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엔 뷰>내 아이 양육권은 어디에

김 삼 화 변호사

지역내일 2005-01-19
누군가는 말했다. 이혼율이 높은 것은 여성의 행복추구권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그러나 이혼이 부부의 모든 갈등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식을 가진 부부에게는 새로운 갈등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요즘은 결혼한 지 5년이 안 된 젊은 부부의 이혼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렇게 결혼생활이 오래 되지 않은 부부들의 이혼은 전통적인 이유(배우자의 부정행위나 구타 등 부당한 대우로 인한)에 해당하기보다 아직 결혼생활에 익숙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과 성격 차이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갈등 요소가 좀 덜할 수도 있겠다 싶은데, 실제는 오히려 아직 어린 자녀의 양육을 둘러싼 부부갈등이 심각할 때가 많다.

물론 서로 아이를 키우겠다고 다툴 때가 대부분이지만 종종 아이를 키우겠다는 의사표시를 둘 다 하지 않는 경우도 본다. 아이에 대해 특별한 양육의사를 부부가 모두 표시하지 않을 때는 법원에서 누가 키울 것인지를 물어 현재 키우는 쪽에서 계속 키우도록 하는 등의 결정을 한다. 나는 다행히 아직 서로 아이를 안 키우겠다고 하는 부부를 법정에서 만나 보진 못했다. 아마도 법정에서 아이를 못 키우겠다고 말할 용기가 없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혼하는 부부가 아이를 서로 양육하려고 할 때는 누구에게 양육권을 줄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과연 누구를 양육자로 지정해 주어야 아이의 원만한 성장과 복지를 위해 적당할 지가 재판부의 고민일 것이다. 부부는 서로 자신이 키워야 하는 이유를 나름대로 댄다.

중요한 점은 부모 중 누가 아이를 키우든 이혼으로 인해 가장 고통 받는 쪽은 아이라는 점이다. 부모야 자신들의 의지에 의해 또는 법원의 판결에 의해 새로운 삶을 찾아 헤어졌지만, 아이로서는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그리고 선택하지 않은 삶을 타의에 의해 당분간, 아직 미성년자인 동안,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젊은 부부들의 경우에는 이혼하는 부부 부모들의 입김도 상당히 작용한다. 부모는 손자보다는 자식의 이혼 이후 생활에 대해 더 관심이 많다. 이혼 후 손자를 키우느라 고생하는 자식의 모습을 보길 원치 않기 때문이다. 부모로서 자식을 생각하는 인지상정을 탓할 생각은 없다.

그리고 나는 이혼 후 미성년 자녀를 한 쪽 부모가 양육할 때 다른 한 쪽이 지급할 의무가 있는 양육비를 제대로 주지 않아 고통 받는 이들을 많이 본다. 이혼 후 당분간은 양육비를 지급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제대로 주지 않는 부모가 참으로 많다. 처음에는 양육비를 받기 위해 이리 저리 알아보고 법원에 강제집행도 신청해 보지만 점점 지쳐 포기하고 만다.

최근에 들은 바에 의하면, 가정법원이나 여성단체 등에서 양육비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니 실질적인 양육비 지급이 확보돼 양육비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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