔아 부를 독식, 사회적인 지탄을 받아왔다. 그러나 양 사장은 코스닥 등록 이후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공시했다.
양 사장은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팔지 않는 대신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이 일정기간 이후 필요에 따라 주식을 팔도록 했다. 코스닥 등록으로 인한 이익 우선권을 임직원에게 돌린 것이다. 또 자칫 직원들이 주식을 대량 매도할 경우 주가하락으로 주주들이 동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모두 예방했다.
레인콤 관계자는 “CEO가 모범을 보이자 직원들의 주식 매도도 일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조복기 중소기업진흥공단 기획이사는 “노와 사가 한데 어우러지는 민주적이고 열린 노사관계로 기업의 경쟁력도 높이고 나아가 어려움에 처한 회사까지 살리는 것을 자주 찾아 볼 수 있다”며 “대립적인 노사관계가 회사 경영에 특히 나쁜 영향을 끼치는 중소기업일수록 원활한 노사관계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말했다.
조 이사는 이어 “최근 들어서 이성적 집단보다는 감성에너지가 높은 집단이 훨씬 생산성이 높은 점을 착안해 감성경영, 독특한 기업문화로 노사관계까지 슬기롭게 풀어나가려는 중소기업 CEO들의 노력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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