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150만명이 참여한 거대한 민주주의 교육장
부제)가족 전체가 민주주의를 이슈로 공동체의식 느껴
3월 27일 마지막 촛불집회. 지난 20일 집회에 비해 참가자는 많이 줄었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활기찼다.
아스팔트 여기저기 가족끼리 자리를 깔고 모여 앉아 김밥을 먹거나, 기념촬영을 했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풍선을 사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젊은 부부는 나란히 유모차를 끌고 나왔다. 이들은 집회에 참석한다기보다 소풍을 나왔다고 봐야 했다.
◆가족, 축제, 놀이= “어른들끼리만 하는 행사가 아니죠. 아이들과 함께 가족 전체를 위한 민주주의 축제죠. 애들 아빠는 조금 있다가 올 거예요. 월드컵 때도 우리는 이렇게 가족 모두 함께 했어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김은정(여·39)씨는 연신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촛불집회에 아이들과 함께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대학 84학번이라는 김씨는 집회 진행자의 유도에 따라 아이들과 함께 ‘탄핵반대’카드를 흔들거나 노래를 불렀다.
김씨 가족처럼 집회참가자 중 상당수가 가족단위를 참가했다. 그들은 촛불집회를 가족나들이처럼 여기고 가족행사로 생각했다. 주최측도 가족 단위 참가자들을 위해 집회를 토요일 오후로 잡았다.
집회 분위기는 과거 집회처럼 비장함이나 전투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도 경찰에 대해 위협을 느끼거나 적의를 갖고 있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축제로 이해하고 있었다.
두 아이와 함께 나온 박일문(남·39)씨는 “군사정권 때에는 시위가 과격해질 수밖에 없었지만 월드컵을 지나면서 부드러워진 것 같다”며 “돌 던질 사람도 없고, 경찰에 항의할 일도 없어 집회가 무섭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주의’그리고 역사= 촛불집회는 수만명이 참가한 거대한 민주주의 교육장이었다. 참가자들은 ‘민주주의’를 주제로 토론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민주주의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두 아이와 아내, 모친 등 가족 5명이 모두 참석한 윤정원(35·군무원)씨는 “아이들이 지금은 어리지만 기억 속에 지금 경험이 어렴풋하게라도 남을 것”이라며 “아이들이 자라 지금 이 상황을 물으면 아버지와 네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고 이야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와 함께 참여한 김태훈(남·13)군은 “책을 사러 나왔다가 엄마가 대통령 탄핵에 대해 설명해주며 집회에 참여하자고 해 동의했다”고 말했다.
부모와 함께 3번째 촛불집회에 참여한다는 김한결(남·12)군은 ‘민주주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민주주의란 정치인들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촛불집회의 이런 모습에 대해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는 “80년대 민주화세대는 자신들이 87년 6월 항쟁을 통해 쟁취한 민주주의가 탄핵사태에 의해 마지노선이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해 가족을 동반하고 다시 거리로 나오는 것”이라며 “이들에겐 자신들이 80년대에 느꼈던 감동을 가족들도 함께 공감하고 싶은 욕구, 다음 세대에도 이것을 전하겠다는 전승욕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부인과 자녀가 민주주의를 이슈로 대화하면서 가족 전체가 민주적 공동체 의식을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일문(가명·42)
정치인들이 국민의 의사를 무시했다. 아이들도 이런 지금 이 분위기를 느껴야 한다. 몸으로 체득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사회의 주역이 되면 나쁜 것은 나쁘다고 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민주주의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 세대에서는 다른 내용을 표현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나라가 발전하는데 긍정적인 것일 것이다.
김은정(번역가·39)
탄핵은 민주주의의 파괴요 폭거다. 아이들에게 민주주의가 뭔지 가르쳐야 한다. 생활 속에서 느끼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가족문화다. 어른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 월드컵 때에도 참여했다. 집회문화도 바뀌었다. 특히 지난 월드컵 이후로 바뀐 것 같다. 놀이문화로 정착했다.
최현덕(39)·이현주(39) 부부
10살 새봄이와 5살 서영이를 데리고 집회에 나왔다. 오늘이 결혼 10주년 기념일인데 뜻깊게 보내기 위해 왔다. 요즘 초등학생들도 탄핵에 관심이 많다. 바르게 생각하고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최새봄(10) 아빠 엄마와 함께 탄핵반대 촛불시위에 나오니까 좋다. 가족들 모두 집회 나가는 것 찬성했다. 학교에서 선생님으로부터 탄핵반대 촛불집회 얘기를 들었다. 탄핵반대 노래도 할 줄 안다.
손정기(42)·손숙이(38) 부부
이번 탄핵반대 촛불시위에 아이들을 데려와 민주주의의 산교육을 체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정치적 의사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지금은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나중에 크면 도움이 될 것이다.
딸 손태인 ; 처음에는 나오기 싫다고 했는데 나와보니 좋다.
아들 손석인 : 사람들 많아 신기하다. 어떤 일을 이루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 같다.
손숙이씨 :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다. 우리 세대는 정치에 무관심한데 아이들 세대에는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자기 의사를 잘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온 이재윤(41)씨
아들 주형(14)·형석(11)을 데리고 왔다. 탄핵을 반대하고 아이들에게 민주주의 교육을 시켜주기 위해 데리고 나왔다. 오늘 그동안 나오지 않았다가 마지막이라고 해서 나왔다. 아이들에게 촛불시위 의미를 말해줬다. 비록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나중에 역사의 현장에 갔다는 자부심으로 느낄 것이다.
주형 : 나오니까 좋다. 탄핵이 잘 못돼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형석 : 탄핵무효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나와보니 재밌다.
