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 예비 매형, 라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에 항의편지

지역내일 2004-05-19 (수정 2004-05-19 오후 2:36:47)
지난 15일 주한 미군에게 목을 찔려 부상당한 박흥식씨의 누나 남자친구가 주한미군에 항의 편지를 보냈다. 곧 박씨의 누나와 결혼할 예정인 김 모씨는 ‘친애하는- 소위 동맹국이라 불리는 US Army 의 장군님께’라는 제목으로 라포트 주한미군 사령관 앞으로 편지를 보내고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김씨는 미군 난동 사건이 있던 날 한국에서 장모되실 분의 전화를 받았다는 내용으로 편지를 시작했다. 김씨는 편지에서 “당신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들었다시피 당신들의 부하들의 잘난 행동으로 반미 감정이 다시 지펴졌다”며 “온세계가 미국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어 상황이 좋지 않을 듯 하다”고 적었다.
김씨는 군인이 칼로 사람 목을 찌르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 라포트 사령관에게 따져 물었다.
그는 “그 사람은(피의자 미군) 정말로 제 처남될 사람을 죽이려 했던”이라며 “어떤 생각으로 공공 장소에서 술을 마시는 사병에게 그 위험한 무기를 지니게 했냐”고 물었다. 그는 “내가 보기에는 위험한 ‘개’를 끈도 묶지 않은 상태로 방치해 사람을 물게 한 것과 다름없는 행동을 했다”며 라포트 사령관의 부하 관리를 야유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02년 여중생 장갑차 사건을 거론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씨는 “지난번에 장갑차로 두 여중생을 죽인 것으로 충분치가 않았나요”라며 “동맹국 시민을 공격하게 하는 것이 당신이 군대를 훈련시키는 방법이냐”고 비난을 보냈다.
그는 라포트 사령관에게 자식이 잘못한 것은 부모의 잘못이기도 하다며 엄격한 단속과 교육이 없다면 자식이 다시 잘못을 저지를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김씨는 편지 말미에서 박흥식씨 누나와 함께 미국의 모든 방송국에 이 사실을 알리고 난동을 부린 미군들이 어떻게 처벌될지 지켜보겠다고 적었다.
그는 “지금 전세계에서 미국의 신뢰가 얼마나 땅에 떨어졌는지 알고 있냐”며 “미국 시민권자인 약혼자(박흥식씨 누나)와 함께 미국 내에서 모든 방법을 모색해 이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좋은 열매는 절대로 썩어 빠진 뿌리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경구를 인용해 라포트 사령관의 공정한 판단을 요구하며 편지를 마쳤다.
한편 사건 다음날인 16일 박씨의 누나 진경씨도 미국에서 동생의 안부를 걱정하는 편지를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진경씨는 한국 정부와 네티즌에게 보낸 편지에서 “동생의 사고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다”면서도 “불의를 참지 못하다 사고를 당한 동생이 자랑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김남성 기자 kns1992@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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