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경찰 민간인 살인 취재 뒷얘기

지역내일 2004-03-31
30일 전북 김제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호형호제 하던 이웃 주민을 이른 아침에 찾아가 실탄 5발을 쏴서 숨지게 한 사건을 취재하던 기자들은 허탈한 한 숨을 내 쉬었다. 그렇게 친하던 동네 형님을 ''왜 쐈느냐''에 초점이 모아졌지만 경찰이 내놓은 답변은 "홧김에..." 였다.
도대체 화가 얼마나 났길래 실탄 3발을 포함, 5발의 총격을 가할 만큼 이성을 상실했는지. ''홧김에''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한다고 느낀 기자들의 한 숨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간단하다. 일단 술이 들어가면 ''가스''로 돌변하는 이 모 경찰관은 29일 밤 음식점에서 숨진 고씨와 대폿잔을 기울였다고 한다. 시비가 붙어 소란을 피우자 주민의 신고로 112가 출동하기도 했다고.
날이 밝자 교대시간보다 2시간 가량 빠른 06시50분에 근무지인 김제 금산면 금용초소에 출근한 이 경사는 전임 근무자를 들여보냈다. 그리고서는 7시에 권총을 챙겨들고 사복으로 갈아입고 인근 고씨의 비디오 가게를 찾았다.
고씨의 부인 이 모씨가 ''아직 남편이 자고 있으니 나중에 오라''는 말에 실랑이를 벌이다 총알 2발을 쐈고, 총소리에 놀란 남편 고씨가 뛰어 나왔다가 가슴과 겨드랑이에 2발을 맞고 쓰러졌다.
방안에는 고씨의 딸 3명이 있었으나 총소리에 놀라 인근 할아버지 집으로 도망가 목숨을 구했다.
범행 후 이 경사는 10분 거리인 금산사 주차장으로 도주, 김제경찰서 경무계장의 설득 전화를 받고 자수 의사를 밝혀 급파된 형사계 직원들에게 체포되면서 사건이 일단락 됐다.
단순한 말다툼만 갖고 권총을 쏴 대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만 이씨의 주변 환경을 더듬어 볼 수 밖에. 1999년 시험을 통해 경사로 승진한 이 경사. 올 2월까지 김제시 신풍파출소에서 근무하다 올해 승진시험을 보기 위해 근무가 편한 금용초소에 오게 됐다고.
민간인하고 말다툼을 벌여 112가 출동하는 불상사가 벌어졌으니 근무평가에서 낮게 반영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우려함이었던가.
또 하나는 이씨의 불안정한 가정생활. 이 경사는 결혼 후 생활비조로 월 35만원만을 집에 가져다 줬다고 한다 아들 2명에 살림을 꾸려야 할 부인으로서는 막막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어쨋든 부인은 카드를 만들어 쓰기 시작했고 지난해 8월까지 8000만원의 카드빚을 안고 있었다. 임대아파트와 동생에게 돈을 빌려 이 빚을 갚은 이 경사는 부인과 이혼했다. 아이들은 금산면 본가에서 어머니가 키우고 있다고 한다.
이런 연유에선가. 이 경사는 일단 술이 들어가면 ''막가파''가 된다는데 함께 근무한 적 있는 경찰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런 사정이 이 경사의 권총 난사건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이씨의 ''홧김 총질''로 부임한지 1주일도 안된 김제경찰서 김정섭 서장은 직위해제 됐고 생활안전 박훈기 과장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부모가 경찰관의 총에 맞에 쓰러지는 장면을 목격한 숨진 고씨의 딸들에게 경찰관은 ''화나면 총질하는 무서운 사람''으로 기억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김제 이명환 기자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