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도 신중해야

지역내일 2004-06-07 (수정 2004-06-07 오후 6:28:57)
이준원 경기도 파주시장이 한강 반포대교에서 투신 자살했다.
이 시장은 뇌물수수와 관련,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검찰이 실무 부서 책임자였던 파주읍장을 체포하고, 압수수색을 하자 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 것으로 주변에서는 보고있다.
지금까지 검찰조사를 받거나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회 유력인사는 지난해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을 시작으로 안상영 전 부산시장,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박태영 전 전남지사 등 모두 5명이다. 이 정도면 ‘유력인사 자살신드롬’이라고 부를만하다.
그런데 이들 인사의 자살에 대해 우리 언론이 어떤 보도태도를 취했는지 스스로 돌아볼 시점에 왔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언론이 자살을 너무 세세하고, 심지어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유력인사의 자살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언론이 관심을 갖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보도태도가 제2, 제3의 자살을 부추길 수 있고, 유족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 줄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
외국언론은 자살보도에 대해 몇 가지 준칙을 정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지키고 있다.
‘자살방법이나, 자살 상황을 자세히 보도하지 않는다’ ‘자살을 1면 등을 통해 중요하게 다루거나 선정적으로 보도하지 않는다’ ‘자살을 낭만적으로 다루거나 미화하지 않는다’등이 주된 내용인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자율적으로 지킨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살보도에 대한 준칙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도 시급히 자살보도에 대한 준칙을 마련해 가이드라인을 정해야 한다. 또 그전이라도 기자 스스로 절제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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