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누리던 오피스시장 침체조짐

지난해 4분기 공실률 상승하고 임대료는 하락

지역내일 2001-01-08 (수정 2001-01-09 오후 3:05:28)
산업전반에 걸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거의 제로에 가까웠던 서울시 대형오피스시장의 공실률이
4분기 들어 다시 높아지고, 지난해 매우 큰 폭의 상승세를 지속하던 전세가가 하락추세로 돌아서
는 등 오피스시장에도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8일 부동산정보서비스회사인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을 기준으로 서울지역의 지상
10층 이상 또는 연면적 1만(약 3000평)이상인 대형사무실 빌딩의 임대실태를 조사한 결과 공실률이
3분기의 0.4%에서 0.8%로 0.4%포인트 상승했고 전세가는 지난분기에 비해 4.8% 포인트 하락했다.
◇공실률 상승=지난해 서울시내 대형빌딩의 공실률은 1분기의 3.5%를 기록한 이후 급격히 낮아져 2
분기 0.6%, 3분기 0.4%를 유지해 거의 완전임대를 이뤘다. 그러나 4분기 들어 0.4% 포인트가 상승했
다. 중소형 오피스빌딩 역시 0.8%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인텔리전트 빌딩내에 위치한 프라임 오피
스빌딩은 공실률이 3분기 0.2%에서 4분기 0.1%로 오히려 0.1% 포인트 하락해 대조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도심과 강남 등 주요 오피스시장의 공실률 모두가 상승했다.
지난해 강남지역에서 사무실 확보가 어려워진 기업들의 진출로 2분기 5.6%포인트, 3분기 0.8%포
인트 하락했던 서울도심지역은 4분기 들어 0.5%포인트 상승하면서 공실률이 1.2%를 기록했다. 벤처
기업의 집중으로 완전임대시장 상황이 지속되던 강남지역도 3분기 0.1%에서 4분기에는 0.6%로 0.5%포
인트 상승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 114는 공실률 상승이 단순히 도심지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서울시 오피스시장 전반에 걸쳐 수요가 감소한 것이라며 앞으로 오피스시장의 공실률 전망이 불안하
다고 분석했다. 이런 불안감을 반영하듯 불과 1∼2개월 전만해도 대기수요로 인해 임차인 유치에
나서지 않던 임대인들이 최근에는 임차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가 하향추세=지난해 서울지역 대형오피스의 전세가는 매우 큰 폭의 상승세를 지속했다. 지난
2분기에는 전분기에 비해 14.3% 포인트 폭등하기도 했다. 특히 강남지역은 같은 기간 20%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런 전세가의 급격한 상승은 프라임빌딩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3분기 현재 테헤란
로의 대표적인 프라임 오피스빌딩의 경우 지난 99년 1분기에 비해 70%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이런
전세가의 상승추세는 4분기 들어 하락추세로 돌아섰다. 강남의 대형오피스빌딩의 경우 지난 분기
에 비해 전세가가 4.8% 포인트 하락했다. 테헤란로의 프라임빌딩도 지난 분기에 비해 1%포인트 하락
했다.
한편 서울시 오피스 빌딩중 보증부 월세형태로 계약하는 빌딩의 임대가도 지난 3분기에 비해 하락세
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오피스시장의 월세계약 보증금은 2분기에 7.8% 포인트 상
승한 이후 3분기 0.4% 포인트, 4분기 0.9% 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특히 지난 2분기에 23.8% 포인트나
폭등했던 강남지역의 보증금도 3분기에 1.2% 포인트 하락한 후 4분기에는 0.7% 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추세로 볼 때 올해 오피스시장은 작년의 호황을 마감하고 공실률이 상승하고 임대료가 하락
하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빈사무실을 찾는 대기수요가 사라졌고 신규창업기업의 감소
및 부도기업의 증가 등이 맞물려 있어 오피스 시장의 상황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오피
스시장의 공실률은 5%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며 그동안 폭등했던 임대료의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과정에서 빌딩의 관리상태나 관리수준에 따라 빌딩간 차별화 현상은 더욱 확
연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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