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엔 뷰>할 수 없는 일 ‘할 수 있도록’ 만들라

유 순 신 유앤파트너즈 대표

지역내일 2004-10-13
“왜 한국 여성은 안 된다는 생각부터 하죠?”
89년부터 재직했던 미국인 회사 사장이 내게 한 말이다. NCH는 산업용 설비시설들의 보수·유지에 사용되는 화학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미국 회사였다. 세일즈 왕국인 NCH에서 당연히 세일즈맨은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
어느 날, 그동안 나를 눈 여겨 본 윌리엄스 사장이 불렀다. 세일즈를 권유하기 위함이었다. 전부터 생각은 있었지만 ‘남자도 하기 힘든 세일즈를 내가?’라는 생각에 주저하는 내게 “한국 여성들은 능력도 있고 뛰어난데 왜 직장에서 남성들의 보조 역할만 하는 거요? 왜 한국 여성들은 처음부터 안 된다는 생각부터 하느냐?”며 의아해 했다.
사실 미국 본사나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NCH 지사에서 최고 세일즈맨은 여성들이었다. 윌리엄스 사장의 한마디에 고무된 나는 그 자리에서 승낙했고, 세일즈우먼이 되기 위한 맹훈련을 받았다. 하루 종일 모르는 업체를 8군데 이상 방문해 제품을 소개하고 실적을 올리는 일은 그때까지 했던 다른 어떤 일보다 강도 높은 업무였다.
한번은 방문한 업체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공장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어깨가 축 처져 돌아온 내 모습을 보고 미국 사장은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 주었다.
“세일즈는 물건을 팔러 가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에 새로운 지식을 주는 것입니다. 먼저 파는 제품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익혀 고객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해 보세요. 세일즈맨은 항상 빵빵하게 공기가 들어간 풍선처럼 자신감으로 가득 차야 합니다.”
군인 출신답게 매사에 정확한 것을 좋아하는 그를 두고 직원들은 ‘성격이 괴팍하다, 무섭다’고 했지만 키우고자 하는 직원에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 훌륭한 보스였다.
그의 지원을 받으며 나는 세일즈에 입문한지 첫 달에 1천만원의 실적을 올렸고 6개월 만에 세일즈계의 정상군에 진입했다. 또한 그 자신감을 발판삼아 세일즈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여성만을 뽑아 새로운 팀을 구성했다.
그러다 92년 초, 정부의 오존층 보호 규정에 따라 주요 판매품목이 수입규제로 묶이는 바람에 앞만 보고 달리는 일은 멈췄다.
그러나 스튜어디스 시절 결혼으로 직장을 그만둬야 했고, 프랑스계 회사에서도 면접에서 기혼자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힐책을 들어야 했던 내게, 그러기에 ‘여자라서 안 돼’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내게 세일즈의 경험은 자신감이란 선물로 돌아왔다.
직장에서 끊임없는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혹독한 세일즈 경험은 적극적으로 변화를 수용하게 해,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의 원동력이 되었다.
1992년 낯선 ‘고급인재추천서비스 비즈니스’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도 혹독한 세일즈 세계에서 쌓은 경험 때문이었다.
법과 제도가 바뀌어야 하고 남자들도 바뀌어야 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여성 스스로가 먼저 변해야 한다. 일찍이 사회적 편견에 맞서 도전했던 여성들, 변화를 두려워 않고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선구자적 여성들 덕분에 그나마 우리 여성의 지위가 여기까지 온 것이다.
여성들이여, 항상 스스로에게 각인시켜라. ‘여성이기에 안 된다’가 아니라 ‘여성이기에 더 잘할 수 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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