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폭세계가 변하고 있다(2)>정치권·검찰 비호세력 들먹이며 세확장

학연 지연따라 세력판도 변화 … 회사뺏기 선거동원 등 잡음

지역내일 2000-12-20 (수정 2000-12-20 오후 5:06:00)
칼을 휘두르거나 청부폭력에 개입, 금품을 뜯어온 조직폭력배들이 점점 수가 줄어드는 반면 대형 술
집과 사채시장 벤처회사 다단계 판매 등으로 진출하는 조폭 출신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이권개
입이나 청부 등으로는 조직운영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고 판단, 야쿠자나 마피아를 모방하고 있는 것
이다.
이들이 이렇게 합법적인 공간으로 진출하는데는 일부 정치권과 검찰의 비호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서울 모 지청 부장검사는 “우리사회에서 정치권과 조폭은 악어와
악어새”라며 유착관계가 근절되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일부 검찰은 단속실적이 필요하고, 일부 정치권은 선거때 동원할 정치깡패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공생관계를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권교체에 따라 세력판도가 달라지기도 하고,
학연 지연에 따른 친분관계가 크게 작용하기도 한다.
◇고리대금업 통해 회사 뺏기= 조폭들간에 내부 영역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면 일부 검찰과 공생관
계에 있는 조직이 상대 조직의 비리를 밀고해서 정리하는 수법이 동원된다. 최근 구속된 부산 칠성
파 두목 이강환(57)씨의 경우 지난해 서울에 한·중 합작회사를, 올 6월에는 무역업체를 만들어 활동
하며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서울에 이미 자리를 잡고 있던 기존 조직과 부딪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들어 강남 서초일대에 급증하는 유사금융회사들도 명동을 중심으로 사채업을 하던 조폭출신들
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검찰 간부나 정치권 실세의 이름을 들먹이며 영역을 넓히기도
한다. 강남 테헤란로 술집에서 만난 최 모(48)씨는 자신의 성공담을 늘어놓았다. 한때 00파에서 활동
하며 ‘큰집’을 자주 들락거렸다는 최씨는 “사채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이 됐다”며 그동안 고생(?)
한 무용담을 안주 삼아 털어놨다. 최씨는 “모 검사장을 형님처럼 모신다”고 자신의 배경을 과시했
다.
최근 자금난에 허덕이던 ㅈ제약이 조폭 출신에게 넘어갔다. 조폭세계에서는 이들이 모 검찰간부의
후광을 등에 업고 회사를 통째로 삼켰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사실의 진위여부를 떠나 이런 이야
기가 나돈다는 것 자체가 검찰간부의 처신에 문제가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급전을 썼다 사채업자에 시달려온 ㅈ제약 전 대표 박 모씨는 올 9월 15일 강남
과 안양 등의 여관으로 끌려다니며 4일동안 감금과 협박을 당했다. 가족의 신고로 사채업자들은 서초
경찰서 강력반에 체포돼 불법감금 및 폭력행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서울지검으로 넘겨졌다.
그러나 박씨를 제외한 사채업자들은 모두 무혐의로 풀려났다. 검찰조사과정에서 박씨와 사채업자들
이 불법감금과 폭행사실을 부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씨는 18억여원을 탈세한 혐의로 구속됐다. ㅈ제약 노조측은 경영권 위임이 강압상태에서 이
루어졌고, 합자회사는 무한책임 사원이 아니면 대표가 될 수 없다는 상법상의 규정을 들어 원천무효
라며 농성을 하기도 했다. 또한 노조측은 “박 대표의 탈세는 원료를 납품했던 사채업자 출신 현 대
표 김씨가 가짜 세금계산서를 요구해서 이루어진 것이었는데 검찰이 박 전 대표만 구속한 것은 납득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박 전 대표의 비리 내용을 현 대표 김씨가 검찰에 넘겨준 것으
로 안다”고 말했다.
◇선거때 정치깡패로 변신= 조폭들은 종교분쟁에 개입하거나, 선거를 통해 정치인들과 친분관계를
맺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조계사 분규때 폭력을 휘두른 조직폭력배 23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4·13총
선에 출마했던 모 의원은 “상대 후보가 선거때 00파, ㅅ파 등 조직폭력배 수백명을 유세장에 동원했
는데, 그 중에는 조계사 분규때 동원된 폭력배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명동 사채시장에서 활동하다 주식시장에 뛰어든 한 모(48)씨는 00파의 간부급이다. 한씨는 요즘 주식
시장에서 잘나가는‘작전’세력을 이끌고 있는 인물로 증권가에서 소문이 나있다.
한씨는 자금력을 동원해 정치권에 줄을 댔고, 이 정치인을 통해 검찰에도 후원세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끝>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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