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평가 부재가 부른 옥션 헐값매각

지역내일 2001-01-09 (수정 2001-01-10 오후 3:59:34)
한글과컴퓨터에 이어 국내 대표적인 닷컴기업인 옥션이 또 해외 기업에 전격 매각됐다.
이베이는 미국 닷컴 기업 중 몇 안 되는 흑자기업이다. 이 회사는 옥션 지분 약 51%를 1500억원의 현
금을 주고 인수한다. 주당 2만4000원의 가격이다.
기업의 가치는 주가가 말한다. 이베이는 현재 옥션의 주가에 잠재가치까지 포함해 현재 주식사장에
서 거래되고 있는 싯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한국 닷컴 기업을 인수했다. 옥션 초기단계에 투자한 3
대주주들은 이번 매각으로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었다. 그들은 지난해 99년초부터 1만4000원을 투
자,몇번의 무상증자 절차를 걸쳐 주당 약 540원의 주식을 2만4000원에 팔았다.
태헤란 밸리에서는 닷컴기업을 평가 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어 옥션을 헐값에 매각했다는 의
견이 나오고 있다. 옥션처럼 확실한 비즈니스모델을 갖고 있는 기업이 왜 한국 시장에서 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외국업체에 매각되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는 의견이다. 무형의 자산을 인정하
지 않고 유형의 굴뚝산업에 적용되던 회계논리를 그대로 인터넷기업에 적용하는 현행 한국 시장 구
조가 이같은 일을 불러왔다고 보고 있다.
닷컴 기업들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활발히 인수합병(M&A)을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기업가치를 평
가해 줄 만한 객관적인 근거가 없어 기업간 결혼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에 닷컴
기업 기술평가 기준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해주기를 원하고 있다.
옥션은 지난해 6월 코스닥에 등록하면서 공모가가 4만원이었다. 한국시장에서 인정하는 기업가치는
4만원이었지만 외국업체가 인정하는 가격은 1만6000원이나 차이가 났다.
한국 닷컴기업들의 기술 수준을 계수로 환산 할 수 있는 기준들이 마련돼 있었다면 옥션이 헐값에 매
각됐다는 의견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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