부제)가족 전체가 민주주의를 이슈로 공동체의식 느껴
3월 27일 마지막 촛불집회. 지난 20일 집회에 비해 참가자는 많이 줄었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활기찼다.
아스팔트 여기저기 가족끼리 자리를 깔고 모여 앉아 김밥을 먹거나, 기념촬영을 했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풍선을 사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젊은 부부는 나란히 유모차를 끌고 나왔다. 이들은 집회에 참석한다기보다 소풍을 나왔다고 봐야 했다.
◆가족, 축제, 놀이= “어른들끼리만 하는 행사가 아니죠. 아이들과 함께 가족 전체를 위한 민주주의 축제죠. 애들 아빠는 조금 있다가 올 거예요. 월드컵 때도 우리는 이렇게 가족 모두 함께 했어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김은정(여·39)씨는 연신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촛불집회에 아이들과 함께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대학 84학번이라는 김씨는 집회 진행자의 유도에 따라 아이들과 함께 ‘탄핵반대’카드를 흔들거나 노래를 불렀다.
김씨 가족처럼 집회참가자 중 상당수가 가족단위를 참가했다. 그들은 촛불집회를 가족나들이처럼 여기고 가족행사로 생각했다. 주최측도 가족 단위 참가자들을 위해 집회를 토요일 오후로 잡았다.
집회 분위기는 과거 집회처럼 비장함이나 전투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도 경찰에 대해 위협을 느끼거나 적의를 갖고 있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축제로 이해하고 있었다.
두 아이와 함께 나온 박일문(남·39)씨는 “군사정권 때에는 시위가 과격해질 수밖에 없었지만 월드컵을 지나면서 부드러워진 것 같다”며 “돌 던질 사람도 없고, 경찰에 항의할 일도 없어 집회가 무섭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주의’그리고 역사= 촛불집회는 수만명이 참가한 거대한 민주주의 교육장이었다. 참가자들은 ‘민주주의’를 주제로 토론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민주주의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두 아이와 아내, 모친 등 가족 5명이 모두 참석한 윤정원(35·군무원)씨는 “아이들이 지금은 어리지만 기억 속에 지금 경험이 어렴풋하게라도 남을 것”이라며 “아이들이 자라 지금 이 상황을 물으면 아버지와 네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고 이야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와 함께 참여한 김태훈(남·13)군은 “책을 사러 나왔다가 엄마가 대통령 탄핵에 대해 설명해주며 집회에 참여하자고 해 동의했다”고 말했다.
부모와 함께 3번째 촛불집회에 참여한다는 김한결(남·12)군은 ‘민주주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민주주의란 정치인들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촛불집회의 이런 모습에 대해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는 “80년대 민주화세대는 자신들이 87년 6월 항쟁을 통해 쟁취한 민주주의가 탄핵사태에 의해 마지노선이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해 가족을 동반하고 다시 거리로 나오는 것”이라며 “이들에겐 자신들이 80년대에 느꼈던 감동을 가족들도 함께 공감하고 싶은 욕구, 다음 세대에도 이것을 전하겠다는 전승욕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부인과 자녀가 민주주의를 이슈로 대화하면서 가족 전체가 민주적 공동체 의식을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일문(가명·42)
정치인들이 국민의 의사를 무시했다. 아이들도 이런 지금 이 분위기를 느껴야 한다. 몸으로 체득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사회의 주역이 되면 나쁜 것은 나쁘다고 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민주주의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 세대에서는 다른 내용을 표현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나라가 발전하는데 긍정적인 것일 것이다.
김은정(번역가·39)
탄핵은 민주주의의 파괴요 폭거다. 아이들에게 민주주의가 뭔지 가르쳐야 한다. 생활 속에서 느끼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가족문화다. 어른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 월드컵 때에도 참여했다. 집회문화도 바뀌었다. 특히 지난 월드컵 이후로 바뀐 것 같다. 놀이문화로 정착했다.
최현덕(39)·이현주(39) 부부
10살 새봄이와 5살 서영이를 데리고 집회에 나왔다. 오늘이 결혼 10주년 기념일인데 뜻깊게 보내기 위해 왔다. 요즘 초등학생들도 탄핵에 관심이 많다. 바르게 생각하고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최새봄(10) 아빠 엄마와 함께 탄핵반대 촛불시위에 나오니까 좋다. 가족들 모두 집회 나가는 것 찬성했다. 학교에서 선생님으로부터 탄핵반대 촛불집회 얘기를 들었다. 탄핵반대 노래도 할 줄 안다.
손정기(42)·손숙이(38) 부부
이번 탄핵반대 촛불시위에 아이들을 데려와 민주주의의 산교육을 체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정치적 의사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지금은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나중에 크면 도움이 될 것이다.
딸 손태인 ; 처음에는 나오기 싫다고 했는데 나와보니 좋다.
아들 손석인 : 사람들 많아 신기하다. 어떤 일을 이루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 같다.
손숙이씨 :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다. 우리 세대는 정치에 무관심한데 아이들 세대에는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자기 의사를 잘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온 이재윤(41)씨
아들 주형(14)·형석(11)을 데리고 왔다. 탄핵을 반대하고 아이들에게 민주주의 교육을 시켜주기 위해 데리고 나왔다. 오늘 그동안 나오지 않았다가 마지막이라고 해서 나왔다. 아이들에게 촛불시위 의미를 말해줬다. 비록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나중에 역사의 현장에 갔다는 자부심으로 느낄 것이다.
주형 : 나오니까 좋다. 탄핵이 잘 못돼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형석 : 탄핵무효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나와보니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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