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동원 회사경영권 인수 시도

OB파 낀 모 제약사 채권단, 회사대표 납치 등 폭력

지역내일 2000-12-29 (수정 2000-12-29 오후 3:30:10)
부도난 제약회사 채권단이 조직폭력배를 동원, 회사의 경영권을 뺏으려고 회사 대표에게 폭력을 휘
둘러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지검 강력부(이준보 부장검사)는 28일 지난 8월 자금난에 몰려 부도가 난 ㅈ 제약의 일부 채권
단이 국내 3대 폭력조직의 하나인 OB파 조직원을 동원, 이 회사 경영권 탈취를 시도한 혐의를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본보 11월="" 27일,="" 12월="" 20일자="" 22면=""> 검찰은 이날 이 회사 채권단 대표 김 모(40)씨
가 폭력조직 OB파 부두목인 사실을 확인하고 김씨와 조직원 3명을 폭력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
아 검거에 나섰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9월 ㅈ 제약 대표 박 모(60)씨를 강남과 안양 등지 여관으로 끌고 다
니면서 “30억여원에 달하는 당좌수표를 변제하라”고 협박하는 등 수차례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에 대한 대가로 채권단으로부터 10억원 상당의 당좌수표를 받은 것으로 전해
졌다.
이들의 협박에 견디다 못한 박씨는 당시 채권단 대표인 김씨에게 경영권을 위임하고 공증까지 마
쳤다는 것. 이에따라 채권단은 ㅈ 제약 지분 84%와 경영권을 넘겨받아 2주 가량 회사를 직접 운영하
기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박씨 가족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이들은 불법감금 및 폭력행위 등 혐의로 조사를 받고 검찰로 넘겨
졌으나 박씨가 폭행당한 사실을 부인하는 바람에 무혐의 처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ㅈ 제약 관계자들로부터 이들의 폭행 사실 및 경영권 탈취시도와 관련한 진술을 상당수 확
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지난 10월 ㅈ 제약 사원들은 임시 사원총회를 열어 “채권단의 경영권 인수는 사원총회
결의없이 회사 대표가 감금된 상황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무효”를 선언하고 농성에 들어가기도 했
다.
한편 검찰은 김씨 등이 최근 서울 강남에 사금융회사인 ㄱ 캐피탈을 세워 채권매매 과정에서 상습
적으로 폭력을 휘둘러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를 잡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윤주식 기자 yjs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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