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호의 증시산책>개혁발판 마련 시급한 때

지역내일 2000-11-29 (수정 2000-11-30 오전 11:27:31)
한마디로 한심하기 그지없는 지경으로 시장이 가라앉고 있습니다. 환율급등과 미국시장의 약세가 우리에게
전혀 호의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어느정도 반등의 가능성은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정현준 사건과
열린금고 불법대출 문제 등이 비슷한 시기에 다발적으로 터져 나옴에 따라 그 폭발력이 대인지뢰의 수준을
지나 대전차지뢰의 성격을 갖는 장세입니다.
IMF 구제금융이후 쓰러진 경제를 그나마 증권이 활황을 보이면서 가꿔왔는데 지금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와
중에 그 차액이 어디로 갔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부는 운좋은 벤처기업, 일부는 외국인 손에 들어갔겠지만 이것과 근본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커다란 금액
은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만약 이것이 경제외적인 부분, 즉 블랙커넥션과 같은 불법적이고 시장의 논리에 전혀 맞지 않는 곳으로 흘러
갔다면 국가경제의 근간이 위태로운 지경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예전엔 주식시장의 거품이
빠지면 부동산 같은 경제와 관련이 있는 부분으로 자금이 이동했지만 이번엔 그렇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충
분히 다른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고 향후에라도 국가경제를 위해서 쓰여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금 시장에서는 금융기관들이 제 기능을 못하고 기관들은 프로그램 매매만 하고 있습니다. 결국 자금있는
개인, 기관은 거의 없는 상태로 그렇다면 그 사라진 자금 자체는 무엇인가를 노리면서 엉뚱한 데서 잠자고
있을 것입니다. 또 시장이 불안하고 불투명한 가운데 시장의 수급을 좌우하는 외국인들이 얼마나 들어올 것
인가도 의문입니다.
지금의 상황은 제2의 IMF와 다름이 없다는 자세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활성화의 슬로건을 그대로 이행하
기 위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개혁을 위한 그런 발판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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