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크리스마스 ‘내식대로’

지역내일 2004-12-23 (수정 2004-12-23 오전 11:20:53)
독일, 붉은색 코카콜라산타 배격
만델라 선물받으려 7만5천명 몰려
남반구에선 윈드서핑 크리스마스

올해 크리스마스는 서구 기독교문화권 중심의 종교적 색채를 벗어나서 세계의 각 지역마다 자기식의 축제로 바꿔가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앵글로색슨형 예수가 사실은 흑인이었다는 주장, 유전자 분석을 통해 산타클로스가 황인종이라는 학설, ‘다빈치코드’라는 소설을 통해 예수의 결혼과 혈통에 대한 ‘반기독교적 해석’의 확산, 예수의 수행이 인도에서 이뤄졌다는 주장 등 정통 기독교 교리에 ‘위배되는’ 기류가 퍼졌다.
여기에 이라크전쟁을 통해 이슬람문화권과 충돌이 지구촌을 불안하게 만들자 평화의 축제인 크리스마스에서는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탈종교화와 문화권에 따른 다양화 경향이 강해졌다.
영국의 한 연구팀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산타클로스는 터키계의 황인종이라는 사실을 최근 발표하면서, 동시에 산타클로스의 붉은색 복장은 1951년 코카콜라의 브랜드를 이미지화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한 듯 한국의 도심복판에 연두색 산타복장이 등장했다.
전나무에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미는 전통은 8세기경 독일에 파견된 선교사 ‘오딘’이 떡갈나무에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야만적 풍습을 중지시키기 위해 옆의 전나무를 가리키며 ‘이 나무가지를 가지고 집에 돌아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라’고 설교한데서부터 비롯됐다.
노르웨이가 2차대전때 크게 도와준 데 대해 고마움의 표시로 매년 영국에 만들어 보내주는 정통크리스마스트리는 전나무로 꾸며진다.
그러나 그리스에서는 크리스마스트리 대신 크리스마스보트를 장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정통교리’인 크리스마스트리 대신 그리스는 그리스정교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불교의 나라 태국이나 이슬람 문화권 등에서는 붉은색 산타복장을 정통 크리스마스 스타일이 여전하다.
한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대통령 만델라는 1990년 이후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불우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주는 파티를 열어왔는데 올해에는 예년보다 세배나 많은 인파가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애초 2만명을 예상했으나 7만5천명이 몰렸다.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행사는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너무 오래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배고픔과 더위로 쓰러지는 사람도 있었다.
독일에서는 또 ‘미국식 산타클로스’ 배격운동이 한창이다. 일부 지방의회는 주민들로부터 “의회의 이름으로 미국식 산타클로스가 완전히 허구임을 선포하라”는 요구를 받고 끙끙대고 있다.
미국풍의 산타는 사기이며 이를 독일의 전설속 영웅인 세인트 니콜라스로 대체할 것을 요구하고 청원이 2개주에서 진행 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1951년 코카콜라의 이미지를 차용한 산타클로스를 맨 처음 디자인한 사람이 독일계 미국인 토머스 나스트로서, 그는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의 마스코트를 설계한 사람이기도 하다.
여름철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낼까. 남반구인 호주는 12월말이 무더운 여름이다. 겨울바람도 없고 하얀 빙설은 더더욱 없다.
호주의 크리스마스는 거리 곳곳에서 땀에 흠뻑 젖은 젊은이들과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아이들, 그리고 백화점에 정성들여 설치한 인조 겨울풍경, 눈꽃으로 덮인 크리스마스트리와 빨간 복장의 산타클로스까지 어우러져 독특한 크리스마스 풍경을 만들어낸다.
윈드서핑은 호주 크리스마스의 특징이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로 윈드서핑용 보드가 꼽힌다. 크리스마스 밤에는 음료수를 들고 삼림속에 모인다. 돌로 쌓은 노천 가마솥에 마른 나무로 불을 피고 철판을 매달아 그 위에 소세지, 소고기, 생선 등을 구워 먹으며 노래 부르고 캥거루 댄스를 즐기며 깊은 밤을 맞는다. 술에 취하고 명절분위기에 취한 사람들은 풀밭에 그대로 드러누워 코를 골며 산타클로스를 기다린다.

/리포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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